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기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오늘 공연이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란걸....

어차피 베르는 고정이니 페어별로 한번은 보자 싶어 지혜롯데를 잡았지만 몬테 삼연 때 어떤 메르로 인해 젊고 경력 적은 배우는 피해야 겠다 굳게 다짐했기에, 베르테르 뚜껑 열리고 후기 눈팅하면서 지혜롯데가 나한테 그 메르에 대한 느낌과 다르지 않을 거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어요.....그리고 공연장 도착해서 오늘 공연이 험난할 것임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대체 베르테르같은 극에 얼라들 끌고 오는 부모는 대체 무슨 정신이니...여자 애한테는 남자 잘만나야 한다 남자애한테는 임자 있는 여자 건드리지 말아라 여자 잘못 만나면 주옥된다 조기교육이라도 시키려는거야? 대체 이토록 어둡고 찝찝하고 주인공도 찌질한 극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어지간해서는 내용 모를 리도 없을텐데 얼라들 뭐 정신건강에 좋을 게 있다고 데려오는거지....

지혜롯데는 생각보다 곧잘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곧잘 하는 걸 넘어서는 그 무언가가 없어요..내가 지혜롯데의 나이 때문에 걱정했던 점들이 고스란히 나타나. 우선 목소리부터 깊이가 없어. 이건 뭐 나이가 어리니 어쩔 수 없는거겠찌..... 내가 이번 주 내내 베르테르 본 감상은 생각보다 위험한 성인 치정극인데 굳이 오늘 캐스팅 뿐만 아니라 이번 시즌 베르,알베르트 다들 저씨인데 깍두기같이 새파랗게 어린 젊은 여배우를 여주라고 데려다 놨으니 밸런스가 맞을리가 있나.....목소리도 새되고 두시간 내내 그녀 나름대로는 슬픈 연기를 한다고 하지만 목소리가 워낙에 예쁘고 어린 톤이라 대사 치는 톤에서 전혀 격한 감정의 흔들림이 느껴지지 않고 보는 나도 감정의 요동침이 없었어. 미도롯데가 다만 지나치지 않게에서 왜 그런 말을 하시나요~당신은 날 만날 수 있고~만나주세요~다만 지나치지 않게~할 때는 저년이 지가 앞으로 당분간 찾지 말아달라고 해놓고 이제는 지나치지 않게 만나달라는거야? 지는 좋아하던 여자에서 우리는 친구~로 포지션 변화가 쉽나보지? 대체 상년인지 넌씨눈인지...하면서 머리 속으로 생각이 많은데 오늘 지혜롯데는 그 장면에서 아...이지혜가 베르테르를 거부하는 대사를 읊고 있구나..하는 생각 밖에 안 들었었어. 롯데에 집중이 안 되다보니 내가 씹덕포인트로 삼는 번갯불에 쏘인 것처럼에서 베르테르가 롯데 제발~이 대사도 지난 목요일처럼 가슴에 콕 박히지 않았고..엄베르랑 붙었을 때 깎아먹는다..싶은 건 없지만 굳이 시너지다~싶은 부분도 없어. 

노래는 잘하더라. 목소리도 곱고.....하지만 미도롯데가 성악발성이 아니고 노래에 자신있어 하는 배우가 아니라지만 나는 지혜롯데가 미도롯데보다 노래가 더 좋다~싶은 것도 아니야 오히려 미도롯데가 더 좋으면 좋았지.... 오늘 지혜롯데 처음 하룻밤이 천년은 너무 불안해서 노래 전공 맞나 싶었고  성악발성 탓인가 생각보다 음색 약간 노티나고 평면적이야...고음 지를 때 성악비브라토 심해지면서 출력 확 올라가는데 성악발성을 굳이 선호하지 않는 나로서는 아..저 배우가 성악 전공한 배우였지를 다시한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고...딱 잘라 말하면 테크닉 좋고 음색 예쁘지만 노래에 감정 싣는 건 부족하다..이런 느낌?

내가 오늘 낮공 보고 나와서 집에 가는 내내 생각한건데 이번 롯데처럼 같은 역에 나이 좀 있고 경력있는 여배우와 신선하고 예쁘거나 노래 잘하지만 경력 적은 신인 여배우 멀티캐스팅 할 경우 나는 전자를 택하겠다는거....그리고 나는 엄기준도 내 나름의 기준 하에서 노래 때문에 좋아할 정도로 노래 생각보다 중시하는 사람이었는데 오늘 보니 나도 나를 모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어.....역시 배우는 연기를 잘 해야 하더라......나는 경력적인 신인 배우가 노래나 연기 밸런스 붕괴라면 노래 좀 부족해도 좋으니 연기를 잘 했으면 좋겠어.....거기서 나아가 연기,노래 둘다 부족하다해도 음색이 특이하거가(걸쭉한 차언니나 옥희 돋는 보경킴처럼..)아님 음색이 내 취향이거나(카랑함과 달달함 가진 엄저씨처럼..) 노래에 뭔가 내가 핥을만한 씹덕포인트(엄저씨의 고음 올라갈 때의 카랑한 비브라토와 뽕필같은...엄저씨가 두턱 접으면서 내는 저음처럼...)가 있다면 남들이 뭐라해도 누구누구 노래 짱짱맨을 외치면서 좋아해줄 수 있을 것 같음.....오늘 지혜롯데 보니 선녀롯데가 다시한번 아쉽더라. 미도,선녀 롯데면 연기내공도 비슷하고 노래도 좋고 나한테 롯데 고를 때 컨프롱 따위 없을텐데...조선녀는 롯데 역 자체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 아무래도 2막 때 하나님 넘버 때문인건가 음역대도 안 맞아서 힘들었다고 하던데 어쨌든 이기적인 관객 입장에서는 참 아쉽다...

