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씬 연습 - 동방 프로젝트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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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술 합법화 근황. 한잔따라바라. 작성자 : 모코코-

전투씬 연습앱에서 작성

ㅇㅇ(125.179) 2021.07.26 02:02:04

조회 50 추천 2 댓글 2

현 시각은 축시.

평소대로라면 관내의 집안일을 모두 마친 채, 슬슬 잠자리에 들어야 했을 시각이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은 관의 정문.

차가운 밤바람에 코가 시큰해지며, 난 은빛 단검을 손에 든 채 가뜩이나 긴장된 자세로 서 있었다.

어둠이 드리운 밤, 구름 사이에서 약하게 빛나는 달빛 덕에, 적들의 윤곽선이 희미하게나마 보인다.

늑대 요괴 무리.. 그 수는 아마 스무마리 남짓.

ㅡ서걱.

겁도 없이, 어둠을 뚫고 달려나온 한 마리의 짐승을 벤다.

단검에 묻은 피를 털어낼 새도, 온몸에 튄 짐승의 피를 닦아낼 새도 없이,

어둠 속에서 두 마리가 더 튀어나온다.

먼저 뛰어든 한 놈의 눈을 베고,

연달아 뛰어드는 다른 놈의 목을 아래에서부터 잡고 들어올리고선,

무방비해진 배에 단검을 쑤셔박는다.

이내 끈적한 피 때문에 놓쳐 버리기 일보 직전인 단검을,

역수로 고쳐 잡고선, 눈을 베여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녀석의 정수리를 찍는다.

"....허억.... 허억..."

고작 세 마리.

고작 세 마리를 해치웠을 뿐인데, 숨이 벅차고, 심장이 터질 듯이 두근거렸다.

앞으로 해치워야 할 수많은 적들이, 그림자 속에서 득시글대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나는 인간이다.

흡혈귀도, 마법사도, 악마도 아닌 그저 약하고 한심한 인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마리도 지나가게 할 순 없었다.

이 저택은, 저 녀석들같이 지저분한 것들이 발을 들일 만한 곳이 아니니까.

동물들은 예리하다.

녀석들은 언제 사냥감이 지쳤는지,

즉, 언제가 사냥감의 목숨을 끊을 절호의 타이밍인지 본능적으로 직감할 수 있다.

녀석들도 내가 지쳤다는 것 쯤은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

녀석들 중에 한 마리가 내게로 움직이기 시작한 순간.

나머지 녀석들도 자기 몫의 살점을 챙기겠다고 떼로 몰려들겠지.

...그렇게 생각한 그때였다.

녀석들 중 한 놈이 내게 도약하기 시작했고,

곧, 예상대로, 남은 십 수 마리 늑대들이 그를 따라 달려왔다.

단검을 휘두를 수 없었다.

몸을 비틀어 피할 수도 없었다.

다리를 움직여 도망갈 수도 없었다.

소리를 질러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었다.

죽음의 공포.

그 공포 아래에, 나는 내 몸의 통제권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맨 처음 날 향해 뛴 그 늑대가,

나의 코앞까지 다가와 서슬 퍼런 이빨들이 가득한 주둥이를 벌릴 그 때.

내게 가까이 다가오던 늑대는, 나에게 가까이 오면 올 수록 천천히 느려지더니,

이윽고 늑대의 이빨 갯수를 셀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오자, 늑대의 움직임은 완전히 멈춰버렸다.

그 늑대만이 멈춘 것이 아니었다.

그 늑대를 쫒아오던 다른 늑대들도,

살벌한 전투현장을 조용히 지나가던 반딧불이도,

저 멀리 보이는 숲 속 나무의 떨어지는 낙엽마저도 전부 멈추어 있었다.

모든 것이 멈추어 있는 찰나의 세계.

그 세계에 처음 발을 들인 순간이었다.

졸리다

자러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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