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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4chan 번역] 3부 - 가브와 끝?

ㄴㄴ(180.65) 2016.06.26 05:53:43
조회 4179 추천 53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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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가브와 밥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warhammer&no=1472588

2부 - 가브와 탈라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warhammer&no=147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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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심문관 트라엘라는 아뎁투스 소로리타스를 질투했다. 황제 폐하를 위해 싸우는 일은 그들에게 단순했다. 배교자를 찾아, 불로서 정화한다. 단순하고, 거칠었으며, 효과적이었다. 전쟁에 단련된 그 자매들 중 누구라도 행성단위 정화에 서류 작업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았더라면 당장 자신의 맹세를 거두고 단순한 삶을 찾아 무희가 되러 떠났으리라.


트라엘라는 그녀의 큰 나무 책상에 몸을 기울인 채, 그녀의 목소리에 맞춰 전깃펜(Electroquill)으로 열성을 다해 양피지 두루마리를 긁어내고 있었다. 그녀는 커다란 묶음의 사건 기록을 들고 있었고, 하나씩 읽어 내리며 그녀가 생각하기에 합당한 형벌을 선고했다.


마넥(Mannec)에서 쾌락의 둥지를 정화하는 동안 악마적인 힘과 접촉한 모든 가드맨, 행성방위군(PDF), 통치자와 민간인은 그녀 휘하 부대원들에게 엄격한 신문을 받아야 했으며, 그들 중 몇몇은 그녀 자신이 혹은 워프 폭풍이 터지기 전부터 조사를 시행해오던 다른 인퀴지터들이 직접 찾아가볼 필요가 있을만큼 중요했다.


빅토리 시티 (성전 때부터 남겨진 이 오래된 이름은 이 행성의 과묵한 행정부가 황제 폐하의 뜻에 동참하도록 '설득' 되었을 때부터 붙여졌다.), 그 중앙으로부터 5마일 반경이 초토화되었고, 안정적인 워프의 균열에서 악마들이 주위 환경으로 쏟아져나왔다. 가드의 예봉이 이 행성에 주둔해 있었으므로 (우연히 14차 검은 성전에 대비하기 위해 수송을 기다리던 차였다.) 그들은 천천히 슬라네쉬의 악마들을 좌초시켜 몰아냈다. 그리고 이제 트라엘라는 그들 사이로 어떠한 타락도 퍼지지 않도록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었다.


트라엘라는 여든 번째 생일까지 고작 몇 년 남지 않은 나이든 여성이었다. 연명 시술은 그녀의 외관을 30대 초반에 그랬던 것처럼, 상큼하고 아름답게 유지해주고 있었다. 그녀는 고귀하고 지적인, 은하에서 제국이 소유한 평화로운 영토라면 거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공직자의 팔에 안겨 아양을 떠는 종류의 여성들같은 외관을 지니고 있었다.


평화. 트라엘라는 한숨을 쉬며 암청색의 눈을 감고 한손으로 그 위를 문질렀다. 평화와 싸우는 일은 전쟁에서 싸우는 것만큼이나 처절했다. 평화는 따분함으로 향하는 길이었고, 따분함은 마넥에서 벌어진 것과 같은 젠장맞을 악몽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지루한 공직자는 기이한 난교 단체에 들어가고, 지루한 젊은이는 폭력적인 하이브 갱단에 들어가며, 지루한 정치인은 비밀 신성 결사에 들었다. 그것들이 전부 트라엘라가 일상적으로 처리하는 일이었으며, 하나도 빠짐없이 어리석고 따분한 죄악의 냄새를 풍겼다.


그녀는 업무로 돌아가기 전에 그릇을 들어 물을 홀짝였다. "하크 스페처 이병. 데모넷으로 알려진 악마와 싸우다 부상. 증상은 산만함, 성욕 증가, 쉴 새 없는 추행." 더 생각할 필요도 없이, 그녀는 하크 스패처 이병에 대한 처분을 전깃펜의 철망에 내리며 사안을 넘겼다.


