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유한자첫이었는데 두 장면이 특히 좋더라구.

1. 결혼식 장면

유빅이 결혼식때 멍때리고 있다는 건 이미 얘기가 많이 나왔고, 번개칠 때 실험일지 찾는 건 최근 디테일이잖아.

어제 보니까 유빅 정말 결혼식이 마냥 행복해 보이진 않더라구. 반지 끼워주고 춤 출 때 즈음 얼굴이 풀어지긴 하는데 여튼ㅇㅇ

그리고나서 줄리아랑 둘이 있을 때 번개치니까 불안해 하다가 강박적으로 자기 실험일지 찾고

줄리아가 달래니까 울먹이면서 폭 안기는거야, 애처럼 ㅠㅠ 그걸 또 줄리아는 안타까워서 어쩔줄 모르면서 안고 달래줌.

그거 보니까 유빅에게 3년 전 그 실험은 또 다른 인생의 트라우마로 남았다는 게 느껴지더라. 3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힘들어하고 있는게 보였어.

그래서 줄리아랑 결혼한것도 사랑해서 결혼했다기 보단 1막에선 앙리에게 많이 기대고 의존했듯이

그 힘겨운 3년 동안 기대는 대상이 줄리아로 바뀌어서, 그래서 결혼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류빅 땐 그 장면에서 정말 사랑해서 결혼하는 게 느껴져서 아, 류빅은 3년전 그 일이 그리 큰 트라우마가 아니구나 했는데 유빅은...ㅠㅠ

그래서 그거 하나만으로도 2막 내내 유빅이 무너지고 힘들어하는 게 개연성 있게 느껴져서 좋았음.

2. 북극씬

어제 북극씬은 레전이었짘ㅋㅋ 괴물과 빅터가 이마를 맡대고 대화를 하는데 진짜 아련하고 절절함.

근대 그것도 그건데, 내가 충격받으면서 봤던 게, 지괴는 다리를 절잖아.

근대 괴물이 칼로 찌르는 빅터 다리가 괴물이 저는 다리랑 같은 쪽이더라구. 거기서부터 소름이...

까드린이 북극은 사람이 없어서 거기 있으면 자기가 사람인 것 조차 잊어버린다고 말하잖아?

빅터는 그런 북극에 괴물과 똑같은 다리를 다친 채 혼자 외로움 속에 남겨지는 거잖아.

괴물이 빅터에게 던진 '나랑 똑같은 고통' 이라는 말이 그때서야 꽉 와 박히는 거야.

아, 지괴는 진짜 빅터를 자기랑 똑같은 고통속에 던져놓고 갔구나 싶어서.

그것뿐이었다면 그냥 그정도로 끝났을 것 같은데, 하필 둘이 이마를 맡대로 대화했다는 거...

난 그 장면이 1막 생창에서 유빅이 지앙리가 바닥에 엎드려 으르렁 거릴 때

같은 눈높이에서 이마를 맞대고 자기와 네가 같은 존재라고 인식시키는 장면이랑 겹쳐보이더라.

2막의 북극씬은 그래서 괴물이 빅터에게 넌 나와 같은 존재가 될꺼야 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ㅠㅠ

근대 지괴는 은괴랑 달리 마지막에 앙리로서의 모습이 너무 진해서, 그게 괴물의 복수라기 보단 앙리로서 하는 말로도 보여서 더 멘붕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