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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ㄱㄱ 제이 전캐 찍은 기념 써보는 이보통 후기!(스포있)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3.38) 2021.10.17 21:19:12
조회 735 추천 3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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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많음+긴글 주의



1. 제이에게 은기란

사실 더 사랑했던 건 제이였을 거야. 다만 은기는 자신보다 제이를 사랑했고 제이는 자신의 인생과 은기를 함께 사랑했을 뿐이지. 둘 사이는 마치 은기가 제이에게 매달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극에서 둘 사이를 계속 붙잡는 건 바로 제이더라고. 처음 제이가 우주로 발령받고 다투었을 때도, 은기가 우주에서 돌아온 제이를 두고 떠나려고 할 때도, 이별 통보 후에 은기가 떠날 때도 제이는 은기를 붙잡고 결국 은기는 제이를 두고 떠나지.

사고 후에 둘이 부르는 넘버 '만약에 우리가'의 가사도 잘 들어보면 은기와 제이는 모두 후회하지만 그 내용은 좀 달라. 은기는 별에게 제이와 함께하고 싶다는 소원을 빌지 않았더라면, 제이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제이와 손 잡지 않았더라면 하고 후회하지만 제이는 은기와 함께하게 해달라고 별에게 소원을 빌었더라면, 은기에게 화내지 않았더라면, 우주로 가지 않겠다고 했더라면 하고 후회하지. 은기는 제이에게 너무 많이 의존해서 오히려 제이와의 만남이 상처였던 것 같아. 제이는 은기를 포함한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이었는데 은기에게 별은 제이뿐이었다는 게 비극이지.

제이에게 은기란 북극성이었을 것 같아. 많은 별 중에서도 빛나는 별이었는데 밤하늘이 별로 가득해서 잘 몰랐던 거지. 그냥 제이는... 너무 익숙해서 잠깐 잊었던 거야. 마치 우리가 가족의 소중함을 왕왕 잊는 것처럼. 그런 것치곤 대가가 너무 가혹하다... 우리 제이 행복하게 해주세요ㅠㅠ 어쨌든 다시랑 처음은 둘이 사랑하게 됐는데 둘을 사랑하게 만들어 준 제이만 혼자 남아 니스 바다를 바라보면서 은기를 떠올리는 제이는 n번 봐도 눈물이 나...

2. 은기에게 제이란

제이를 붙잡는 은기가 이해 안 된다는 글 얼마 전에 갤에서 본 것 같은데 나도 은기가 잘 이해가 안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이해돼. 막말로 은기가 붙잡는다고 해서 제이가 우주로 가지 않을 것도 아니고, 은기가 제이 일에 왈가왈부할 권한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제이가 조금만 더 다정하게 말해줬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연우제이가 은기가 나가고 나서 자책하듯이 자기 이마 치고 이런 디테일이 특히 와닿더라)

진짜 제이를 사랑한다면 당연히 제이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함께 기뻐해주는 게 맞지. 실제로 은기는 제이가 우주항공국에 입사했을 때 자기가 울 정도로 기뻐하면서 축하해줬고. 막상 닥치니까 갑자기 사랑하는 제이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조금 힘들었을 뿐이지, 사고가 나지 않았더라면 아마 집에 돌아온 은기는 제이한테 사과하고 제이를 보내주지 않았을까? 머리로 안다고 해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건 시간이 필요한 법이니까... 처음 싸우던 날 집에서 뛰쳐나간 것도 제이 말이 틀린 게 없기 때문에 더 속상해서 그랬을 것 같더라고.

은기에게 제이는 정말 단 하나뿐인 별이었겠지. 새삼 연인에게 너무 자아를 의탁해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을 얻게 해주는... 조금 어린 사랑을 하긴 했지만 그게 은기의 죽음으로 이어졌다는 것도 너무 가혹해...

3. 돌고래 자리

둘을 이어주는 돌고래 자리도 아름답게 이야기하면 여기 지구에 존재하는 별이지만, 사실 이미 사라진 별의 허상이라는 게 의미심장하다는 생각을 했어. 탐사일기에서 은기가 따라걷는 돌고래 자리조차 제이가 좆고 있는 것은 허상일 뿐이라고 알려주는 것 같고... 그렇지만 제이와 은기가 돌고래자리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했던 그 순간만큼은 진짜이니까, 제이는 이제 진짜 은기를 가슴에 묻고 또 자신의 삶을 살아가겠지? 제이와 은기를 이어주는 소재이면서도 둘의 관계가 허상과도 같음을 동시에 잘 드러내주는 소재라고 생각해.
돌고래 뭐 엠디라도 안 나오나...? 옆동네 썬캐쳐 이런 거 예쁘던데....

뻘) 혜인제이는 슬프지만 이겨내보려고 노력할 것 같고, 지수제이는 완전히 묻고 새로 시작하는 단단한 제이같고, 연우제이는 머리로는 은기가 자신의 맘속에 함께할 걸 알지만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해서 오래 힘들어 할 듯ㅠㅠ 이보통 잔잔하니 마음 따뜻해지는 진짜 좋은 극이야!! 내 주변은 다 지루하다고 해서 누구랑 얘기는 못하고 그냥 혼자 후기만 남겨본다ㅋㅋㅋ 사진은 화질 구리지만 맘에 들어서 같이 올려보는 티몬스테이지 연우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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