"판결 : 전투형 서비터로 개조하기 위한 정신 세척." 그녀는 양피지 조각을 불안정하게 쌓인 '진행'무더기에서 그만큼이나 높은 '처리' 무더기로 던졌다. 그녀는 계속해서 낮은 계급들을 헤쳐나가며 제멋대로 형량을 선고했다. 중노동이 그녀가 선사할 수 있는 최고의 상냥함이었으며, 끔찍하게 뒤틀린 몇몇 경우에는 빠른 죽음을 내리도록 자비로웠다.


그녀는 현지의 가드맨 사령관이 친히 찍은 직인을 인 양피지에 이르러 자세를 고쳤다. 트라엘라는 이단 심문관으로서 보내온 세월동안 상냥한 말 혹은 총을 쓰는 것보다 상냥한 말과 총을 함께 쓰는 것이 효과적임을 배웠고, 따라서 사령관(제기랄, 이름이 뭐였지?)이 특별하다거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을 표시할 수 있도록 허락해두었다. 그리고, 이 특권이 실제로 사용된 것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녀는 이름을 소리내어 읽었다. "선임하사 가브 스미스, 제 25 카라낙 오그린 편제 소속, 오그린 본헤드." 그녀는 나머지도 소리내 읽으려 했으나, 이내 뒤로 기대어 눈으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뭐, 사령관도 아주 멍청이는 아니었다. 그녀는 사령관이 그가 마음껏 날뛰도록 내버려두거나, 그들을 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살아남은 모든 장병들을 표시할 줄로만 알았다.


서면을 그대로 믿는다면, 이 경우는 확실히 특별했다. 이 오그린은 혼자서 사우전드 선 배신자 군단의 일원을 무찌르고, 시스터 레펜티아 한 명의 도움 말고는 아무 것도 없이 슬라네쉬의 그레이터 데몬을 무찌른 것이었다.


트라엘라는 얼굴에서 그녀의 은백색 머리칼을 젖혀내며, 일어나 그녀의 커다란 책상을 향해 앞으로 숙였다. 워프 씨발, 그게 어딨더라? 그녀가 통신 중추, 그녀의 부대원들이 능숙한 징발 솜씨로 '습득한' 기기를 찾는 동안, 종이들이 바닥에 팔랑이며 떨어졌다. 그것만 있으면 한 번 톡 하고 두들기는 것만으로 가능한 온갖 통신, 그녀의 가족부터 사령관 본인에게까지 연락할 수 있었다.


"머크, 대화를 나눌 사람들이 몇 명 있다. 하나는 범우주 텔레파시(Astrotelepathic), 나머지는 현지에서." 그녀의 보좌관이 힘없이, 하지만 즉각 대답했다. 뭐, 자고 있었던 놈 잘못이지. 죽으면 실컷 잘 수 있는데 말이다.


"첫 번째 사람은 내 이단심문관으로서의 권한을 총동원해야 연락할 수 있을 거야. 바로 대답이 올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아뎁투스 아스타르테스, 스페이스 울프 챕터의 일원, 그렌리스라는 이름의 수련생이다. 또 현지 가드맨 사령관과 연락하도록. 이건 최대한 빨리." 그녀는 보좌관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연락을 끊었다.


종이 다발을 내려다보며, 그녀는 잠시 사색했다. 오그린 가브 스미스. 악마적인 힘으로 가득찬 두 존재를 이기고도 살아남은 자. 꽤나 가치있는 자원이었다. 곧이 곧대로 믿는다면.


지금처럼 범우주 텔레파시가 엉망이 된 상황에서는 필요한 정보를 모으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제 25 카라낙 편제의 가브 스미스에게 더 할 일이 없는 이상, 다시 앉아서 업무로 돌아가기 전에 그녀는 그 종이뭉치를 홀로 '미결' 자리에 올렸다.


"저기, 그냥 직접 호출하셨어도 됐을 텐데요, 심문관. 할 줄 아는 걸 저도 아는데." 사령관 슈톨트가 몇주에 걸친 전투 끝에 부서지고 더러워진 갑옷을 입고 그녀 앞에 서 있었다. 행성의 다른 거주민들처럼 떡 벌어진 몹집에 다부진 체격을 한 그는, 부스스한 머리를 흉터로 뒤덮인 험악한 얼굴에 드리우고 있었다. 트라엘라는 그의 연대가 오그린과 잘 어울리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진화론적으로 그들은 그다지 크게 분화된 것 같지 않았다.


