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지방의 결정적, 그리고 핵심적 차이는 대중교통 차이임

대중교통으로 전국 여기저기 다녀보면서 내린 결론임

서울도 살기 좋은 곳, 살기 나쁜 곳 다 있고, 살기 나쁜 곳 중에는 차라리 어디 개깡촌에서 나는 자연인이다 찍는 게 나을 정도인 곳도 있다

아니, 서울에도 개깡촌 동네들도 있어. 사람들이 잘 모를 뿐이지, 전원일기 찍어도 될 만한 곳들도 있다

하지만 지방과 가장 큰 차이점은 대중교통이 매우 좋다는 거

대중교통이 좋으니까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른 동네 가서 부족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쉬워

서울이라고 무슨 모든 동네마다 다 대형마트 있고 대형 극장 있고 연예인 활보하고 다니는 줄 아냐

반면 지방은 대중교통이 너무 나쁨

그러니까 사람들이 못 모여

사람들이 못 모이는 것 뿐만 아니라 있던 사람들도 다 떠나감

왜 떠나냐구?

떠나는 원인들 다 근본 원인은 대중교통이 너무 나쁘기 때문임

기업 유치가 안 되요, 서비스가 없어요 등등등 전부 대중교통이 너무 나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임

심지어 현재 저출산도 가장 큰 원인은 과도한 이촌향경 (이촌향도 ㄴㄴ 서울로 인구 초집중인 이촌향경) 때문인데, 이것도 근본 원인은 지역의 대중교통망 붕괴임

관광도 마찬가지구

요즘 지방에서는 '거주인구' 대신 '생활인구'라는 개념으로 지역 소멸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음

관광 산업은 바이럴 마케팅의 끝판왕이고, 성수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비수기가 중요함. 성수기는 오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잘 온다. 대신 비수기를 얼마나 잘 버텨내는지가 관건이지

비수기에 가는 사람들이 누구겠냐? 돈 없고 시간 많은 사람들이 많지. 이들이 자차 몰고 가겠음, 대중교통으로 가겠음?

대중교통으로 지방 여행 가면 가장 큰 문제가 대중교통이 너무 나빠서 어디 제대로 돌아다니지를 못 해

버스 한 번 놓치면 1시간은 다행이고 심하면 아예 반나절, 한나절 날려야 하는데 관광이 되겠음?

가더라도 계속 마음 한 켠이 불안하지. 버스 시간 계속 생각하며 다녀야 하니까

비수기에 놀러 갔다 와서 주변에 자랑 한 번 하고 sns에 사진 하나 올리는 것들 모두가 홍보인데 이러니 지방 관광이 홍보가 될까

비수기에 파리 날리니 성수기에 바짝 땡겨야 해서 바가지는 끊일 수가 없고, 비수기에 바이럴 마케팅이 하나도 안 되니 매 성수기 즈음마다 홍보비를 1회성을 왕창 소모해야 하고, 그래봐야 또 성수기 끝나면 파리 앵앵에 잊혀지구 다음 해 또 똑같은 상황의 반복

이게 우리나라 지방 관광 산업 상황임

요즘 지방에서는 속초 엄청 부러워하고 속초 배우자고 하고 있음

웃긴 건 속초가 크게 뜬 핵심 이유는 안 배우고 다른 것들을 따라하려고 해

속초가 크게 뜬 핵심 이유? 속초는 대중교통이 좋아

1번 버스가 고성군 해안가 전역, 9번 버스가 양양군 북부 양양군청까지 커버해

이 버스들이 배차 시간이 괜찮아

그러니까 속초는 대중교통으로 가도 질리지가 않아

속초에서 영랑호-청초호 해변에서 놀고, 다음에 속초 가면 설악산 가고, 그 다음에 속초 가면 이제 다 봤다? 버스 타고 고성, 양양 넘어갔다 오면 돼

속초 안에서도 버스 타고 돌아다녀도 되구

이러니까 연중 내내 사람들이 속초로 몰려가고, 그 사람들이 sns에 자랑하고 주변에 자랑하니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이 어마어마하게 되는 거야. 그럼 그거 보고 또 가겠지? 간 사람들이 또 자랑하면 그게 또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이 되는 거고, 이러다 성수기 되면 존나게 미어터지면서 돈복 터지지. 또 비수기에도 계속 와주니까 서비스 질을 유지하기도 훨씬 쉬워

그래서 속초는 생활인구로 보면 인구가 상당히 많은 도시이고, 생활인구가 많으니 발전하는 거임. 덕분에 고성군, 양양군으로도 낙수효과 벌어지고 있구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가 이건 정작 외면함. 인구 줄어든다고 대중교통은 아예 폐선급으로 없애버리고 계속 와달라고만 하고 있음

서울 사는 거 부럽단 글 보고 국내여행 여기저기 다니며 생각하고 느꼈던 거 두서 없이 글로 남김

서울이 타지역보다 진짜 좋은 건 대중교통이 넘사이기 때문임

나머지는 그로 인해 파생되는 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