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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ㄱㄱ) 쓸 종일반 후기(스포, 긴글 주의)

ㅇㅇ(49.142) 2021.04.11 02:28:55
조회 686 추천 39 댓글 8


이번 시즌 처음으로 쓸 종일반 했는데 여러가지 의미로 재밌더라ㅋㅋㅋ

낮밤 모두 페어 노선으로도 흥미롭고 재밌었고, 또 낮밤 모두 참사가 있어서 공연 외적으로도 웃겼어ㅋㅋㅋㅋ(사실 밤공참사는 안 웃김)




1. 낮공 주순석준

전캐는 이미 찍었지만 낮공 페어는 자첫이라 어떤 넷촤일까 하고 나름의 기준을 세워서 봤어.

석준촤와 주순넷은 뭐가 결핍되어 있어서 서로와 어울렸던 걸까. 하고.

그 결과 석준촤는 '인정'이, 주순넷은 '공감능력'이 결핍되어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자첫때부터 느꼈던 건데 석준촤가 슈페리어한 맛이 덜해서 그런가, 가족들, 특히 아버지한테 인정을 잘 받지 못했을거 같았어.

그러다 주순넷을 만나서 인정을 받은거야. 너 슈페리어하다고. 슈페리어한 넷이 그렇다고 해주니 어 나 슈페리어한가? 하고 만족했는데 

다른 사람의 인정도 고파졌던 거지.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려고 주순넷을 떠났을지도 몰라.

그러다 니체의 초인론을 접하면서 난 우월한 사람이래! 하고 또 인정을 받았지.

그러고 나니 내가 뛰어난 초인이라는 걸 드러내고 싶어졌어. 그래서 주순넷에게 돌아왔고 같이 범죄를 계획하지.

또 방화-강도-유괴 및 살인으로 커지는 범죄 행위 내에서 끊임없이 자신이 뛰어나다는 걸 드러내고자 하는 욕망이 느껴졌어.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서, 몸만 큰 어린애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


그리고 주순넷은 또라이미가 강했어. 이게... 보다가 느낀건데, 주순넷의 진짜 모습은 심의관들 앞에서의 모습일 것 같더라.

죽은 아이에게 동정, 죄책감 같은건 하나도 없고 석준촤가 죽기 싫다고 몸부림 칠때 그 모습 빤히 보면서 헤죽 웃는거 보면서 떠오른게

딱, 공감능력이 많이 결여된 사이코패스였어. 남들이 뭐라고 하든 관심없고 내가 하려는 일에만 집중하고 그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습이 그래보였어.

석준촤는 죽기 싫다면서 우는데 거기다 대고 웃는게... 네가 무섭다고 하든말든 난 널 가졌으니 됐다는 것 같았거든.


그럼 이 둘은 왜 서로 어울리게 됐을까? 답은 간단하게도 '둘이 수준이 맞아서'야.

내가 하는 일 하나하나 다 드러내고 인정 받으려는 몸만 큰 어린애 석준촤나 남들 감정은 알 바 아니라는 덜 자란 태도의 주순넷이나.

이유와 형태는 다르지만 둘이 수준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둘이 서로 만나서 어울렸겠구나 싶더라고. 


이 페어를 다 보고 나니, 어린애가 잠자리 날개 떼내는 장난을 치는 게 생각났어.

잠자리가 파들대며 괴로워하든 말든 신경 안쓰고 웃으며 날개를 떼내는 주순넷과 그런 주순넷에게 잡힌 석준촤.

그래서 파쓸에서의 자멍새 드립이 그렇게 세상 성의없고 심지어 석준촤가 고개를 삐딱하게 하고 노려봤던 거겠지ㅋㅋㅋ



노선 외적으로는 석준촤의 그 유명한 음소거 ㅆㅂ이 재밌었다고 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얘 진짜 입모양으로 표정으로 대사로 쉴새없이 시발시발 거리네ㅋㅋㅋㅋ

그리고 쇠막대기 떨어지는 참사를 그렇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거 보고 솔직히 굉장히 감명깊었어 쇠막대기 떨어진거 보자마자 나는 동공지진 났는데

그걸 주워들어선 다시 몇 번 휘두르고 그걸로 아무렇지 않게 주순넷한테 이리 오라고 하기도 하고.

