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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만차 후기...잘 짜여진 극중극의 묘미(스포있음)

ㅇㅇ(14.47) 2021.04.16 01:54:12
조회 2162 추천 116 댓글 24

사실 극중극의 형태를 좋아하지는 않음.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극중극인 경우는 하나도 잘 만들기 힘든걸 2개를 만들어야 되고, 그 2개가 매끄럽게 연결되어야하는데 이것이 어려운 일이라 대부분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임. 그런데 이 극은 이런 어려움을 잘 극복한 극임.



1. 캐릭터 설정


1) 세르반테스

세르반테스는 지하감옥에 갇혀 종교 재판을 기다리는 신세임. 이미 감옥에 갇혀있던 죄수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함. 즉 이 시점에서 세르반테스는 "아주 암울한 미래를 가짐과 동시에 아주 불안한 현재의 입지"를 지님. 이 상황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론을 제안함. 자신이 준비한 부분의 결말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죄수들을 위해 즉흥으로 뒷부분의 내용을 추가함(포인트 1).


2) 알론조

세르반테스가 만들어 낸 극의 등장 인물임. 세상 인간들의 천인공노할 작태에 분노하게되어 제정신을 놓게 됨. 그렇게됨으로써 세상 사람들에게 미친 사람으로 취급되고, "교정되어야 할 대상"으로 취급됨. 알론조는 "현실의 세르반테스"를 보여주는 인물임.


3) 돈키호테

알론조가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변신하는 인물임.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슬픔 견딜 수 없다해도 오직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따를 뿐...돈키호테도 본질은 알론조이기에 세상 사람들에게 미친 사람으로 취급되고, 교정되어야 할 대상으로 취급되는 것도 동일함. 돈키호테는 현실의 수많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추구하고자하는 "이상의 세르반테스"를 보여주는 인물임.


4) 알돈자

세르반테스가 만들어 낸 극의 등장 인물임. 더러운 세상에서 더러운 현실을 견디며 더럽게 힘들게 살아가는 인물임. 극의 시작 시점에서의 알돈자는 "아주 암울한 미래를 가짐과 동시에 아주 불안한 현재의 입지"를 지님. 극의 시작 시점에서의 알돈자는 "현실의 세르반테스"를 보여주는 인물임. 알론조와 유사한 특성을 가짐.


극의 마무리 시점에서 알돈자는 돈키호테에 동화됨. 돈키호테의 죽음으로 둘시네아로 변신함. 극의 마무리 시점에서 알돈자는 "이상의 세르반테스"를 보여주는 인물임. 돈키호테와 유사한 특성을 가짐.



2. 왜 돈키호테는 죽어야 하는가?


상기 캐릭터 설정을 살펴보면 현실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이상을 추구하고 산다면, 그 이상을 자신이 이루지 못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전달이 될 것이고 언젠가는 그 이상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임. 그렇기에 돈키호테는 죽을 수 밖에 없음.


처음 거울의 기사에게 돈키호테가 당하는 것으로 세르반테스의 작품은 끝이 났음. 세르반테스 입장에서 이상을 가로막는 현실을 자신이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임.


지하동굴에 갇혀있으면서 다른 죄수를 끌어내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세르반테스는 두려움에 떨었음. 아마 자신이 살아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그렇기에 이상을 가진 채로 죽는 돈키호테가 될 수 밖에 없었음. 세르반테스가 만든 극에서 돈키호테에 호응한 알돈자가 있었다면 세르반테스가 있는 지하감옥에서 세르반테스에 호응한 죄수들이 있었음. 이랬기 때문에 아마 세르반테스는 죽음을 각오했더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함.



3. 거울의 기사


거울은 사람의 외관을 비추어 줌. 외관이라 함은 "타인이 인식하는 나의 모습"임. 다른 사람의 내면을 인식하는 것은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임. 그냥 쳐다만 본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외관밖에 없음. 타인이 인식하는 돈키호테는 미친 사람이자 교정되어야 할 대상임. 타인이 바라보는 현실의 세르반테스는 "신성모독을 저지른 죄인"으로 미친 사람이자 교정되어야 할 대상임. 세르반테스가 그 현실 때문에 지하감옥에 갇혔듯이, 돈키호테는 거울의 기사에게 쓰러질 수 밖에 없음.



4. 체스


체스의 말은 체스의 Rule대로만 움직일 수 있음. Rule이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족쇄임. 알론조를 미친 사람 취급하는 사람들이 체스의 말이 되어 움직이는데, 그 행위에 전혀 저항하지 않음. 즉 이 사람들에게는 세상이 정한 Rule대로 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미친 사람이 됨. 이 사람들은 "현실의 세르반테스를 미친 사람 취급하는 보통의 사람들"을 상징함.



현실의 세르반테스가 처한 상황, 추구하는 이상이 극중극에 잘 녹여들여져 있음. 구조적으로 잘 짜여져있는 극이고 이상과 꿈, 희망을 전달하고 있음. 이룰 수 없다고, 이길 수 없다고, 견딜 수 없다고 현실의 족쇄에만 갇혀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비굴하지 않을까...



(포인트 1) 


죄수들이 새르반테스가 준비한 결말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은 그 결말대로라면 자신들의 미래도 암울할 뿐이기 때문임. 이상을 추구하다가 처절하게 패배한 돈키호테와 비참하게 유린당한 알돈자와 같은 처지가 되고 싶지는 않았을 것임.


결말 부분이 이 극에서 가장 개연성이 떨어지고 갑분 전개가 되는데, 이것은 세르반테스가 새로 즉흥으로 추가했기 때문임. 곧 재판에 불려가야하기 때문에 극을 오래 끌 수가 없어 내용 추가가 부실하고, 즉흥으로 만들어냈기에 개연성이 떨어짐. 이러한 점도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이상을 추구하기 어려움"을 보여주는 장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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