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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422 프랑켄슈타인 후기

크로키(182.228) 2014.04.23 23:30:40
조회 1942 추천 43 댓글 18
														

 

 

 

아주 길고도 긴 어떤 시간들보다 찰나의 순간이 더욱 강렬할때가 있다.

그 순간들의 중첩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만들고 그 기억은 시간을 지배하며 단단히 뿌리내린다.

그리하여 그 기억을 제외한 다른 시간들은 말을 잃는다.

 

 

창조의 순간, 처음 눈빛이 마주치던 그때. 아무것도 담지 않은 눈동자와 경이로움과 환희를 담은 눈동자가 마주치던 그 순간.

 

피조물을 향해 울부짖으며 쇠사슬로 그의 목을 조르던 창조주와, 그런 창조주에게서 벗어나고자 앙상한 다리로 발버둥을 치다 이윽고 눈이 마주친 그 짧은 순간. 그 맹렬하고도 날카로운 시선의 마주침으로 쇠사슬을 잡고 있던 손을 허망하게 놓을 수 밖에 없던 그 순간.

 

끝이라 생각했던 과거가 족쇄처럼 들러붙었던 시간을 발목에 이고 잊고 있던 창조물에게 내가 살아있음을 알리던 그 순간,

이전과는 다른 경이로움과 낯선 반가움으로 자신을 맞는 창조주를 향해 괴물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빅터 프랑켄슈타인, 나의 창조주여.

 

왜?

나를 앙리라고 부르면서, 당신은 나를 앙리로 바라보지 않지?

내가 이렇게 당신의 눈앞에 서있는데, 당신은 왜 나의 존재를 알아보지 못하지?

 

왜?

왜 나는 당신의 괴물이 되어야만 하지?

 

왜? 내가 앙리라면서!

 

 

 

 

그 누구도 죽이지 않았던 괴물이 처음으로 격투장에서 자신과 격투를 벌이던 인간의 머리를 비틀려하던 그 순간, 괴물은 처음으로 살인을 생각했다.

누군가를 죽이지 않으면 누군가가 죽는다. 나의 창조주를 찾아간다 했단 그 말을, 괴물은 기억하고 있었다.

 

지워지지 않는 과거를 끌어안고, 괴물은 절망을 위해 절망했다. 손목이 부러져라 바닥을 내리치고 숨이 끊어져라 목을 움켜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괴물은 괴물일 수 밖에 없었다. 부를 수 없는 자신의 이름은 그 누구의 것도 될 수 없었기에.

 

그래서 괴물은, 기다렸다.

나의 창조주를, 나의 친구를.  

그리고 나, 앙리의 영원한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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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프리뷰때 프랑켄슈타인을 보면서 앙리의 기억을 온전히 가지고 있는 괴물의 슬픔이 나를 강하게 흔들었었다.

차츰 앙리의 기억을 잊어가는 괴물을 지켜보면서 언젠가 한번은 다시 괴물이 아닌 앙리로서 존재하는 마지막을 보고 싶었다.

나는 어제 앙리를 보았고, 그는 그의 꿈속에서 빅터의 품에 안겨 웃었다.

 

비명같은 총성이 지나가고 바람소리같은 목소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난 후, 스러져가는 앙리를 바라보던 빅터의 흔들리던 눈동자.

흔들리던 초점이 맞춰지듯, 그의 앞에 저주처럼 따라다니던 괴물이 앙리가 되어 나타났다. 그 짧은 순간이 영원처럼 길었다.

 

 

그리고 나는 더없이 추워진 북극에서, 나가고 싶지 않아졌다.

 

 

 

 

 

 

 

ps. 그러니까 좋은말로 할때 오스트 언제나오는지 말해 아니면 당장 내놔!!!!!!!!!!!!!!!!!!!!!!!!!!!!!!!!!!

ps2. 명령......이 아닌 부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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