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보기 전과는 달리 공연을 보고나면 사뭇 다른 감정이 훅 치고 들어오는 넘버들이 종종 있잖아.

나에겐 솜의 나비와 싸의 토를리퍽이 그래. 솜은 자첫 전 윌체이스가 부른 나비를 영상을 통해 첨 접했는데

동화처럼 아기자기하게 참 예쁜 넘버구나, 가사가 참 벅차게 감동스럽다 이런 느낌이었는데 자첫 때

나비를 부르는 톰의 뒤에서 울듯말듯 하던 앨빈의 얼굴을 본 이후로는 나비는 들을 때 마다 눈물 쥘쥘...은

전직솜덕이라면 다들 그렇겠지ㅋㅋㅋ 솜을 볼 때면 때론 톰에게 때론 앨빈에게 빙의되곤 하는데 나비만큼은

무조건 앨빈의 편에 서서 듣게 되서 눈새샛기 톰이 막 씐나서 나비를 부를 때면 난 한껏 톰을 째려보며

그 뒤로 슬픈 표정 짓고 있는 앨빈을 보며 가슴을 쥐어 뜯었지ㅠㅠㅠㅠ

그리고 싸는 머글일 때 09년에 자첫했는데 토를리퍽은 그때만해도 듣고나니 속이 다 후련할 정도로

화끈한 넘버정도로만 기억하고 있다 2년이 흐르고 덕이 되어 다시 싸를 무대석에서 봤는데 레프트비하인드가

끝나고 배우들이 관객들과 등지고 쭉 일렬로 계단에 앉아 멜키어와 선생님들을 바라보잖아. 등진 배우들 표정이

관객석에선 안보여도 무대석에선 보이는데 배우들 눈에 다들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악에 바쳐 토를리퍽을

부르고 토를리퍽이 끝나고 무대석에 있는 의자에 돌아와 앉아서도 숨을 씨근거리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데

그 슬픔이 너무나도 직접적으로 전해져 오는거야. 나도 마치 그 나이대의 학생이 된 것 마냥 친구의 죽음에

한없이 슬픔에 잠겨있으면서도 분노를 주체 못 해 몸이 부들부들 거릴 정도로... 그래서 옆에 있는 배우들 손을

잡고 막 토닥토닥해주고 싶더라... 그래서 토를리퍽을 들어도 후련하지가 않고 가슴이 먹먹해져...

근데 쓰고나니 솜이랑 싸가 보고싶다. 하..... 셀프지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