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21일

데스트랩

cast. 시드니 윤경호 / 클리포드 윤소호 / 마이라 이수진 / 헬가 한세라 / 포터 정윤민

기왕이면 관대있는 회차로 보자해서 초대권으로 어제자 예약해서 보고왔음

덫같이 생긴 무대 속에 타자기가 놓인 방이 있고
미끼같이 놓여있는 책상으로부터 서로의 욕망이 충돌되는? 무대 연출이 인상적이더라

반전스릴러류일까 했는데 그나마 반전이랄만한 클리포드의 부활은
저 장면이 끝은 아닐 것이다라는 게 얼핏 본 다른 후기들이랑
보도자료같은데서 느껴졌기 때문에 내게 반전이랄만한건 크게 없었던 것 같아

대신 등장인물들간의 긴장관계가 장면마다 바뀌면서 촘촘히 맞물려가는 게
초장부터 막장까지 몰입을 놓을 수 없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서 흥미로왔음

경호배우 시드니는 퉁퉁한 몸에 곰돌이같이 귀엽게 생긴 얼굴을 했는데
눈이 얄상해서 그런지 생활고나 자존심 때문에 스스로 몰아붙여져서
웃고 있어도 웃고 있는 게 아니고 신경이 날카로운게 깔려있는 변태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스트레스를 자극적인 상상으로 해소하는?
그런데 마이라나 클리포드한테 화낼 때 말고는 외모탓인가 대체로 귀엽긴했어
특히 클리포드가 앞에서 열심히 글 쓰고 있는데 계속 몸 흔들면서 간식 즐겁게 먹다가
클리포드한테 너도 먹으라고 과자 입에 던져줄 때 라던가, 클리포드한테 고기타령할 때.
나중에 클리포드한테 역정내다가 오히려 궁지로 몰릴 때
이렇게도 저렇게도 할 수 없어서 오갈데없이 좌절하는 연기가 좋았던 것 같아
귀여운 인상이 들다보니까 분명 나쁜 놈인데 나중엔 안타깝기도 하고 그런 느낌?

소호배우 클리포드도 본색을 감추고 있을 때는 눈도 선하게 생기고
반듯하게 생긴 청년이 목소리도 고와서 기본적으로 포터 말마따나 근사하고 예의바른 청년 느낌이였는데
욕지꺼리가 신음하듯 새어나오는 모습이라던지 시드니를 멀찍이 볼 때
팔 세트 위로 올리고 무표정하게 그를 쳐다보는 모습같은 게 여간 보통내기가 아니어보이는,
시한폭탄같은 인물같아서 언제 터질지 몰르는 무서운 감이 있었음 
그렇게 깍듯하더니 나중엔 막 날라찰라 그러고 넋 놓을 거 같은 시드니 뺨 툭툭 쳐대고 무섭. 
시드니가 맥주 좀 따주라고 하고 희곡 바꿔 놨을 때 바뀐 걸 알고 더 재밌어졌네라고 생각하는 듯
입꼬리 올라가더니 시드니가 명예욕때문에 클리포드에게 진심으로 반발하자 돌변하는게
실상은 곪을데로 곪아있었지만 대외적으로는 성공해있는 시드니를 어느 정도 존경했었는데
점점 그의 모습에 실망이 계속되던 차에 작가로서 작품보다 명예에 더 연연하는 시드니에게 진심 실망해서
역겨운 변태짓거리도 감내해오면서 참았던 화를 한꺼번에 폭발시키던 느낌?
하긴 처음에 마이라 심장마비걸리게 하는 장면에서부터 그의 비이상적임을 알아봐야 했던걸지도 모르겠음.
아무튼 단계적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클리포드가 싸늘해지고 본색이 드러나는 표현 좋았던 것 같음

수진배우 마이라는 관대 때 배우 본인도 그렇게 말했지만
시드니에 대한 사랑이 가득하던 마이라더라
처음에 시드니가 어둠속에서 얼굴 감추고 괴로운 듯 수그리고 있는 모습을 보는데도

그것조차 사랑스럽다는 듯이 등장해서는 너무 헌신적인 태도를 보여서

시드니가 자극적인 사랑인 클리포드에게 끌리면서도 마이라에 대한 사랑도 공존하는 모습이 잘 이해가 갔어
그렇게 오랜동안 짓눌려있을 사람을 옆에서 감싸주는게 과연 사람으로서 가능한가 싶긴했는데
난 성격이 개차반이라 못할 거 같지만 외모부터 어딘가 자애로워 보이는 수진배우 마이라는 대성녀이시다
너무 불쌍한 캐릭터인 것 같아. 땅부자인데 오믈렛 반찬으로만 그렇게 오래 식사를...

게다가 개죽음까지 당하고  시드니 개색기.

윤민배우 포터는 그냥 사건의 발단을 던져주는 조연으로 보였는데
먹은 바지 다시 뾰꼼하게 끄집어내는 모습이라던지

무기로 시드니 장난으로 우스꽝스레 위협하는게 깨알같았던 것 같음 모습이 웃겨.

나중에 본색 오픈하고 헬가 쫒아갈 때 진심 빡쳐서 막 눈 지끈 감기까지 하고 깨알같은 조연 역할을 잘 해주신 것 같음.

세라배우 헬가는 듣던 것 만큼 웃기지는 않았는데
세간에 사건이 알려져서 공연으로 올려진 버젼과의 연결을 해주는 느낌있는 역할이였던 것 같음

한밤중에 뛰쳐들어와서 클리포드한테 부비적거리고 시드니한테도 하려다가 다시 클리포드한테 부비적거리는거 웃겼어

그리고 주근깨 분장 귀여우셔요 

개인적으로 더 점수를 주고 싶은 건 관대 때 헬가에게 질문이 들어오면 헬가로서 답해주던 점.

다른 배우들도 안그런 배우들은 없겠지만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서

애정이 참 깊고 푹 빠져있는 배우구나 싶어서 호감이 가더라

뻔했다는 지인 말을 들은 게 있어서 어느정도 인기있는 배우들 데려다가 인기를 끌고있는 작품인가 싶었는데
무대 연출 자체도 인상적이고 이야기도 재밌고 그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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