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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 식물 팔려고 내놓았다가 방문판매원 된 썰6앱에서 작성

바이올렛매니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6 19:09:18
조회 926 추천 17 댓글 8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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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사용중인 농약이나 살충제가 있으신가요?
꽃님은 수납장 사이를 뒤적이다 포장을 뜯지않은 스프레이 하나를 건네주며 물었다. 이거 벌레잡는 약이라길래 xx갔을 때 사왔는데. 근데 뭐 마실래? 믹스 커피랑 내린 커피중에 뭐가 좋아요?
나는 내린 커피가 대체 뭘까 생각하며 믹스 커피 주세요, 라고 답했다.


스프레이는 여러가지 벌레 사진이 인쇄되어 있었고 성분표가 적혀있을 방향으로 용기를 돌리니 복합비료라고 쓰인 첫 문단이 보였다.
비료? 나는 의아해하며 주욱 나열된 단어들을 해석하려 노력했다.
잠깐의 노력끝에 제충국이란 단어가 눈에 띄었다. 아하 그렇군.


이윽고 꽃님이 로얄알버트 풍의 화려한 장미가 그려진 고급스러워 보이는 찻잔 3개와 장래희망이 피클이었을듯한 15cm 남짓한 배배꼬인 오이, 파프리카와의 위험한 밀회 끝에 태어난 듯한 조그맣지만 단단해 보이는 과육을 가진 토마토 여러 알이 든 접시가 별이 다섯개 돌 침대, 아니 돌 소파 끄트머리에 위태롭게 놓였다.
꽃님의 친구분이 먼저 찻잔을 집어들며 이거 222맞아? 라고 물었고
꽃님은 이거 믹스 한 포야~ 가끔은 이런거 먹어줘야지 프림은 확실히 들었어 하고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나는 미처 녹지 못한 동결건조 커피 조각들이 빙글빙글 소용돌이 모양으로 녹아내리는 것을 바라보곤
눈에 띄지 않게 찻잔이 든 쟁반을 슬며시 소파 안쪽으로 안전하게 안착시키며 제충국이 든 제품이네요. 국화과 식물에 든 성분인데 벌레를 마비시켜 죽인다고 해요. 이거 쓰시면 진딧물은 잡힐거에요. 라고 말했다.
꽃님은 진딧물? 나는 눈이 어두워서 작은건 안보여요. 라며 내가 집어들었던 화분을 요리조리 돌리며 살폈다. 아차, 연세가 있으셔서 벌레들이 안보이시겠군. 나는 스스로의 아둔함을 자책하며 말했다.
너무 작아서 잘 안보여요. 근데 꽃잎 뒷면에 진딧물이 많이 붙어 왔네요. 새로 뭐 들이실 때 벌레가 붙어오면 여기저기 다 퍼지니까 님오일이나 농약을 쓰시는게 좋겠어요, 했다.


꽃님은 님오일? 그건 뭐에요?라고 말했고 꽃친구님 역시 처음 듣는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농약 대신 친환경 농법 할 때 쓰는 제품인데 라고 긴 설명을 천천히 또박또박 시작했고 종종 두 분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이런건 어디 적어놔야 안잊어버리지 우린 돌아서면 잊어먹어요. 라고 말하며 마치 법력 높은 스님의 설법을 듣는 보살님들 마냥 공손하게 두 손을 모아 경청했다. 두 분의 뜨거운 시선 때문에
내 얼굴은 뜨거운 물에 들어간 꽃게 마냥 벌게지지 않았을까 걱정될 정도였다. 점점 목소리가 떨려오는 걸 느끼며 나는 설명을 다급히 마무리하고 오이를 한 입 깨물었다. 놀랍도록 채즙이 많고 싱싱한 맛이었다. 연이어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토마토 대회에 나가도 일등을 할 법한 토마토를 입에 넣고 깨물자 톡 으깨지며 짭짤하면서도 달큰한 향이 입 안에 퍼졌다. 아니 이 맛은..! 나는 진심으로 감탄하며 토마토가 정말 맛있네요. 하곤 긴 설법, 아니 새파랗게 젊은 애송이의 가드닝 노하우 전수를 끝맺었다.


꽃님은 토마토도 키우신거에요? 라는 내 물음에 아니 샀지~하며 좀 싸줄까? 하곤 대답도 듣지 않고 부엌으로 미끄러지듯 사라졌다 나타나 검은 봉다리에 싼 토마토 한 무더기를 내 작은 크로스백에 우겨담았다.
나는 한동안 물고기를 키우시니 물고기 똥물 버리지 말고 화분에 주면 잘 자랄거에요 같은 얄팍한 팁을 전수했고 꽃님은 여전히 감동적인 설법을 들은양 경건하고 사랑을 가득 담은 눈빛으로 날 바라보다가 한 마디 했다. 근데 우린 나이가 있어서 인터넷으로 뭘 살 줄 몰라. 다 양재가고 어디 가서 사오지. 젊은 엄마가 좀 대신 주문해주면 안될까?
어 그럴까요? 집 주소를 여기로 해서 택배로 받으시고 돈은 입금해주실래요? 하니 꽃님은 매우 기뻐했다. 연이어 내가 필요한 물건들, 님오일이나 총진싹 입제같은 자재들을 꽃님의 의견을 받아 장바구니에 담는 동안 꽃님은 내 입에 토마토를 쏙쏙 넣어주며 근데 젊은 엄마가 믹스 커피 먹는다니 참 좋네~ 요즘 젊은 엄마들은 믹스커피 달다고 안마시잖아~ 하며 꽃친구와 호호호 웃었다. 나는 아 저는 믹스도 좋아해요. 달고 맛있잖아요. 커피는 역시 222이죠. 라며 맞장구 쳤다.


꽃님은 주문이 마무리되자 내심 친구의 베란다가 정말 카페같고 나는 정글이야 하면서 은근히 내가 친구네 집도 방문하길 원하는 눈치였다.
아유 어머님들이 자꾸 자랑하시니까 이거 안가볼수가 없겠네요 궁금해서, 라고 답하니 꽃친구 님의 어깨가 에베레스트처럼 높아졌다. 응 그럼 나 먼저가서 좀 정리할테니 천천히 와~ 하곤 서둘러 찻잔을 내려놓은 꽃님의 친구분은 종종종 자리를 떴고 나는 화장실을 좀 쓸 수 있을까요? 하고 손을 씻으러 갔다. 꽃님은 젊은 엄마 온다니까 남편이 아침부터 화장실이 깨끗해야 한다고 청소를 했어, 라고 말했고 얼마전 디스크 수술을 했다는 분이 청소까지 하시다니 이건 너무 죄송한데..라 생각하며 서둘러 윗 층으로 올라갈 채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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