"습관이 무섭지, 안 그래." 그녀는 빙그레 웃고는 그녀의 거대한 종이 더미를 움직였다. "이걸 보좌관에게 건내주면 이 난장판을 수습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 어리석은 탐정을 연기하는 것은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샅샅이 캐물을 수도 있었지만, 지위에 맞지 않게 무방비한 모습을 연기하면 웬만해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어쨌건." 그녀는 말하며 일어나, 가브의 문서 다발을 집어들었다. "본론으로 들어가자구. 이 가브 스미스라는 친구. 이 오그린이 이 서류더미에서 당신 도장이 찍힌 유일한 인원이라는 데 꽤나 놀랐어."


트라엘라의 비틀거리는 태도에도 사령관 슈톨트는 겉으로는 전혀 영향받지 않고 있었다. 그는 단순히 알아들었다는 의미로 머리를 기울였다. "예. 그렇습니다. 가브는 연대에 귀중한 자산입니다. 잘 싸우고, 그 어떤 본헤드보다 자기 부족원들을 잘 훈련시키며, 그의 믿음은.." 슈톨트의 흉터로 덮인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자 몹시 험악해보였다. "뭐, 직접 보기 전엔 모르실 겁니다, 이단심문관 각하."


설마 그러려고, 트라엘라는 생각했다. 그녀는 개인선을 타고 은하를 가로질러, 행성에서 행성으로 다니며 제국의 충직한 하인이라 불리는 자들이 황제 폐하께 등 돌리는 광경을 보았다. 오그린은 짐승같은, 아둔한 자들이었고, 트라엘라 생각에 그들이라고 다를 것은 없었다.


"그래, 두고봐야 할 일이겠지, 사령관." 그녀는 중립적으로 대꾸했다. "계속하지. 보고서에는 이 오그린이 탈라라는 시스터 레펜티아와 함께 슬라네쉬의 그레이터 데몬을 물리쳤다고 돼있는데." 그녀는 계속하기 전에 말의 여운이 가시도록 잠깐 기다렸다. "이걸 두 눈으로 직접 보지는 않았겠지..."


사령관 슈톨트의 털이 왠지 곤두선 것처럼 보였지만, 그는 분노를 억제해냈다. 트라엘라는 즐거움의 미소를 익숙하게 흩어버렸다. 수년간의 가식 끝에 따라온 능력이었다.


"아니라는 걸 아시지 않습니까. 보고서 서두에 쓰인 것처럼, 저는 카오스 전열의 반대편에 있었습니다."


"그럼..." 그녀는 계속했다. "거기 도착했을 때 시체가 있었나?"


슈톨트는 그럴 수만 있다면 트라엘라를 한 대 칠 것처럼 보였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아니라는 걸 아시지 않습니까. 심문관 각하. 악마의 시체는 죽은 뒤에 없어집니다. 선임하사보다 위 계급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녀는 끄덕였다. "그럼 자네가 가진 것이라곤 아뎁투스 소로리타스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 빛 바래는 시체가 있었다고 보고한 말 뿐이로군. 그리고 가브의... 여분의 증언이랑." 그녀는 '우둔한'이라는 말을 쓰려 했으나, 장군의 심기가 비협조적이기까지 불편해지길 원치 않았기에 말을 가렸다.


"이단심문관 각하, 가브는 그런 걸로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빌어먹을, 전 그가 거짓말을 어떻게 하는지 아는지나 모르겠습니다." 사령관의 얼굴에 짜증이 떠올랐다. 그는 지나친 철야와 끝없는 회의 끝에 지쳐 있었다. "만약 그 오그린이 정치인이었다면, 제국 역사상 최초로 정직한 정치가가 됐을 겁니다."


트라엘라는 이 회담의 끝이 소리지르기 시합으로 달려나가는 것을 감지하고는 미소와 손사레질로 상황을 진정시켰다.


