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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은하수 여행-구둔역

놀러옴(175.198) 2020.03.29 23:05:47
조회 1080 추천 17 댓글 2
														

차가운 칼날같은 바람이 지나가고, 어느샌가 따스한 손길같은 바람이 불어온다.

겨울이 아무리 지독해도 결국 봄은 오는 법이다.


내 곁에 다가선 봄과 함께 은하수 여행을 시작해도 될지 고민해봤는데

사람이 많은 실내에서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사람의 왕래가 적은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은하수 촬영의 특성상 조심하면서 다녀도 되지않을까 하는 결론을 내리고 2020년 첫 은하수 여행을 출발했다.


-물론 마스크도 쓰고 휴대용 손소독제로 챙기고 나름대로 최대한의 주의를 기울였다.-


장소를 여러곳 물색해본 결과 일단은 제일 무난하게 접근할 수 있는 양평의 폐역 구둔역을 방문하는 것이 제일 낫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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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청량리에서 일신역으로 가는 기차를 타려고 했으나

일신역이 사람의 왕래가 극히 적어서 그런지 하루 세대밖에 운행을 안하더라.

간발의 차로 기차를 보내고 결국 지하철로 용문역까지 왔다.


용문역에서 버스를 타고 일신역까지 가려했는데 그 버스조차 하루 세대고 나는 또 이걸 간발의 차로 놓쳤다.


결국 용문역에서 저녁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일신역으로 가기로 하고 용문역에서 시간을 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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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역 근처 '짬뽕전문점'에서 먹은 볶음밥.

'짬뽕전문점'에서 볶음밥을 시켜먹는게 과연 타당한 일인가 싶었는데

주문한지 5분도 안돼서 나온 패스트푸드 뺨치는 시간과 끈적한 기름이 입술과 혀에 달라붙는 정도의 기름진 짬뽕국물이

여기서 짬뽕을 시켰으면 정말 후회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해주었다.


시장기를 찬으로 볶음밥을 다 먹고 용문역 맞이방에서 기차시간까지 한참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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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기차를 기다리며 맞이방에서 찍어본 의미없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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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낮에 구둔역에 도착해서 해떠있을때 사진도 좀 찍고 그럴 계획이었는데

이게 기차와 버스를 지속적으로 놓치면서 틀어지는 바람에 매우 아쉬웠는데

이게 또 어두운 밤에 기차를 타보니 뭔가 묘하게 밤에 멀리 떠나는 여행을 하는 것 마냥 기분이 좋았다.

한 20분이면 도착하는 짧은거리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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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역에서 구둔역까지는 정말 어두웠다.

사람의 왕래가 적은 지역이라서 그런지.

가로등도 별로 없고 하필 헤드램프도 집에 두고온 탓에 한손에 손전등을 들고 길도 살짝 헤매가면서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구둔역.

건축학개론 촬영지로 유명하고 아이유도 여기서 뭘 찍었다고 하던데 그런건 안봐서 잘 모르겠고...

도착했을땐 나 혼자인데다가 폐역이라는 타이틀때문인지 귀신나올 분위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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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시기상 은하수가 새벽 2시 이후에나 고개를 들 것 같아서 삼각대만 대충 철길쪽에 세팅해놓고

역 근처 벤치에서 다시 시간을 때웠다.


시간을 때우는 동안 은하수 말고 그냥 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이 두세팀 있었다.


확실히 시기상 단체출사는 없었고 가족 혹은 친구끼리 두명씩 움직이는게 전부였다.

혼자 온 아저씨도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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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조금 넘으면 은하수가 보일줄 알았는데 결국 새벽 세시 넘어가서야 왼편의 숲에서 조금씩 고개를 내미는 은하수.

왜 이렇게 반가운지.


(볼빨간사춘기-별 보러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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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오랜 시간을 달려온 별빛이 시간이 멈춰버린 폐역으로 쏟아진다.

밤하늘의 별을 보다보면 나의 시간도 잠시나마 멈춘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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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그리 급히 가고 싶으신지?

적어도 지금만은, 이 밤 만큼은 쉬엄쉬엄 쉬어가시게나.

이렇게 아름다운 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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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니까 뭔가 어렸을때 봤던 그 은하철도...그 만화가 생각이 난다.

애초에 그걸 노리고 찍은거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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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포인트에서 찍으니 은하수의 중심부가 가려져서 역사를 배경으로 한장 찍어보았다.

역사 자체의 광원과 주변 가로등에서 나오는 광해때문에 그리고 이미 은하수의 중심부가 오른쪽으로 치우쳐서,

은하수가 진하고 선명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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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그 열차를 배경으로 하는 포인트는 아무래도 답답한 느낌이 없지않아서 철길쪽으로 다시 옮겼다.

이제 좀 시원시원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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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사진을 확인하는데 다른 사람의 탄성이 들렸다.

무슨 일인가 고갤 들어보니 엄청나게 큰 유성이 떨어졌다고 한다.

하필이면 그때 유성이 떨어진 위치를 정면으로 보던 카메라는 사진 확인중이라 못찍고

이 사진만 건졌다.


유성 풀샷을 못찍었는데, 정말 이렇게 크고 선명한 놈은 처음본다.

워낙 큰놈이라 사진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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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시 넘어서 겨우 올라온 탓에 동트기 전까지 은하수를 볼 시간이 얼마 없는데

참 길게 느껴진다.

이 폐역처럼 나의 시간도 잠시나마 멈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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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나마 멈춘듯,느리게 흐르던 시간도 어느새 다 지나고 아쉽게도 하늘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서리도 맺히기 시작하여 장비들을 전부 챙기고 철수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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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장은 갤럭시s10으로 찍어보았다.

작년 은하수 여행에선 다소 구형 스마트폰을 썼던 관계로(심지어 등산중에 떨어뜨려서 카메라 상태도 좋지않았다)

은하수 찍을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이번에 갤10으로 바꾼김에 은하수를 찍어보았는데

이게 생각보다 더 잘 나왔다.

물론 폰이라는 한계가 있다보니 디테일이 많이 아쉬우나

이렇게 제법 선명한 은하수가 찍힐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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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봄의 새벽 찬공기를 맞으며 다시 일신역으로 복귀.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안고 출발한 2020 첫 은하수 여행.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추억을 남기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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