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은 참

이상합니다.

아빠는 뭐가 그리 바쁜지,

은하를 자꾸만

슈퍼 할머니한테 맡기네요.

(할머니도 할머니의 라이프 스타일

이라는 게 있는데.)

그래도

해가 지기 전에는

아빠가 늘

데리러 왔는데,

오늘은

까무룩 잠이 들었다

깼는데도,

할머니 뿐입니다.

왠지 서럽습니다.

하도 우니까

할머니도 어찌 할 수가 없는지,

영상통화를 연결해 줍니다.

아빠를 보자마자

말보다 먼저 왈칵,

눈물이

쏟아졌어요.

은하야,

왜 울어?

왜 울긴요.

아빠가 안 오니까

울잖아요.

내가 잠에서 깼는데,

아빠가 없으면 어떻게 해.

할머니가

이 껌딱지 좀 데려가라고 하는데도

아빠는 바로 갈게요,

라고 대답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바로는 데리러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슬픈 예감은 왜 빗나가지 않는지.)

금방 와?

응.

금방 가.

어쩐지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는

아빠는 그래도

금방 간다고

말해 줍니다.

엄마도 같이 와?

하지만

엄마랑 같이 오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습니다.

아빠는,

은하한테 거짓말을

못 하거든요.

그래서

더 슬퍼집니다.

아빠,

빨리 와!

보고 싶어.

응.

빨리 돌아갈게.

은하야,

이따 봐.

아빠가

이따 보자고 하면,

언제나 안심이 됐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자꾸만

눈물이 나요.

아빠,

정말 빨리 오는 거죠?

이따,

볼 수 있는 거죠?

할머니가

눈물을 자꾸 닦아주는데도

뚝, 하고 그쳐지지가

않습니다.

왠지

이따, 라는 말이

아주 많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