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에 워낙 무지해서 딱 교과서적인 지식만 들고 보고 왔어

우선 이 포스터

처음엔 별 생각 없이 봤는데 이게 저기 큰 사진 남자부터 시계방향으로 유대인(유대교)-무슬림(이슬람)-성당기사(가톨릭&기독교) 였더라

포스터가 보여주듯 세 종교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이념과 사상의 차이로 갈등하지만 결국 같은 핏줄로 연결되어 있다는

지극히 해피엔딩인 이야기.

시놉시스가.. 워낙 자세하고 친절하게 나와서 이거 말고 반전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다더라^-T

이게 18세기에 쓰여진 12세기의 이야기고, 이 이야기를 21세기의 관객에게 선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나 현대화 됐을까 혹은 얼마나 시대적일까 예상하며 갔는데 음.

20세기의 관객을 위한 무대인가? 란 생각이 들었어.

왜냐면, 극이 너~~~~~~~~~~~~~~~무 친절해.

개인적으로 무대와 영화가 다른 점은 돌려보기가 안되기 때문에 그 비어있는 부분을 관객의 상상력으로 채울 수 있는 점이라 생각하거든.

논리적 연결고리는 필수지만 그 타당성을 바탕으로 이야기 전개를 하다보면

간주점프를 한 듯 보이는 부분도 관객의 상상력으로 채워갈 수 있는데 그 부분을 너무 간과한게 아닌가 싶어.

가령 "저기 나탄이 오는군. 몰래 숨어있어야겠어" (이 대사는 아니지만 여튼 이런 뉘앙스의...) 라던가

또 왜 그렇게 숨어서 엿듣고 알게 되는 부분이 많은지.. 이건 전형적인 아침드라마 플룻이잖아...ㅠㅠ

뭔가 최근 올라오는 연극 트렌드와는 다른, 무대-객석-조명-등퇴장이 확실히 구분되는 말그대로 '연극'을 보고 왔어.

관객에게 모든 걸 친절하게 알려줘야겠다는 무대 배치가 오히려 독이 됐어. 그래서 지루해졌고...

다만 난 초대여서 오늘이 오픈 리허설인지 몰랐거든.

이 이후에 극을 좀 더 다듬으면 어떤 형태일까 궁금해지긴 해. 

그리고 엔딩.....

원작 희곡을 본 적 없어서 얼마나 원작 텍스트에 가깝게 표현했는진 모르겠는데..

그리고 그게 연출가&각색가 (같은 사람이더라구)의 의도인진 모르겠지만...

현대의 관객들이 '에엥-_-???' 하고 받아들일 내용이라면 어느정도 수정하면 어땠을까 싶기도 해.

분명 처음 이 연극을 봤을 19세기의 관객과 여기 대한민국의 21세기 관객은 다른 사람들이니까...

솔직히 이 이후에도 오늘과 같은 형태로 공연된다면 난 그닥... 이지만

오늘이 오픈리허설이었으니 추후 어느정도 피드백이 들어가고 한다면

18세기에 쓰여진 12세기의 이야기를 만나러 가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

그나저나 머글들은 부채관크가 왜 관크인지 모르겠지.

근데 앞에 앉고, 누가봐도 덕 MD(그 공연 본 사람만? 관계된 사람만? 주는 파일철) 들고 일막 내내 펄럭펄럭하는 건 좀 아니지 싶어

내가 저 뒤에 앉았는데도 부채 펄럭펄럭은... 잘보여.... C구역에 앉아도 A구역 펄럭펄럭이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