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끝나고 집에 돌아올때까지 마음이 텅 빈 것 같아서 뭘 쓸 수가 없었어

그래서 자고 일어나서 오늘 좀 정리된 상태에서 생각났던 느낌만 좀 남겨보려구

엄청난 개취가 깔려있음을 감안하고 읽어주길바라...ㅠㅋ

사실 서편제는 초연때 놓치고 재연 시작전부터 계속 기다렸던 작품이었는데 재연때 이런저런 이유로 결국 못보고 삼연까지 목빠지게 기다려야했지;

개인적으로는 너무너무 보고싶었던 차송화 범유봉이 돌아와서 기뻤고, 자람송화와 양유봉도 함께 와줘서 좋았어

문제는 동호였는데, 세명 다 동호 경험이 없는터라.....

마강식씨가 애정배우이긴했지만 동호랑은 정말 매치가 되질 않아서 고민하다가 결국 선택했지

궁금반+기대반의 마음으로

사실 지크슈 이후로 봤던 마강식씨의 모든 역할들이 좋았거든

노래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나는 연기를 좋아해서 동호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할지가 궁금했어

우선 문제의 좌석부터 얘길 하자면, 내가 2열은 아니었지만 횽들 2열은 정말 아니야...

거긴 그냥 오디오석이야.......

뒤에서 2열 횽들 뒷모습 보는데 안구에 습기차더라..

2열...아니야...그거 아니야.....

최소 4열 이상으로 가...

내 기준 꿀자리는 5~7열 정도일듯 ㅇㅇ

오케스트라는 무대위에 배치해놓은 모습이 예뻤고, 심플하지만 한국적인 한지를 이용한 무대는 옆으로 오갈때 그 모습이 꼭 미닫이 문처럼 보이기도 했어

회전무대나 영상의 사용도 과하지 않고 천천히 흘러가는 느낌이 좋았어

시영이 우영이는 말해서 뭐하겠어 ㅠㅠ

등장부터 왜 눈물이 나는지 ㅠㅠㅠㅠㅠㅠ

시영이 너무 예쁘고 잘해 ㅠㅠㅠㅠㅠ 잘 크거라 ㅠㅠㅠㅠ

우영이는 살짝 연기가 어색하긴했는데 그것때문에 더 귀여워보였어...ㅋㅋㅋㅋㅋ

차송화는 ㅠㅠ 역시ㅠㅠㅠ기다린 보람이 있었어ㅠㅠㅠㅠㅠㅠㅠ

연기부터 노래까지 완벽 그 자체...내가 그리던 송화가 요기있네?ㅠㅠ

그리고 이언니 잘 우는건 원래도 알았지만 어쩜 그렇게 애처럼 엉엉 잘울지 ㅠㅠ

그 큰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나도 같이 눈물이 주륵주륵 ㅠㅠㅠ

범유봉도 ㅠㅠ 난 사실 범사마 평소에는 노래할 때 느껴지는 약간의 올드한 느낌 때문에 완전 선호하는 배우는 아닌데

확실히 아빠 역할 (ex. 다스 모촤)하기에 딱 맞고 특히나 한국적인 소리를 내는 유봉 역할에 너무너무 잘 어울리셨어 ㅠㅠ

내가 우리 소리에 대해서 깊이있게 알지는 못하지만 배 아랫쪽에서부터 뭔가 뜨거운게 끓어오르는 것 같은 그런 소리 ㅠㅠ

동호엄마역할의 김윤지 배우는 이번에 처음으로 본 배우였는데, 무난하게 잘 하시더라

사실 개취로 굿 까지는 아니고 낫베드 정도?

노래는 괜찮게 하는데 뭔가 아쉬웠어.....연기인지 노래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음...

자 이제 문제의 마동호

처음에 동호의 롹 공연으로 시작하지

뒤에 화면때문인지 마강식씨가 네이티브여서 그랬는지 뭔가 내한공연 보는 기분...유니버설이 락페스티벌 현장인 기분....

역시 마저스는 롹이지하고 나름 괜찮게 시작했어

근데 서편제의 시작이 롹이라는건 예상치 못했고 좀 신선?하기도 했음;;

그리고 어린 동호의 연기로 들어가는데, 앞에서 말했듯이 난 마강식씨 연기를 좋아해

이번에도 그 어린 동호 같은 표정이나 엄마가 떠날 때 애처롭게 앉아서 우는 모습이 너무 슬프고 좋은거야

그래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는데 노래가 아닌 대사를 하는순간 Aㅏ.....

나는 마강식 필터가 어느정도 내제되어 있는 더쿠지만, 일반 관객들이 진심으로 걱정이 됐음...

해외 입양 되었다가 한국으로 다시 온 동호 같은 느낌...

