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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킬 노선에 대한 뻘글앱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1.01.25 12:57:58
조회 4362 추천 171 댓글 20

전캐 찍고 훈킬 고정으로 돌았는데 난 훈킬이 시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들이랑 무대랑 객석의 경계를 깨버리는 순간들을 굉장히 좋아했거든 한번쯤 후기를 자세하게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쓰지 못하고 이 부분들을 중심으로 한 훈킬 노선 이야기만 해보고 싶어서
삼아킬이 정말 다 다른 시간이 바탕이 되는데 그냥 개인적인 느낌으로 양킬은 아킬레스의 현재를 계속적으로 살아 내는 느낌 그러니까 아킬레스의 인생을 쭉 보여주는 느낌이었고 샤킬은 조금 더 회고적인 느낌이 강했어서 내가 그때 그랬지 우리 가족은 그때 그랬지 하는 느낌을 굉장히 많이 받았거든

근데 훈킬은 이부분이 되게 특이한게 시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들어 기본적인 스탠스랑 시점은 조사관 앞에서 서술하는 입장인데 그 과거의 서술로 들어가면 훅 그 시절로 돌아가서 그 시절을 보여주는 느낌이야 그러다 보니까 극 안에서도 당시의 모습이랑 서술자적 모습이 막 혼합되어서 보여지는데 그게 가장 잘 보여지는 장면이 데이다의 방이었던 것 같아
진짜 시간을 자유자재로 왔다갔다 했는데 대사로 보면 아래 같은데(기억속 대사기때문에 틀리거나 빠졌을수 있음)

오케이! 난 열세살이었어~정말 아름답고 괴상하고 요란했어(현재 아킬)
어떻게?~장미덤불 뒤에!(과거 아킬)
한번은 데이다가 잠들어버리는 바람에~ 별빛이 너무 날카로워 피가났어(현재 아킬)
이것봐(과거아킬)
데이다의 집에서 칠일밤을 보냈어~ 이상하고 아름다운 옷들을 입고 놀았어(현재아킬)
네가 언젠가 내 옷을 입고 노래하면 좋겠어 그래!(과거아킬)
보라색, 보라색(현재 아킬)
보라색(과거아킬)

여기까지만 썼는데, 관객을 향해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현재의 아킬이 되어 서술하다가 데이다와의 대화는 완벽하게 13살로 돌아갔는데 이런 디테일을 정말 좋아했어
이 디테일이 점점 강해져서 나중에는 콘서바토리 삼총사의 에피소드에서도 한참 후 미래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애드립을 넣기도 하고(지금까지도 못해! 같은)

이렇게 시간선을 넘어가면서 서술자이자 과거 사건의 주인공으로 극을  끌어가다보니까 또 재미 있는 점이 무대랑 객석의 경계를 완전히 깨버리는 지점들이었던 것 같아
훈킬은 아예 처음 등장 해서 내가 정확히 누구죠? 하는 대사를 단어 하나 하나 내뱉을 때 마다 왼블 관객들 눈을 하나 하나 맞추면서 시작하거든

아킬레스 넘버가 끝나고 앉아서 엄마 이야기를 할때도
"아프다고 다 영원에 집착하지는 않잖아?" 라는 대사를 꼭 A열 관객에게 손짓을 하면서 시작하는데 그게 점점 극이 진행 될 수록 확장 되서 계속 관객들을 극 안의 주체로 참여시켜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관객들은 처음엔 조사관 저술가로 앉아 있다가 파라다이스 카지노에서는 아버지를 폭행하는 걸 보고 웃던 다른 사람들이 되기도 하고 어린 아킬이 하이네씨에게 맞고 길바닥에 널부러질때 바라보기만 하던 사람이 되기도 하고 콘서바토리의 희망 없는 학생, 일리아스 클럽에 앉아 있던 흐린 눈을 한 사람들, 그의 첫 무대를 보고 열광하던 아킬레스의 첫번째 관객, 캔디숍의 폭행을 침묵하던 사람들이 되기도 해

훈킬의 노선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결국 "혁명가" 라고 생각하거든. 배우 본인도 막공 컷콜에서 혁명은 끝났지만 어디선가 자유와 평화를 위해 노래 부르고 있을거라고 이야기 했을 정도니까
근데 그 훈킬의 혁명가 노선이 완성 될 수 있었던 건 관객들을 저렇게 극 안에 개입 시키는걸 성공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관객들은 침묵했고, 침묵해야 했고 모르는 척 해야 했었던 사람들. 적극적으로 폭력에 가담하지는 않았을지언정, 폭력을 침묵하고 외면하고 모르는 척 했던 사람들이니까
그래서 아킬레스의 자기 반성과 외침에 결국 동감하고 마지막에 떨치고 일어서라 마침내 일어서라에 같이 일어나 그 혁명에 참여하는 동지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 같아

훈킬의 컷콜은 항상 고정 되어 있었는데(거의 총첫부터)
"오늘도 어김없이 이곳 동숭동 드림아트센터 2층 폐허 베를린에 찾아 와 주신 나의 동지 여러분 환영하고 사랑합니다." (뒤에 뭐 빌콤메나 축복합니다 이런 말을 넣기도 했음)로 시작해서 큐사인 "에스 레베 디 프라이하이트" 로 끝나
항상 관객들을 동지로 칭하는 것들이 결국 훈킬의 혁명가적 노선의 대변이기도 하고, 관객들을 무대 위로 올려보내는 그 노선 때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많이 해봤고, 에스레베디 프라이하이트라는 큐사인 또한 "혁명가"의 노선을 훨씬 강화 시키는 느낌이였어

그냥 혼자만의 하던 생각이라 주저리 주저리가 길고 말도 정리가 안된 것 같은데 그냥 이런 생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정도로 그냥 가볍게 읽어 주면 좋겠어.
난 콘서바토리 7월 입학 허가증을 들고 폐허에서 기다린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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