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뮤, 쥬크박스 질색하지만

프리실라, 어쩌면 나의 베프뮤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든다.

버나뎃, 틱, 아담은,

만약 연뮤갤 갤러였다면ㅎㅌㄱㅁㅇ으로 갤창을 도배해 놓고도 남았을(선비갤러가 도배 그만하라고 하면 쌍욕으로 어그로 좀 끌었을), 한 많은, 비밀 많은, 상처 많은 언니들. 

하지만 시드니에는 갤이 없었던 거지.

대신 이 언니들은 눈화장 가면 뒤로, 화려한 무대 위상 뒤로, 걸쭉한 욕과 섹드립 뒤에 상처, 꿈, 비밀, 눈물을 살짝 감춰두고 있더라고.

더 과장되게 웃고,

더 과장되게 노래하고

더 과장되게 춤추고,

그래서, 슬퍼서 우는 게 아니라  

너무 웃어서 눈물이 나는 거라고 변명하는 것처럼...

그냥 화려한 퍼포먼스만으로도 흥나고 신나는 작품이지만,

비밀 얘기 인냥 숨겨놓은 이 작품의 드라마를 즐기기엔 버나뎃-틱-아담의 조화가 참 중요하겠다 싶더라.

그런 조화로움에 있어서 고-마-호는 꽤 맘에 드는 조합이었어.

마치 고언니 버나뎃과 호이 아담이 동전의 양면이라면, 마 틱은 두 양면을 하나로 붙여주는 그런 관계처럼.

그 중, 틱.

프리실라에서 아무리 잘해야 본전일 역은 바로 이 틱일 것 같다.

버나뎃과 아담이 양 극단에서 자신의 개성을 마구 뽐낼 때

이 둘에 휘둘리지 않고 정신줄 잡고 있어야 하는 역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없어보일 수밖에 없는데,

어쩔 수 없지, 그게 틱 캐릭의 정체성인 걸.

그럼에도 틱이 중요한 건,

틱의 대사에도 나오지만 '다름을 인정하라'고 하며 버나뎃과 아담의 손을 잡아주는 역할이고,

나아가 아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이 셋이 세상을 향해 맨 손을 내밀게 하는 계기를 열어주는 역할이니까.

마틱, 교포 억양 때문에 거슬릴 사람 참 많겠다는 생각이 들던데

그럼에도 그 다름을 인정하라고 얘기하는 역할이기에, 뭔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더라.

뭣보다 벤지(아들)과의 만나는 씬, 그게 다 했잖아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아빠로 두 팔 벌려 받아들이는 벤지 앞에서 노래 부르던 팔을 내리고 고개 숙이는 틱 ㅠㅠㅠㅠ

함께 노래하며 진심으로 벤지를 품에 안는 순간, 객석 박수 소리가 달라서 참,,, 신기하고 재밌었음.

프리실라 보고 이런 생각을 늘어놓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은근 여운이 기네..이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