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신 버전으로 불살하면서 이상하게 느꼈던 부분이

아스리엘이 차라를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고 하는 표현하는 장면이었음

난 보통엔딩 보고 나무위키 한번 훑어서 대충

- 비디오에 나오는게 차라임

- 차라 나쁜 넘임

이렇게 셀프스포당하고 불살한건데도

비디오에 등장한 차라가 나쁜 사람처럼 느껴지진 않았거든

2.

근데 너 버전 플레이 영상 보니까 대단한 사람은 아니었다고 하더라

원문은 'wasn't reeally the greatest person'이니까

이 번역이 더 본래 뜻에 가깝다고 생각됨

그리고 이어지는 문장에서 프리스크같은 친구를 원했다는 거보면

저 문장은 의미는 '차라는 프리스크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겠지

불살의 프리스크가 대단한 이유는

자기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죽지도 죽이지도 말자를 실천하는 대인배이기 때문이고

차라는 자기가 친근하게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장난도 치고 선물도 주고 받는 등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불살에서는 흑화한 아스리엘을 구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싫어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복수를 꿈꾸기도 하는

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던 걸로 보임

차라가 죽이려고 했던 인간들도

(아마 인류를 싫어하게 된 원인이 되었을) 자기가 살던 마을 사람들이었고

그렇다고 살인이 정당화되느냐는 또 별개의 문제이다만..

3.

그런데 몰살루트에서 튀어나오는 차라는 전혀 평범한 사람같지가 않음

세상을 파괴하고 싶어하는 건 그렇다쳐도

사이좋은 가족이었던 염소들까지도 가차없이 죽여서 위화감을 느꼈는데

심판하고 연결해서 생각해보니 나름 납득이 되는거 같음

샌즈는 EXP와 LV을 올릴수록,

다른 이에게 고통을 줄수록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덜 상처받게 된다고 함

나는 이게 프리스크한테만 적용되어서

'프리스크가 반복되는 괴물살해로 정신줄을 놔버려서

차라가 프리스크의 몸을 차지했다' 정도로 체감하고 있었는데

사실 EXP와 LOVE는 프리스크와 차라 둘 다,

혹은 차라에게만 영향을 끼치는걸수도 있겠다 싶더라고

실제로 스탯창은 차라의 LOVE가 올라가는 것 처럼 구성되어 있기도 하고

괴물들을 죽일수록 선도 악도 아닌 평범한 차라에서

사랑했던 가족들까지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한큐에 죽여버릴 정도로 악의에 가득찬 차라로 변해가는 거지

몰살 진입하면 플라위가 차라를 바로 알아보는 연출이 있는 건..

플라위도 맛이 간 상태라 마지막에 사람들을 죽이려고 했던 차라만을

왜곡해서 기억한다고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4.

언더테일 속 델타룬 전설의 천사는

플레이어라면 델타룬 문양과 같은 형상인 아스리엘로 많이 생각하는 거 같고

게임 속 괴물들은 프리스크를 천사라고 생각할 거 같은데

나는 거슨이 델타룬 전설을 얘기해주면서

굳이 파괴로 괴물을 해방시키는 죽음의 천사 이야기를 꺼내서

중의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긴게 이상하더라고

이 게임은 몹 다 죽이는 것도 가능하다는 암시라면 모르겠다만..

몰살에서 아스리엘은 등장하지 않고 플라위도 별 힘 못써보고 쥬금

프리스크도 차라가 막타 안쳐줬으면

샌즈랑 평생 자강두천 싸움하고 있었을거고

프리스크가 미처 못 죽인 괴물들은

차라가 세상을 파괴해서 완벽한 자유를 주기도 하고

(이 부분은 차라 9999999로 화면을 때린게 사실을 페이크고

완벽한 몰살을 위해 몰살 후 불살을 유도한다는 추측을

재밌게 보고 나름 납득도 갔는데 일단 나타나는 연출상으로는 파괴한 것처럼 보이니까)

불살에서는 아스리엘이 먹은 영혼 다 구하고

마지막에 아스리엘도 불러야 한다고 함

물론 주인공이 뉴홈에서 몬스터들이 해줬던 얘기를 기억했거나

중2병처럼 보스전 시작할때 아스리엘 이름이 대문짝만하게 찍히는 걸 기억해서

불살하려면 저 놈도 구해야지..라고 생각한 것 일수도 있음

그런데 여기서 갑자기 차라가 떨어졌을 때

아스리엘이 어떻게 자신을 구해줬는지 회상이 들어간단 말이지

이건 아스리엘을 구하고 싶어하는게

차라라는 걸 보여주는 연출이라고 생각함

정리하자면

불살에서는 차라 덕분에 프리스크가 아스리엘을 구해서

결계를 깨고 지상으로 나갈 수 있었고

몰살에서는 차라가 세계멸망을 시켰으니

차라야말로 구원자로서의 천사에도 죽음의 천사에도

부합하는 천사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봤음

이 시간까지 안 잘 생각이 아니었는데

쓰다 보니까 왜케 길어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