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갈아입고 온 건언니 진짜 우아했어 가발이 약간 작년 조뒥 트렌치코트 입을 때 쓰던 가발하고 비슷해 보였는데 여튼 조녜...왜 나보다 더 우아해요...?

그 다음 씬들은 이미 기억에서 휘발해 버려서 트레일러 씬으로 넘어가보면..
작년 짱뒥은 날 사랑한다면 내 전부를 사랑해달라는 말에 토미에 대한 원망이 가득 담겨있었는데 오늘 건뒥의 말은 간청처럼 등렸어. 제발 나를 나로서 봐주고 사랑해달라는 간청?
진정한 잃어버린 반쪽을 만났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모든 걸 잃게 된 헤드윅이 너무 짠내났음....으으....ㅠㅠ

롱그맆뒤에는 탁챡이 침을 너무 찰지게 뱉어서 놀람... 그 뒤에 둘이 등돌리고 서는데 서로 닮았지만 서로를 다치게 하는 (사실 헤드윅의 일방적 집착에서 비롯된 상처들이었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보였음

익스퀴짓은 건언니 연기도 연기였는데 헤드윅이 누워버린 다음에 울리는 기타소리가 비명소리처럼 들려서 더 소름끼쳤어...착각인진 몰라도 뭔가 작년보다 그 비명같은 소리가 강해진 느낌이었음.

그리고 이츠학이 문을 여는데... 사실 이 전까지는 이츠학이 헤드윅이 자기를 무시할 때나 비꼴 때 헤드윅에게 상처를 주려고 그 문을 열잖아. 근데 이제는 헤드윅을 위해 문을 열어주는 게 앞에서의 모습과 대비되면서 이츠학의 헤드윅에 대한 연민을 보여주는 것 같았어.
여기저기서 당하고 살아온 헤드윅이 앵밴한테만큼은 갑인듯 굴지만 사실 이츠학과 헤드윅은 많이 닮아있었으니까 헤드윅을 그나마 가장 잘 이해해줄 수 있었던건 이츠학이 아닐까 싶어.

여튼 마침 토미는 헤드윅을 위한 곡을 부르고 있었고... 헤드윅은 토미가 자신을 언급해주기를 바라왔지만 그게 토미가 보내는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은 몰랐겠지. 이런 면에서 보면 헤드윅이 토미의 위킫을 들은 게 다행이라고 해야할 지 안 듣는게 나을 뻔했다고 해야할 지...

위킫 맆 자체는 내가 헤드윅에서 미드나잇이랑 같이 제일 좋아하는 곡이긴한데 나는 자기가 도망쳐 와놓고 이제 와서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찾으라는 토미에게 공감은 못하겠어. 그래도 헤드윅을 위한 말임은 분명하고 이걸 계기로 헤드윅은 진정한 자기 인생을 찾아 떠나게 됐으니까 토미로서는 최선의 마지막 인사였겠지...난 토미를 거기까지만 이해해줄 수 있음. 토미 넌 개자식이야 ㅠㅠ

위킫 맆 끝나고 조용히 바라보던 헤드윅이 어정쩡하게 손을 들었다가 결국엔 자기 머리를 쥐어뜯는데... 토미의 작별 인사에 답하려다가 끝내 못하는 걸로 보였어
그리고 토미가 자기에게 작별을 고한 것처럼 헤드윅도 이츠학을 놔주지.
난 이츠학을 놔주는 모습때문에 매번 헤드윅이 그냥 진짜 자기 존재 가치를 찾아 떠나는 모습처럼 보이지 않았어. 오히려.... 약간 자살하러 가는 사람처럼 보였지... 삶의 이유가 없어져서 자기가 붙잡고 있던 것들을 다 놓고 완전히 세상과 이어진 끈들을 끊어 혼자가 되는 느낌이었음

근데 오늘 노나 앤 미 하면서 자기를 가리키는데 그게 오늘은 진짜 존재이유를 찾아 떠나는 자기자신에 대한 응원으로 보였어. 여태까지는 아예 세상 떠나는 사람같아서 이런 생각은 안했었는데...그래서 이츠학의 "손을 들어"도 헤드윅에 대한 응원의 느낌이었어. 관객들도 모두가 손을 들어 하나되고...
공책이 미드나잇 때 다같이 손들고 있는 짤 풀어주면 좋겠다 나는 진짜 그 모습 자체가 너무 힐링포인트야ㅠㅋ...

나한테 리앵의 저주가 걸렸는지 작년이나 오늘이나 나만 가면 리앵이 없는데 오늘은 리앵이 없어도 많이 안 아쉽고 후련하게 나왔어 앵콜때 하도 정신없이 뛰어서... 발에 자꾸 뭐가 밟히는것 같아서 봤더니 낮에 댕로에서 주워왔던 비스티 리플렛이더라....큽.. ^_ㅠ

근데 컷콜 때 백암 인간적으로 너무 더웠어 이게 최선이니....배감...ㅡㅡ 인간적으로 컷콜때만이라도 에어컨 어떻게 해줬음 좋겠어 몇분 뛰었다고 땀범벅 돼서 나옴... 작년보다 음향도 구려졌는지 귀도 멍멍하고...
그래도 헤드윅은 사랑이었다... 소극장 떠나면 더 이상 안 보게 될 것 같았는데 이 다음 시즌도 다다음 시즌도 항상 함께하게 될것만 같아 ㅋ....ㅋ.....

떠오르는 대로 다 쓰다 보니까 글이 길어졌네ㅋㅋㅋㅋㅋ한줄요약해줌
ㅎㅈㅇㅇ 건뒥 아직 안봤음 보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