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에서 낮공연 보고왔어!!
갤에서 부정적인 후기를 많이 본터라 좀 걱정은 됐지만
요즘 고전에 대한 관심도 좀 생기고
한달밖에 안한다니까 그래도 한번은 보자싶어서
보고왔거든

개취로 난 좋았어!
컷콜때 가슴이 너무 아려서 눈물이 막 흐르는데
불켜지고 나니까 나만 운것같아서 급민망해졌음 ㅠㅠ
아무래도 낮공이라 그런지 초대권 엄청 많은 것 같더라ㅠㅠ
막 안웃긴 장면에서 깔깔 웃지않나
진동관크에 벨소리까지ㅠㅠ

우선 내가 극을 보고나와서 감상 끄적인걸 대충 적어보자면

등장인물들은 마치 멈추지않는 마차를 타고 불 속을 향해 달려드는 것 같아
멈출줄 모르고 달리는 마차 안에서 조금이라도 화를 피해보겠다고 뒷걸음질치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지만
결국은 마차 속일뿐
살아있지만 이미 정해진 비극적인 결말,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향하는 느낌이였어

그런 사람들에게 새로유 존재가 등장해
순례자 루까 할아버지
이 사람은 매일 술에 쩔고 지쳐버린 사람들에게
당신들도, 우리도 이런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희망을 줘
하지만 이 할아버지가 떠난 뒤
이사람이 불어넣고 간 희망, 이 헛된 바람은 사람들을 더 미치게해
잔인한 희망
그는 사람들에게 거짓희망을 믿게했지만 결국 그가 떠난 뒤 사람들에게 남아있는건 절망이라는 진실뿐

싸친(근한스)은
인간은 진실한거야 인간은 진실이야! 라고 외쳐
그게 곧 인간은 본투비 절망적인 존재다라고 말하고 있는것같아
진실은 바로 절망.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총 18명이라고 본듯?)
그 좁은 무대가 북작대고 대사량도 엄청 많아
그걸 통해서
끔찍하도록 비극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게 아닐까 싶어
현실을 애써 무시하는 사람 현실을 직시하는 사람
포기하는 사람 애처롭게 발버둥치는 사람

사실 아쉬운것도 있어
뒷쪽에 앉았더니 몇몇 배우는 뭐라는지 잘 모르겠어서 좀 답답하기도 했고
가끔씩 대사가 너무 설교조, 설명조이기도 했고
등장인물이 꼭 그렇게 많아야했나도 잘 모르겠고
다같이 술마시고 노래부를땐 춈 민망하기도 했음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런걸 감안하고서라도 참 좋았어 나는
엄청난 교훈이 있는 것도 아니고 희망을 주는 결말은 더더욱 아니지만
그야말로 인간을 보고 온 느낌이라서

관극일정 꽉꽉 찬 3월이지만
애정배우 중 한명인 공실휘가 궁금해서
한번 더 보러갈까 싶기도 하다
(알아 나도 후기 다 봤어 .... 못한다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