그리고 계약서에서 주순넷이 아아아! 하니까 놀리듯이 아아아~ 따라한 것도 귀여운데 좀 얄미웠어ㅋㅋㅋㅋ


그리고 ㅇㅅㅌㅁㅇ인데 낮공은 오블에서 봤거든 피아노 위치를 그따위로 해놔서 엔딩 장면이 안 보이겠구나... 포기하고 있었는데

피아노 위로 두사람의 머리가 동동 떠서 의도치않게 엔딩을 볼 수 있다는 게 개인적으로 뻘하게 웃겼어ㅋㅋㅋ

주순석준 둘 다 키가 큰편이라 그게 가능하구나... 하고ㅋㅋㅋ




2. 밤공 나라햄

나라햄을 페어 첫공부터 쭉 챙기고 있는데 오늘 밤공을 보기 전까지의 세 번 동안 다 다른 느낌의 페어였던 것 같아서...

오늘 밤공은 어떤 느낌의 페어를 보여줄까? 하고 기대하고 들어갔어.


와근데 이거 뭐야.

나라햄의 초반 느낌부터 이틀 연속 바지참사까지 고루고루 레전이네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나라햄은 오늘 밤공 초반엔 분명히 연인이었어.

나라촤가 자기 발치에 앉는 햄넷을 쭉 지켜보다가 픽 웃는거나, 어제부터 갑자기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하더니 기어코 계약서때 슥 쓰다듬어 보던거나

햄넷이 낫씽때 손깍지 끼고 나라촤 목을 감싸안은거나. 작년부터 햄넷 보면서 이렇게 순정일 수도 있구나... 를 처음 절절히 느꼈어ㅋㅋㅋㅋㅋㅋ


낮공과 비슷한 관점에서 보자면, 나라촤와 햄넷의 결핍은 아이러니하게도 둘이야.

사실 둘은 결핍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었어. 나라촤에겐 가족의 불화가 그렇게 큰 상처가 아닌 거 같아.

사회적 체면만을 신경쓸 아버지에 대해 얘기할땐 가벼운 경멸조였고, 동생은 그저 진절머리 나는 새끼야. 윤촤처럼 적대감을 드러내진 않아.

그리고 사람을 적당히 잡아끄는 카리스마도 있고, 햄넷한테 하는거 보면 자신에게 호감을 품은 상대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꼬시는지도 알고 있어.


그건 햄넷도 마찬가지야. 햄넷은 공인된 '아버지의 작고 귀중한 아들'이야.

그만큼 부모와의 사이가 나쁘지 않음을 알 수 있고 모두가 알다시피 햄넷도 슈페리어한 인간이지.


이렇게 얼핏 보면 딱히 부족할 것도 없는 인간들인데 왜 굳이 만나서 어울렸을까?

일단 나라촤는 햄넷을 떠나 타인과 만나도 햄넷만큼의 뭔가를 느끼지 못했을 거 같았어. 더군다나 햄넷만큼 자신을 뒤따라 다니는 사람도 없었을 거 같았고.

그래서 여러 사람을 만나봤어도 햄넷만큼 자신을 만족시키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돌아간 게 아닐까.

그리고 햄넷도, 자신에겐 없는 무언가를 나라촤에게서 발견했기 때문에 나라촤를 따라다닌 것 같았어.

다른 사람, 심지어 햄넷에게도 없고 나라촤에게는 있는, 햄넷을 휘어잡는 무언가.


둘 다 서로가 자신에게 필요하다는 걸 알고 다시 어울린거 같았지. 그래서 촤가 리드하고, 넷이 뒤따르는 구도의 팀이 연출된 걸 거야.

촤는 넷이 뒷받침해주니 펄펄 날고 넷은 그런 촤에게 홀려서 따라다니는 지랄염병 콤비는 그렇게 탄생하지 않았을깤ㅋㅋㅋㅋ




그리고 햄넷의 순정노선에 대해서 좀 더 얘기할까 해.