솔직히 나도 아주 집중해서 들어야 할 수준;;

"덩물!" 사람들이 다 똥물이라고 알아들었을까....ㅠㅠㅋㅋㅋ

심지어 유니버설 음향도 안좋아서;;;;

그런데 말했듯이 연기를 괜찮게 하고, 내가 좋아하는 식으로 해서 표정연기 할때는 좋다고 보다가

대사하려고 입 열면 또 깨고.... 굉장히 오르락 내리락하는 심정으로 봤다..롤러코스터를 탔지...ㅠㅠㅋㅋㅋㅋ

음...근데 송화 유봉 동호 셋이 북치면서 소리할때, 그때 정말 어려보이고 귀여워....눈 동그랗게 떴는데 진짜 어려보였어...,.개취니까 존중해줘...ㅋㅋㅋ

노래 같은 경우, 소리를 할 때 (ex. 이슬 터는 소리)는 정말 본인은 열심히 하는데 그 소리가 안나서 혼이 나는 느낌....ㅋㅋㅋ

그런데 역시 락을 하고 팝을 부를때는 좋았고, 서편제 작곡가가 윤일상이다 보니 군데군데 깔려있는 가요의 느낌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넘버 자체로는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없었어

특히 동호 솔로곡인 연가는 티케이 버전이 익숙하지만, 마강식씨 특유의 음올릴때 나는 공기반 소리반 느낌이 곡과 꽤 잘 어울렸다고 생각해

대성당 부를때보다 달 부르는게 더 좋았던 것처럼, 연가도 비슷한 느낌으로 좋았음...

어쨌거나 연기는 어떤 횽의 후기처럼 표출시키는게 아니라 억누르고 참는 느낌...

그것 때문에 사실 많이 힘들었어

송화고 동호고 둘 다 삼키기만 하고 표출이라고 하는건 소리뿐이니 그 소리를 들을때마저 마음이 괴로워서..

솔직히 어제 공연 끝나고나서도 멍했지만, 오늘 지나서 생각해보니까 또 다시 가슴이 답답하고 울컥울컥해

그런데 추천은 솔직히 못해주겠는게, 앞에서도 말했듯이 넘기 힘든 대사전달의 문제가 있고 한국적인 느낌과 너무 동떨어져 있는 동호이기 때문에...

나는 사실 로딩되고 나면 한번쯤 더 보고 싶을 정도로 자꾸 생각나는데, 다른 횽들 후기 보면 마강식씨 좋아해도 더이상 못보겠단 횽들 많더라구

그 횽들 의견도 존중하고 무슨 말인지도 알 것 같아서.....

만약 정말 마음이 답답해지고 싶다면 추천은해..

왜냐면 애처로운 연기노선도, 알아듣기 힘든 발음도 배가 되어 내 마음과 귀를 답답하게 해주므로......(((((마저씨))))))

사실 서편제에서 재미를 기대하진 않았어

그보단 감동 받고 싶어서 간거였는데, 1막이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가버려서 인터미션할때 놀랐다;;;

그런데 개취로 2막은 동호 약할때부터 심청가 전까지는 약간 지루....

나만 그런가했는데 같이 간 일행도 그 부분 루즈했다고 하더라구

다른것보다 동호가 송화에 대해서 누나 이상의 마음을 품은게 스토리상 와닿지가 않아서... 그게 큰 이유였던 것 같기도...

솔직히 약간의 졸음이 쏟아져왔는데 다행히 그때 딱 심청가 시작해서 다시 바로 눈물장전ㅠㅠㅋㅋ

아 그런데 동호와 송화의 이야기랑은 상관없이 차송화랑 마동호 케미가 좋아...

전혀 예상치 못했고 기대도 안하고 갔는데 나도 일행도 둘이 케미 좋았다고 끝나고 수다를...ㅋㅋㅋ

차송화가 모든걸 보듬어주는 따뜻한 누나지만 위에도 말했듯이 언뜻언뜻 나오는 애 같은 모습? 표정? 그런게 있거든

처음에는 마강식씨가 정말 송화의 귀여운 동생으로만 보였는데, 나중에 가자고 할때는 약간 오빠 같이 느껴지더라구

이건 아무래도 실제 그들의 나이차 때문인지도...

중간에 송화한테 동호가 찾아갔을때 송화가 얼굴 더듬는 장면에서 둘이 너무 가까워서 조금 부끄러웠어...-_ -*

어쩌다보니 서편제 후기라기보단 마동호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이 된 것 같지만;;;

중간에도 썼는데 이 글 쓰는 내내 마음속에서 솥뚜껑으로 덮어놔서 나오지 못하는 무언가 마냥 씩씩거리는게, 뭔가 서글프다...

마음에 뭔가 쌓여가는 느낌이야...ㅠㅠ 아무래도 서편제는 보기 힘들어서 당분간은 재관람은 못할듯.....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