상현알베는 프로필 사진 보고 내가 예상했던 거와 다르게 생각보다 풍채가...허벅지가 올..ㅋ준모알베보다는 권위적이고 위압적인 느낌 적고 로맨스 잘 살리는 알베라는거..그런데 이분 성악발성 매우 심하시다...ㅋ1막 언젠가 그날에서 입 여는데 아주 깜~짝 놀랐어. 나한테 성악 비브라토 가장 심한 배우는 민옵이었는데 이분도 만만찮네. 대사 치는 톤은 달달하고 좋은데 노래만 부르면 클래식 공연 되심....ㅋ나야 알베르트가 이 극 캐스팅에서 그렇게까지 중요한 요소는 아니고 노래 부를 때마다 현실입갤하긴 해도 대사 치는 톤이나 연기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서 굳이 피하지는 않겠지만 성악발성 정말 못견딘다 하는 사람은 상현알베 되게 안 맞을 것 같아. 

엄베르는 뭐...윤형렬에게 콰지모도가 그런 역이라면 엄기준에게는 베르테르가 그런 역 아니겠어? 그렇게 사골이라는 타냥이나 다넬이나 몬테보다도 더 오래 무려 십년 넘게 해 오고 있는 역인데....내가 오늘 전반적으로 공연에 집중을 못 하긴 했지만 연기야 늘 그렇듯 맘에 들었지 객석 나갈 때 내 뒤에 관객들도 엄기준 연기 참 잘하더라 하는거보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녔던 거 같고...노래도 목요일과 비슷하게 좋았고...베르 넘버가 엄저씨 음역대와 음색에 잘 맞는 거 같더라. 목요일과 다른 점이 있다면 목요일에는 1막 뭐였을까 시작부터 오열하더니 오늘은 노래 중간부터 펑펑 울더란거...그냥 오늘 엄베르를 보면서 느낀 점은 지중해섬에서 병들었다는 대사가 참으로 찌질하다는 것과 롯데가 맞받아쳐주지 못하니 내가 둘의 처절함과 애절함 때문에 매우 애정하는 번갯불과 다만 지나치지 않게 신이 쫄깃하지가 못했다는거...그리고 내가 이제 엄베르가 언제 씁 소리를 낼지 맞출 수 있게 되었다는것과 엄저씨 너님 다리 긴거 충분히 알지만 보기에 밑위 길이 오지게 길어보이니 바지 좀 적당히 올려입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란거......그 흰 셔츠에 갈색 바지 멜빵 달아 입었을 때 좀..암튼 좀 그런 생각이 듭디다.ㅋ

오늘 입장 전에 이미 극장 스캔하고 예상했던 것처럼 오늘 공연은 관크 천ㅋ국ㅋ내 주말 낮공이고 가족관객 적지 않을 때부터 알아봤어요...내가 빨래에서 아프고 아름다운 사람에서 쫑롱고 쳐맞을 때 미친듯이 쳐웃던 주옥같던 고딩들....레베카 오신임 때 미친듯이 엄마와 언니에게 질문공세 퍼붓던 여자 얼라들 겪고 나서 얼라들이라면 아주 치를 떠는데 2막 하나님에서 총소리 나고 나서 뒤에서 웅성웅성 거리던거 혹시 니들 얼라들이니? 돌부리에서 엄베르가 그렇게 감정잡는데도 미친듯이 쳐웃던거 니들이니? 얼라들 아니면 더 심한거지..아무리 피식하게 하는 대사가 있더라도 그 장면이 어떤 장면인지 감이 안 잡히나? 오르카가 베르테르 말에 추임새라고 던지는 몇마디가 그렇게 웃겨? 아주 영화 선물 마지막 장면에서 이영애가 숨넘어가던 말던 앞에서 이정재가 우스꽝스러운 연기하고 있다고 미친듯이 좋다고 쳐웃을 것들일세.......그리고 금단의 꽃 연주할 때부터 뒤에서 여기저기서 경쟁하듯이 들려오는 기침 소리에 오늘 두시간 험난하겠구나...싶더니 역시나......나는 관극 처음 시작할 때도 왠지 조용한 장면이나 암전 아니면 기침 삼가야지...했던 거 같은데 나만 그런가보다. 누가 보면 기침 레이스 온줄 알겠어....그래놓고 컷콜 땐 엄기준 나온다고 미친듯이 환호하대. 그따위 매너로 관극들 해놓으시고 티비에서 본 사람 나온다고 좋다고 환호는 하고 싶으신가보지들ㅋ특히 2열에서 미친듯이 엄베르한테 돌고래소리 쏴대던 너 참 튀더라..그런다고 배우가 너 안 봐줘요..^^^;;;;;;뭐 컷콜에서 환호야 지 자유니 고나리는 안 해다만 다른 후기에도 거슬렸다고 하고 내가 니 목소리 소음이어서 1열에서 기립해 박수치면서 표정 구기느라 배우들한테 참 미안했다.....

한줄요약. 얼라들에게는 위키드를 보여주고 모든 관객들에게 기침약을 선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