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살린 극이란 생각을 보는 내내 했어.

사실 너무 뻔한 내용이 눈에 보였거든..

처음부터 끝까지 예상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성인연극 연출자와 그 주변의 이야기 들과 그의 심정 등등..

그런데 성을 바라보는 남건과 맹인안마사와의 관점의 차이와 맹인안마사의 시가 이 작품의 값어치를 엄청 올린 듯 하다.

성인연극을 하는 남건은 오히려 성을 상품화하는 자신에게 회의를 느끼고 더럽다고 생각하지..뭐 돈에 관련된 다른 것들도 있지만 성만을 생각하면 말이야..그는 성을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반면 맹인안마사는 남자친구가 있으면서도 다운증후군 환자들과 섹스하는 봉사를 하지..그녀에게 남건은 남자친구에게 미안하지 않냐고 분노하고 그녀는 어릴 때 본 짝짓는 풍뎅이 이야기를 해. 그녀에게 성은 소중한 것이기도 하지만 인간에게 주어진 권리라고도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게 한 장면이 있는데..

아베마리아가 흐르는 가운데 안마사가 남건의 배에 똥을 누면서 시를 읊는 장면이 있어.

배설한다기 보다 난 똥을 눈다는 표현이 더 이 장면에 정확하다고 생각하는데 하필 그 장면에 흐르는 음악이 아베마리아이고 그녀는 잔인한 4월에 관한 시를 읊어. 아베마리아란 곡이 워낙 청승맞아서 그런지 그 시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런지 눈물이 줄줄 나더라고.

안마사가 남건에게 있어서는 아베마리아 같은 존재였을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더라구.

배우들 연기 좋고 뻔한 내용 가운데 생각할 거리도 있는 연극이여서 볼만했어..

그리고 이 연극 보고 티켓 가져가면 변태가 50% 할인이라네..

여러모로 볼만한 연극이야.

그러나 마지막에 남건이 헤르메스 선글라스로 추측되는 선글라스를 끼면서 헤르메스라고 하는건 쫌 오글거렸어.

상업->돈을 위한 행위, 돈->많으면 어떤 사람도 명품을 걸침으로서 명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은 했지만 다소 억지스러웠던건 사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