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석과의 첫만남은 그냥 평범했어.

대략 겨울지나고 3월에 영내에 피는 개나리보면서 진지공사 할때쯤임.

난 그때 지통실장 이였으니 가운데 의자에서 딩가딩가하면서 폰겜좀 하고있었음.

우리부댄 지통실에서 일일결산 끝나고 체육활동 하기전 잠시 한가한 그때 신병들이 들어옴.

마침 그날도 신병이 왔었고 그때 그녀석이 있었는데, 그땐 몰랐어. 다 얼어가지곤 부들부들거리고 있는데 구별이 되나.

그때 나랑 친하던 작전과 계원 녀석이 신병와서 후임뽑겠다고 하길래 별생각 없이 어 그래라 니꼴리는애로 잘뽑아봐 했지.

근데 그게 지금생각해보면 참 실수였음.

그뒤로 한  일주일 있다가 계원녀석이 부들부들하고 있는 녀석 한명 델고오더니 나한테 소개를 시키는거야.

난 '너 작전과 일 빡세 자신있냐?' 하고 물었지만 똘망똘망한 눈으로 자신있다는거야.

그때 애좀 귀엽게 생겼다고 생각되서 신병은 알겠다고 한뒤 보내고 계원하고 있을때 물어봤더니 사실 남은놈이 걔뿐이라 줏어온거래.

뭐 그때까진 걍 그러려니 했지. 그때 그 신병하고 같이왔던 애들이 막 곰탱이같은 애들이 좀 많아서 군수과쪽에서 보급병으로 잡아갔거든.

그렇게 한 3개월쯤 지났어. 슬슬 유격훈련할때 됬지.

근데 신병을 델고와서 한 3달정도 살아보니 애가 좀 허당임. 간단하게 말해서 약간 고문관 스톼일 이였지.

내가 업무보고있으면 내 옆에서 걔네둘이 앉아서 일하는데 맨날 찡찡대고 실수하고 그러는겨.

그래도 선임계원녀석이 마음이 착한애라 애를 막 갈구고 그러진 않았지만 신병입장에선 부담이 좀 많이 됬나봐.

그 선임계원이 고생하는걸 보는 다른애들이 그 신병을 좀 갈구고 그랬던거 같음.

그러다 이제 미연시에나 나올법한 일이 일어남.

내가 작전과 소속이다보니 체육활동시간에 딱히 인솔할 애들이 없거든.

그래서 난 그시간에 일없는 계원들 몇명 델고 뛰든가, 아님 본부포대 작전과 애들 생활관 가서 낮잠잤음. 그땐 같은 부서원끼리 생활관 편성이였음.

그날은 계원들이 몇몇은 평소 업무보고 할일 없는 애들은 체육활동 하고 그랬는데 난 델고갈 애들이 없어서 낮잠자러 갔었음.

근데 내가 제일 창가쪽 자리 2층침대위에 올라가서 자고 있던터라 문쪽에선 거기서 사람이 자고잇는지 잘 안보여요. 

그리곤 자러 누운지 한 10분쯤 있다가 누가 들어오길래 걍 누가 왔구나 하고, 슬슬 잠들려던 터에 흐느끼는 소리가 들림.

그때 '시발 이거 누군가 부조리로 인해 울고있구나'란 생각이 퍼뜩 드는거야. 그래서 정신이 번쩍들어서 깸.

퍼뜩 놀라서 일러나니까  그 신병이 지자리에 앉아서 울고있더라고.

나중에 안거지만 걔 선임 계원이 착해서 걍 자기가 마무리 할테니 가서 체육활동 하라고 보냈던거지.

그당시 느낌으론 둘이 눈 딱 마주쳐서 서로 한 2분쯤 굳엇었음.

신병입장에선 지자리에 앉아서 우는데 누가 위에서 벌떡 일어나는걸 보니 지통실장이 있는거지. 얼마나 놀랬겠어.

뭐 여튼 난 군대부조리는 척결해야된다는 사상이기 때문에 신병이 우는걸 그냥 넘어갈수가 없었지.

일단 내려가서 우는건 달래고 PX라도 델고가서 상담을 해봐야겠단 생각이 바로 들더라. 

다음 이야기는 반응좋으면 계속 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