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첫공이었어. 제목이 너무너무 맘에 들어서 스포없이 보게 됐어ㅎㅎ
마음이 아련해지기도 하고 따뜻해지기도 하고 소소하게 웃을 순간들도 많더라.
정말 앉아서 누군가 들려주는 동화를 듣는 기분이었어.

그런데 대극장보다는 소극장에 훨씬 어울릴 것 같더라.
사실 무대나 이런것도 조금은 더 환상적이고 꽉 차있길 바랐는데 넓은 공간에 비해서 좀 휑한 느낌이더라. 극 자체가 딱히 대단한 드라마나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나 서사구조를 강조하는게 아니라 전적으로 배우들의 주도와 역량이 중요한 아기자기한 극임에도 불구하고 좀 쓸데없이 공간이 넓어서 허전함이 부각되는 것 같았어.

광대들이 아주 중요한 극같아. 처음엔 예술광대가 눈에 띄다가 현철 사광의 사랑스러움에 ㅋㅋㅋㅋ웃게 되더라. 마리도 진짜 인형처럼 사랑스럽고 명랑해서 전쟁중의 모두의 위로가 될만했어. 미니한스도 중간중간 잔망과 청년의 고뇌 등등이 잘 드러났고.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 잘해서 깜짝ㅋㅋㅋ몸 잘쓰는구나? ㅋㅋ

내용은 나름 메세지가 있어 좋았어. 환상적인 동화처럼 보이지만 사실 삶의 비극이나 아픔을 그려낸거라서 잠깐씩 곱씹게 되더라. 사랑 예술 전쟁 이 세 가지는 하나씩만 가지고 가고 싶어도 인간의 의지로 안되는 거라서... 겪기 싫어도 겪어야 하는 외적. 내적 전쟁은 늘 존재하지만 그 사이에서 사랑도 있고 예술도 피어나는거라. 사랑과 예술 중에 치열한 전쟁의 과정도 늘 있기도 하고 말야 ㅎㅎ 뭐라능건지..

아무튼 자첫자막공 끝.
좋은 연극이지만 스토리나 드라마에 집중하게 만드는 긴장은 없어서 다시 볼 것 같진 않아. 기빨리고 집중하능게 내 취향이라 그런가봅니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