"가브의 정직함을 의심하는 게 아니야. 물론 그가 본대로 보고했다고 믿지. 하지만 악마들과 상대할 때, 자네가 보고 기억하는 모든 것들이 항상 진실로 일어난 일인 건 아니야. 감당 못 할 힘들은 그와 가까이에서 마주친 자들의 생각과 기억을 왜곡하려 들지. 그리고 가브는 이미 전에도 한 번 카오스의 힘과 마주한 적이 있었어." 그녀는 문서 다발을 들어올렸다. "내가 보고서를 잘못 읽은 것이 아니라면 말이야."


사령관 슈톨트는 눈에 띄게 진정하고는 끄덕였다. "가브는 훌륭한 군인이고, 제 휘하에 있었던 가장 똑똑한 오그린 중 하나입니다. 제 연대에 큰 손실이었을 겁니다 만약... 그가 은퇴했다면 말이죠." 슈톨트는 스트레스에 지친 모든 사람이 그렇듯 이 주제 저 주제 사이에서 춤추고 있었다. 트라엘라는 그의 발걸음에 감사를 표하고는, 물러가도 좋다고 했다.


슈톨트를 그렇게 몰아붙인 결과, 그녀는 원하던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가브는 자기 상관의 신임을 받고 있었다. 슈톨트가 단순히 가브를 동정해서 한 일이 아니었다. 이 사실을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 그것이 문제였다.


사령관과의 만남이 있고 일주일 뒤, 현지 카페에서 한산한 순간을 즐기던 그녀는 기다리던 무료 제공 만찬이 아닌, 보좌관으로부터 긴급한 호출을 받았다.


스페이스 울프 그렌리스가 그녀의 범우주 텔레파시 전갈을 받았고, 심문관과의 직접 연락을 위해 대기중이라는 것이었다.


저녁 시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곧바로 사무실로 향했다. 비록 그녀의 명목상 권한은 제국의 그 누구보다 상위였지만, 아뎁투스 아스타르테스의 일원을 기다리게 두는 건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었다.


그녀의 엄지가 통신 중추의 전원을 켜는 룬 문자를 누르자, 3차원 도형 자료가 윙윙거리며 시작을 알렸다. 상자같은 형태 위에 붙은 렌즈는 생명력으로 반짝이며 불분명한 입체 화상을 정강이 높이로 쏘아올렸다. 그녀가 주먹으로 기기를 내리치자 화상이 훨씬 선명해졌다.


스페이스 마린은 비록 그녀보다 작게 줄어들었음에도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그는 갑옷 한 벌을 전부 차려입고 서 있었으며, 수려한 늑대 가죽 모피가 그의 장대한 견갑에 드리워 있었다. 그의 젊은 얼굴은 흠잡을 데 없었으며, 텁수룩한 수염이 야성적인 눈빛과 짝을 이루고 있었다. 입체 화상의 색깔은 바래 있었지만, 그녀는 그의 견갑에서 명망높은 스페이스 울프 챕터의 문장을 두른 밝은 노란색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이단심문관 트라엘라." 그렌리스는 목례를 했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다. "오그린 가브가 어떤 문제에 처했다고 들었소. 뭘 도와드리면 되지?"


그렌리스는 성스러운 행성 카엘리스에 평화를 가져온 작전을 다시금, 그 유명한 챕터 특유의 간단하고 직설적인, 정직한 어조로 다시 말해주었다. 그들은 전투가 가장 치열할 때 강하했으며, 타락한 신전을 향해 싸우며 전진하였지만 그들의 일이 이미 끝나 있음을 발견했노라고.


"보아하니 그 오그린의 부대는 도시로부터 소서러가 불러낸 하수인들의 방비가 취약한 구획을 돌파한 것 같았소. 놈은 대부분을 우리와 싸우는데 보냈기 때문에, 가브와 그 부족원들이 더욱 쉽게 전진할 수 있었지. 우리가 목표 지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읽었겠지만 그 혼자 죽은 소서러 위에 앉아 갓난아이처럼 소리치고 있었고, 우리가 그에게서 들을 수 있었던 말은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던 '네가 밥을 죽였어'라는 말 뿐이었소."


