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오이디푸스는 몇번 봤지만 이 작품은 초연 때 못봤으니 처음이었음..
원래 시놉 외에는 거의 아무 정보없이 공연 보는걸 선호하는 편이라 그냥 들어가서 봤는데 거의 첫장면부터 왕세자실종사건 생각이 나더라니 역시 같은 연출이더라ㅎㅎ
전체적으로 왕세자가 많이 소환되는 공연이었어
불행한건 왕세자가 내 취향이 아니었고,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도 아니더라는 거..
왕세자를 처음 볼때는 형식의 새로움에서 오는 신선함이나 충격 같은게 있었는데 아쉽게도 이번엔 그런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중간중간 연출 좋다고 느낀 부분이 좀 있긴 했어...의자 사용하는거나 코러스장의 역할 등등(인배우 굿굿)
고전의 어디까지 다양해질 수 있나라는 측면에선 대단하다 싶기도 한데...전반적으론 난 좀 지루했음.
개인적으로 오이디푸스는 비극 중의 비극이라 인간이 무너지는 모습을 잘 표현하는거..그니까 후반부에 쏟아내는 에너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진실이 밝혀지고 나서부터가 루즈하고...다들 좋다는 욕조씬이 난 왜 좋은지 모르겠더라.
극이 지나치게 친절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전구들이나 문...객석을 통해(군중 속을 헤치고) 떠나는 오이디푸스의 뒷모습 같은 무대적인 장치들이 그닥 공감이 가지 않기도 했고..

그치만 플북에 써있는 연출의 말처럼 연민이나 인간의 의지를 강조하는게 의도한 방향이었다면 성공했다고 생각해..내가 본 오이디푸스 중에 가장 강인한 오이디푸스긴 했어~

여담이지만 난 한태숙 연출이 했던 국극 오이디푸스가 엄청 좋았었는데 본 개롤들 많을라나? 다시 한번 했음 좋겠다 ㅎㅎㅎ

아 그리고 플북은 3천원이라는 개념 가격에 내용도 괜찮은데 지문이 미친듯이 찍히는 재질이야...난 원래 그런거 크게 개의치 않는데도 얼룩덜룩해서 함 닦아주고 싶어졌음-_-

그리고 간이의자라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단관온 중딩?들 미친듯이 뒤척거려서 삐걱삐걱ㅋㅋㅋㅋㅋㅋ
학교쌤들 단관할 때는 극의 내용을 좀 고려해서 골랐음 좋겠다.
이걸 애들이 집중해서 볼리가 없잖니...
딱 20분 지나니까 집중력 떨어져서 몸부림 치더라. 서로 못할 짓이야ㅠㅠ
나오면서는 난 이해 못했다...난 시끄러워서 싫었다...졸렸다...난리가 났던데;;

마무리를 어떻게 하지...
굿밤. 다들 식고 갤질하자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