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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ㄴㅎㄱㄱ 0623낮 와일드 그레이 자첫 후기 (ㅅㅍ)앱에서 작성

ㅇㅇ(59.15) 2021.06.24 03:39:03
조회 974 추천 32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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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혜공 보고 궁금해져서 자첫을 해보려고 마티네를 가는 길이었어
사실 예매창에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날아오를거 각오하고 가는 길이었는데 나눔을 받게 됐어!
덕분에 신나게 자첫하러 가는데 아니 이게 왠걸... 게다 자리도 너무 좋은거야.....
처음 앉아 보는 중앙앞이었어. 천사바발 진짜로 너무너무 고마워!!!! 덕분에 완전 과몰입하면서 봤어

처음 입장하고 무대 세트들이 다 웅장한데다 하우스 음악도 너무 좋아서 벌써 심장 뛰기 시작
시작하고 첼로 바이올린 조율하는 소리 진짜 오랜만에 들었는데 정말 너무 설레더라
그리고 서곡이 나오는 순간, 일단 오슷은 받아야겠다고 결심했어

먼저 난 연뮤지식 무지랭이라 도리안그레이의 초상, 심연속으로, 오이디푸스 등등 캐릭터들이 비유하면서 대화하는 작품들 1도 몰라서 진짜 귀족들 대화에 낀 평민이 된 느낌을 받았어.. 자둘 전까지 책 읽고 간다ㅜㅜ 

공연 보면서 왜 오스카가 보쉬를 아름답다고 하는지 알 것 같았어. 
로스의 말 처럼 사회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결말을 고칠 수 밖에 없었던 도리안이 아름다운 청년에게서 보이니까. 
게다가 '더러운 피' 넘버 되게 뜬금 없다고 느꼈는데 녹스카 눈빛에서 보이더라 
보쉬의 전사를 오스카가 알게됨으로써 위태로운 것에 더 아름다움을 느끼는걸. 
그 넘버를 기점으로 ‘아름다운 청년’ 보쉬 에서 ‘나의 도리안’ 보쉬 가 되는 것 같았어
그러다 보니 녹스카는 로스를 사랑한걸까 ‘도리안’을 사랑한걸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세상 사람 좋아서 다 받아주다가 자신의 글을 건드리니까 보쉬에게 화를 내고, 감옥에서도 보쉬의 태도에 화가 나지만 그와의 추억을 생각하며 편지를 써가는 모습이 자신의 페르소나가 현실에 나타나서 그를 사랑한 것이지 확실히 녹스카에게 우선순위는 글이 로스보다 우선인 것 같았어. 허허실실 사람 좋은 모습 보이다가 단어 하나에 눌리는 것도 완전 글쟁이 같았고.

살로메씬. 완전 관능적이고 섹시하더라.. 처음 보쉬 로스 기싸움부터 왈츠씬까지 진짜 텐션 미친거 같아
저돌적인 동현보쉬랑 신사적인 지환로스 기싸움이 마치 여우와 곰의 싸움같이 느껴지더라.  근데 거기서 피지컬이 비슷한. 게다 동현보쉬가 유혹하는데 녹스카 호락호락하지 않더라 그래서 녹스카가 보쉬에게 더 깊게 빠져드는게 이해가 됐어
왈츠씬 그 어둡고 빨간 조명이 진짜 섹시하게 느껴지긴 하는데 좀 많이 어둡더라 그 와중에 동현보쉬가 녹스카 왈츠 너무 야하더라

동현보쉬 완전 여우인데 밉지 않더라. 온전치 못한 정신적인 상태와 심리적 상태를 엄청 잘 표현해. 엄청 불안해하고, 오스카에게 엄청난 정서적 안정감을 많이 받는 모습이 잘 보였어. 펑펑 울다가 녹스카가 위로해주면서 웃으라고 하니까 바로 풀려서 씨익 웃던 장면이 기억나. 로스에게 그가 높은 곳에 있다면 끌어 내리겠다고 한 말은 밉지만 현실에서는 마치 물에 빠진 사람처럼 살겠다고 오스카를 붙잡아 끌어내린 것 같아서 참.. 안쓰러워
안개 속에서 오스카랑 보쉬랑 산책하던 씬에서 보쉬가 자신이 지켜줄거라면서 변하겠다고 성장하는 그 씬에서 위에서 조명 떨어지고 뒤에는 별 같은 조명에 연출도 너무 좋아서 진짜 녹스카처럼 완전 흐뭇하게 지켜봤는데 바로 다음 씬에서 응 사람 고쳐쓰는거 아니야… 그래도 마지막에 오스카를 위해 재판을 한 거 보면 성장한 거 같긴 한데 너무 늦었잖아..

처음에 나는 로스는 와일드랑 친구 이상 그 정도인 줄 알았어. 와일드랑 농담 따먹기? 식으로 티키타카 하는게 너무 쿨해서. 그래서 후반부에 무너질 때 더 마음이 아프더라 저렇게 의젓한 모습으로 선을 지키기 얼마나 힘들었을까. 첫공 후에 보쉬 손 잡고 나가는 녹스카를 불러 세우는 지환로스 진짜 거기서 웃어보이는데 너무 맘 아퍼.. 마지막에 왜 자신은 안되냐며 사랑했잖아, 좋아하긴 했잖아 하면서 사소한 사랑이라도 바라며 매달리는 모습이 정말 오스카를 많이 사랑했구나 싶더라. 그리고 나서 생각해보니 로스가 너에게 해준 배려는 사랑이지 당연한 것이 아니야!!! 그런 로스를 그저 안아주는 오스카 밉다

이 극 안에서 진정으로 사랑을 하는 사람은 로스밖에 없었던 거 같아. 오스카의 결정을 웃으면서 응원해주고, 원본은 보쉬에게 전해달라는 부탁에도 서운하지만 웃어보이고, 마자막 장면에서도 보쉬를 살리는 선택까지 하니까. 하지만 로스는 와일드의 팔짱을 불편해했고, 보쉬는 그에게 먼저 팔짱을 껴준 모습만 봐도 난 와일드의 선택을 이해해. 그게 사람 마음 아니겠어?ㅜㅜ

끝나고 ‘조심해요. 안개가 짙어요.’ 초반에 로스에게 해주는 대사가 계속 생각이 났어. 로스가 진짜 안개 같았거든. 와일드와 보쉬의 구설수를 처리해주는게 그들을 가려주는 안개임과 동시에 태양에 닿지 못하고 비도 되지 못한다는 그 말 때문에 오스카가 아닌 녹이 해준 대사지만 저 대사가 너무 아프게 느껴졌어. 심지어 오늘 관극 들어갈 때는 소나기가 미친듯이 쏟아졌는데 나오니까 해가 쨍쨍해서 안개가 사라진 느낌이라.. 비극적 마무리가 너무 맘에 들어

뭔가 더 쓰고 싶은데 글솜씨가 좋지 않아서 표현하기가 힘드네ㅜㅜ 얼른 자둘 해야겠어
녹백환 페어를 물어본다면 나는 강력추천!!!!! 
성대합도 너무 좋은데 글쟁이예술가-불안정한아름다움-절제된사랑 의 연기합도 너무 좋음
오늘 너무 끝내주는 관극을 해서 얼른 전캐 찍어보려고
나눔바발 앞으로도 항상 레전관극하고 꼭 행복해라!!! 너무너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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