"그래서 그가 소서러를 죽였다고 말했을 때 그 말을 믿으셨군요?" 트라엘라는 그녀의 지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을 느꼈다. 그는 책상 위로 몸을 기울여, 가슴 밑에 팔을 받치고 실제로는 그녀 앞에 서면 우뚝 솟아있을 남자의 작은 모조품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렌리스는 끄덕였다. "그는 몸 대부분에 심한 화상을 입었고, 우리가 그를 일으키려고 했을 때, 그의 손가락 대부분이 부러져 있는 것을 보았소. 아마도 그가 소서러의 얼굴에 한 일 때문이었겠지." 그렌리스는 씩 웃으며 그의 비정상적으로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다. "그는 그 개자식의 얼굴을 가루만 남을 때까지 내리쳐 부숴버렸소."


트라엘라는 그 말을 소화해내느라 시간을 들였다. 사령관의 말은 적당히 걸러서 들었다. 그는 물론 인간일 뿐이었으니까. 그러나 아스타르테스는 전적으로 다른 무언가였다. 카오스 문제에 있어 늑대들보다 믿음직스러운 챕터는 그레이 나이트들 뿐이었다.


"시간을 내 주셔서 고맙군요, 그렌리스.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렌리스는 끄덕였고, 성스러운 독수리의 호를 그었다. 생각에 빠진 트라엘라를 남긴 채, 그녀 앞에서 화상이 사라졌다.



조사의 마지막 단계는 대상과의 면담이었다. 가브는 의무대에서 퇴원해 현재 한때는 행성에서 가장 거대한 호텔이었던 임시 막사에서 지내고 있었다. 면담 대상자가 익숙한 장소에서 면담을 진행하면 그들을 진정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전구가 달랑 하나 달린 살균실로 호출하는 건 결과적으로 수많은 신경 쇠약을 일으킬 뿐이었다.


방문하기는 쉬웠다. 그녀는 입구에서 맞이하는 서비터를 거의 눈치채지 못했다. 딱히 놀랄만큼 바뀐 것은 없었다. 아마 그녀가 가장 최근에 결재했던 서비터 형의 결과물이리라. 아, 인공 눈을 바닷빛으로 맞춰줄 걸 그랬네.


엘레베이터 통로에서 내려, 그녀는 복도에서 벌어지는 잡다한 일들이 자신이 지나간 궤적을 따라 갈라지는 것을 보았다. 반쯤 헐벗은 가드맨들이 헐레벌떡 자기 방으로 되돌아갔고, 그중 몇은 키득거리는 매춘부를 끌고 들어갔다. 이 일을 두고 사령관과 다시 면담을 해야 할 것 같았다. 행성이 슬라네쉬의 손아귀에 떨어질 기회를 용납하면 안 되었다.


594번 방을 찾아, 그녀는 손을 들어 힘차게 노크했고, 의복을 정돈할 시간을 가졌다. 그녀는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검정색 오버코트와 착 달라붙는 바지, 핏빛 빨간색 셔츠를 입고, 목에 이단심문소의 상징을 걸어 가슴골 위에 얹고 있었다. 그녀는 항상 좋은 몸매를 유지했고, 이 습관은 잠복 수사중에도 도움이 되었다. 게다가, 그녀는 인생이 빌어먹게 짧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삶을 뽐낼 수 있을 때 마음껏 과시해야 했다.


문 걸쇠를 더듬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전에 그녀는 거인이 다가오는 듯한 소리를 들었고, 바닥이 그에 떨리는 것 같았다.


문이 열리고, 트라엘라는 가브 스미스, 제 25 카라낙 오그린 편제 소속 본헤드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오그린은 가벼운 혼란과 순수한 호기심이 섞인 하나 남은 육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도와드릴까요?" 그는 깊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고, 그녀의 뺨에 침이 약간 튀었다. 트라엘라는 무의식적으로 닦아냈다.


"가브 선임하사, 내 이름은 트라엘라야. 몇 가지 물어볼 게 있는데, 들어가도 되겠나?"


"옙." 그는 한 번 끄덕이고는 트라엘라에게 길을 비켜주었다. "누추하지만 들어오세요."


누추하다는 건 좀 지나친 말이었다. 많지 않은, 낡은 옷가지가 방을 가로질러 대충 박아놓은 빨랫줄 위에 걸려 있었고, 방의 꼭 절반을 차지한 거대한 요람이 아니었다면 방은 새 것처럼 깨끗했다. 가브는 요람 가장자리에 앉아, 여전히 혼란과 호기심이 석인 눈으로 트라엘라를 쳐다보고 있었다.