오늘 공원씬-킵유딜-라이플에서의 햄넷이 참 기억에 남더라. 햄넷은 안경을 돌려받잖아. 그래서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건데

나라촤는 그걸 모르니 불같이 화를 내면서 경찰서에 갈 거냐고 발길질이나 하고 말야. 근데 그때 햄넷 정말 충격 받은 표정이더라.

그래서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소리치는데 설움이 확 느껴졌어.

널 위해, 우릴 위해 내가 조사도 받고 네가 빠져나가려 하는걸 알면서도 내가 혐의를 대신 뒤집어 썼는데,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래. 이렇게 말할 것 같았어.

그래서 가만 안둬, 하고 경찰에게 자수한 느낌이었는데 킵유딜에서 나라촤가 무너져서 울며 매달리니까

순간 그게 보기 힘들다는 표정을 짓더라. 나라촤가 무너지는 걸 보기 힘들어해서 빨리 용서해준 것 같았어.

그리고 같이 죽을 생각으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프레이드에서 나라촤가 죽기 싫어엌!!!!! 외치니까

햄넷은 철골 구조물 뒤에서 그걸 보고 있다가 뭔가 할말이 있다는듯 앞으로 살짝 나오더라.


그때 문득, 아 저기서 배심원들에게 돈을 써서 죽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게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예나 지금이나 돈이 많으면 법률싸움에서 유리하잖아? 나라촤가 죽기 싫다고 하니까 그래 그럼 우리 죽지는 말자, 하고 경로를 변경한 느낌.

라이플에서도, 나라촤가 퇴장하려고 하니까 햄넷이 뒤따라 오다가 무대턱에 걸려서 멈춰서던데 그게 뭐라고 그렇게 크게 와닿았지.

늘 그를 뒤따른것처럼 그 순간에도, 별다른 잔머리 없이 그저 순수하게 나라촤를 뒤따르려고 한 것 같은 기분이었어.




하... 노선 외적으로는 진짜 할말하않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 초반에 완전히 색다른 느낌의 나라햄을 보며 분 단위로 느낌표를 띄우고 있는데

슈페리어에서 살색파티가 벌어져서 아찔했는데... 난 사실 내앵경 끝나고 생각중이죠 하기 전에 잠깐 퇴장하니까 그때 갈아입을 줄 알았어

근데 안 갈아입었잖아??ㅋㅋㅋㅋ 애써 끌어모았던 내 집중력은 거기서 또 파사삭 해버렸네...


근데 어제 한번 터져봤다고 나라촤나 햄넷이나 멘붕도 없이 연기랑 넘버 소화하는걸 보는데 참사는 어쨌든 웃기면서도(사실 안 웃겨 ㅅㅂ)

새삼 대단하다 싶더라고.... 


나라햄의 컷콜 장면은 간단하면서도 계속 기억에 남는 그런 장면인데, 서로 고개를 맞댄채 웃는것도 예뻤지만

오늘은 햄넷이 성냥갑을 내밀고 나라촤가 그걸 톡톡 두들기던데, 파쓸이랑 이어지는 것 같았어.

파쓸에서 나라촤가 슬며시 웃으면서 '자기야' 부르잖아. 그럼 햄넷이 무기력하게 망원경 들고 있다가 울멍울멍해져선 망원경을 내리고 나라촤를 보는데

나라촤가 그런 햄넷을 보더니 소리내서 푸스스 웃는거야. 그래서 헐 저게 뭐람 하고 보는데 컷콜 장면이 그래 버리니까...

묘하게 나라촤가 햄넷의 배신을 용서하고 둘이 좋았던 어느 순간으로 돌아간 것 같더라. 기분이 참 묘했어.




쓰다보니 날짜 지나버렸네... 근데 어제라고 하기엔 내가 아직 종일반의 여파에서 못 헤어나와서 그냥 오늘이라고 했어ㅋㅋㅋㅋ

주순석준은 주순석준대로, 나라햄은 나라햄대로 재밌었어 정말ㅠㅠㅠ 낮밤 모두 참사가 터져서 웃는게 웃는게 아니게 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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