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판에도 쓴 말이긴 한데 아기자기하게 재밌다!! 뭔가 흐뭇(?)하게 웃으면서 보게 됐어 잭의 그 하찮으면서도 다정한 으른의 모습이 좋았어 개인적으로는 ㅋㅋㅋㅋ

2. 대충 누가 등장하고 무슨 얘긴지는 알고 봤는데(해적 얘기~~~1인 2역~~~염병천병 커플~~~) 예상 가능한 범위 내의 이야기였는데도 진부하지 않았어. 캐릭터의 힘 같았다

3. 앤메리 전사는 설마 각자 넘버 하나로 .... 끝인 건가? 그리고 앤메리 비중이 생각보다 적어서 조금 당황했어 70퍼센트는 잭루이스 같았어 ㅋㅋ

4. 1인 2역 설정이 주는 신선함과 재미가 쏠쏠했지만(배우 스펙트럼, 메타 개그 등등) 그만큼 아쉬움도, 표현상의 한계도 분명히 있었어. 네 등장인물과 하워드와 다른 선원이 다같이 모이는 장면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찾아보니 이건 예전에 스페셜공연?으로 했다고...?

5. 왜 소재가 해적이었을까 고민했어. 문맹에 가난하며 신체 결손(맞는 표현인가?)도 있고 가정환경 역시 불안정한.. 사회 한편에 소외된 사람들이 모여 탄생한 게 해적이었던 것 같아. 그들은 모험을 즐긴다고 하지만 어쩌면 그건 괴로운 현실에 저항하거나 고통을 견디는 방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등장인물 모두에게 육지에서의 삶은 그저 무기력함에 고여 있는 삶인 것 같았어. 그래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채, 정착지 없이 바다를 누비는 위험한 생활이 가사 그대로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 생각하니....괜히 찡해짐....
그래서 해적이 찾아나서는 건 보물이 아니라 삶의 이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 보물의 이름이 곧 삶의 이유인 것인지도.

6. 그리고 루이스의 성장담을 그린 것도 좋았다! (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인가.....그 작가한테서 따온 이름같던데 맞니?) 모험을 통해 몰랐던 아버지의 삶을 추적하고,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고, 아빠 친구와 다른 동료들과 함께하면서 누구의 삶이든 결코 헛되지 않음을 느낀 것 같아. 그리고 그저 잊힐 뻔했던 동료들의 삶을 홀로 남아 기억하고 기록하는 역할로 거듭나게 된 것도~~ 멋진 기승전결이었어. 기억의 전승에 관한 이야기로도 읽을 수 있겠더라

7. 우모기꿈 넘버를 통해 앤-메리 관계와 케일럽-루이스, 또는 잭-루이스 관계가 정리되는 느낌. 시간이 흘러 더이상 또렷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리움은 남아 있는 존재가 모두에게 있잖아. 그리고 그 존재 자체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 삶을 살아가게 하는 동력이 되기도 하고. 앤도, 루이스도 그때의 존재들에게서 꿋꿋이 힘을 받아 살아가겠지? 그리고 마지막에는 루이스가 쓴 이야기를 통해 이 관계가 해적들-독자들로 확장되는 것 같아.

8. 위에 쓴 얘기기도 한데 앤 메리가 2막(인터미션 후)에도 무대 위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무언가를 하는 장면을 넣으면 개인적으로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ㅠㅠㅠ 둘이 붙은 장면은 너무 안 나오는 것 같아서..

9. 럽앳퍼싸! 사랑에 빠지는 장면을 싸움 장면에서, 흔히 떠올릴 법한 대사 없이 표현하는 게 놀랍고 멋졌어. 그리고 왜 염병천병이라는지 바로 이해함 ㅋㅋㅋㅋㅋㅋ

10. 잭이 대체 어떻게 선장이 됐고 (선원들 앞에서는) 그렇게 냉혹해 보일 수 있게 됐는지..... 상상이 안 감...... 그런..그런 사람이...?

내가 혹시 잘못 이해한 거 있으면 알려주면 고맙겠어!!ㅋㅋㅋㅋㅋ
완전 즐겁게 봤어 좋은 대사가 많았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서 대본집 나오면 좋겠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