"탈라 땜애 온 거 맞죠?" 그가 말했다. "몆주똥안 무러보고 그래써요." 뭐, 본헤드 시술을 감안해서라도, 그는 단연코 그의 동족들보다 똑똑했다. 그의 요점은 정확했지만, 밀고 당기는 싸움이 끝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트라엘라는 가브와 나누는 대화가 깨우침의 연속임을 깨달았고, 가끔씩은 전적으로 놀라웠다.


슈톨트가 가브의 믿음에 대해서 했던 말은 사실이었다. 그것은 아이처럼 순수했고, 단순한만큼 강인했다. 심지어 그가 그 친구 밥의 끔찍한 죽음이나 그보다 더한 탈라의 운명에 대해서 얘기할 때에도, 오그린은 언제나 그 죽음이 분명 황제 폐하가 정해놓은 뜻이었을 거라고 언급했다. (트라엘라는 탈라와 입구의 바닷빛 눈을 한 서비터를 연관지을 수 없었으므로, 자신의 생각에 대한 어떠한 후회의 아픔도 느끼지 못했다.)


"황재패하가 살기를 원하셧스면 살았을 거죠. 근데 아마 지쩝 이야기해보고 시프션나봐요." 그는 신념에 차 끄덕였고, 왼팔이 있던 둥치를 쓰다듬었다.


"가브, 네가 싸웠던 악마들, 그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지?"


오그린은 남은 한 주먹을 굳게 쥐고는 두껍게 으르렁거렸다. "악마넘들 싫어요. 넘들이 밥을 죽였고, 넘들이 탈라를 그렇게..." 가브는 설명할 단어를 찾을 수가 없었다. 탈라에게 일어난 일만큼 황제 폐하를 향한 그의 믿음을 흔들어놓는 일은 이제껏 없었다. 그는 그녀와 부딪혀 전부 망가뜨려놓을까봐 몇 주 동안이나 방문을 나선 적이 없었다.


"네가 키퍼 오브... 네 팔 달린 악마와 싸웠을 때, 속으로 무슨 생각이 들었지, 가브? 기억할 수 있는 게 있나? 트라엘라는 어느정도 앞으로 몸을 기울여, 그 단순한 피조물을 지그시 올려다보았다.


가브는 요람에 기대며, 애쓰느라 얼굴이 일그러졌다. "기어기... 뜨겁꼬... 타는 것처럼 뜨거웠죠. 색깔들... 세상에 색깔들이 훨씬 빛났고.... 하지만 화나기도 했어요..." 그는 확신을 갖고 끄덕였다. "저것이 밥을 비우섰서요. 그 머리를 벗겨버리고 시펐죠." 가브가 그의 커다란 주먹을 그의 무릎에 내리치자 트라엘라는 놀라 일어났다. "감쟈껍질처럼 벗기고... 밥이랑 내가 해떤 거처럼..."


트라엘라는 웃었다. "잘했어. 가브. 악마들에게는 그래야 돼. 아직도 뜨거운 걸 느끼니? 주변 색깔들이 밝아보이기도 해?"


가브는 웃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녀... 그래두 밤애 남방 틀먼 가끔 덥어요..."


트라엘라는 끄덕이고는 일어섰다. "고맙다, 가브. 이정도면 됐어." 그녀는 성스러운 독수리의 호를 그렸다. 가브는 그 몸짓을 돌려주고 싶었지만, 다른 쪽 팔이 더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트라엘라는 몇 번이고 가브의 얼굴에서 단순해보이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지만, 그때마다 그 뒤를 무언가가 따라와 그녀를 원점으로 되돌려놓았다. 그녀가 호텔을 떠나 대부분의 임페리얼 가드 지휘부가 숙소로 삼은 건물을 향해 잠깐 걷고 있을 때, 트라엘라는 허리띠에 걸린 통신기가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통신기를 풀어내 오르도 말레우스의 동료, 스트란 쓰리누스의 나이먹은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오늘 그 아인간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들었네. 가브 스미스, 맞지?" 스트란의 목소리는 겉으로는 화기애애했지만, 트라엘라는 그가 일을 까다롭게 만들기 위해 끼어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은 방금 떠나온 참이지. 본부로 향하고 있어." 직접적으로는 할 수 없는 꺼지라는 말을 자신의 태도로 대신 전하길 바라며, 그녀는 그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같은 계급이었으므로 서로에게 어떤 권한도 없었지만, 트라엘라는 동료 이단심문관이 염려할 때는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우둔한 놈에 대한 자네 의견은?" 스트란은 참견쟁이 개자식다운 일을 단념하지 않을 터였다. 그리고 그것은 물론 그녀가 그의 생각을 받아들여 더 힘든 나날을 보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말한 걸 들어보니 그는 때묻지 않았어. 사령관이 보증을 섰고, 아뎁투스 소로리타스와 스페이스 울프의 일원들로부터 보강하는 증거를 찾았지. 그를 다시 소대로 돌려보낼 생각이야."


"아... 그래. 안타깝군. 내가 이러지 않아도 되길 바랐는데." 스트란은 조금도 신경쓰는 것 같지 않았다. "우리 전투원(Chamber militant)의 일원에게 전할 말이 있지. 자네도 들어봤을거야..."


스트란은 트라엘라가 끌어모으는 그 어떤 변명도 신경쓰지 않고 계속했다.


"난 오그린 가브 스미스가 감당할 수 없는 힘을 마주했다고 말해줬지. 그를 소대로 돌려보내기엔 위험 요소가 너무 많다는 것이 그들의 학식 있는 의견이었네. 강대한 두 힘의 오염이 그의 피 속에 흐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더군."


"방금 그와 대화했는데 그는--" 스트란은 손을 들어 그녀의 말을 막았다.


"난 자네에게 아무런 권한도 없지만, 그레이 나이트들은 완전히 다른 문제지. 악감정이 없기 바라네, 트라엘라. 자넬 위해서, 그 오그린을 소대에 돌려보내지 말게. 서비터로 만들어, 어느 행성에 풀어주든 난 상관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레이 나이트의 명령을 어기고 싶다면 위험을 감수할 생각은 해두게."


통신이 끊어졌다. 통신기가 귀한 물건이 아니었다면, 트라엘라는 그 기기를 자갈길에 내리치고 말았을 터였다.


오그린을 아껴서가 아니었다. 트라엘라는 이용당하는 것이 싫었고 특히 원래는 그녀 편이었어야 할 그 사채업자 자식에게 이용당할 때는 더욱 그랬다.


트라엘라는 더러운 기분으로 책상 앞에 앉아 문서 다발을 들어올렸다.


이 아래쪽에 서명만 하면 약간의 독으로 가브의 삶을 끝낼 수 있을 터였다. 또 다른 서명으로 그를 강력한 전투 서비터로 만들 수도 있었다. 또 달리 그를 가드맨으로부터 온갖 혜택과 함께 제대시켜 극도로 저주받은 자(Thrice-damned) 아바돈을 상대하러가지 않고 이 행성에 남겨둘 수도 있었다.


문서 다발에 있는 그 어느 것도 적절하지 않아보였다. 가브를 죽이거나 정신 세척을 하는 것은 뛰어난 재능을 낭비하는 짓이었다. 도움을 받았다고는 해도 카오스 소서러나 그레이터 데몬을 상대할 수 있는 오그린은 그 어떤 전투 서비터보다도 귀중한 자산이었다.


제대시키는 것이 셋 중에 최선인 것 같았지만 그것조차 그녀를 불편하게 했다. 첫째로, 작은 서명 란을 볼 때마다 그 사채업자같은 자식이 떠올라 그녀를 괴롭혔다. 둘째로, 가브는 다시금 선봉에 돌아가기를 빌어먹게 간절히 바라는 것 같았다.


그녀는 가브가 탈라를 잃어버린 것처럼 큰 상실을 겪은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그들 대부분은 헌신할 기력을 잃은 채, 버림받았다는 깊은 감정에 못박혀 있었다. 몇몇은 완전히 황제 폐하를 저버렸다. 가브는 그런 것에 휘둘리지 않는 듯 보였고, '다시 황재패하를 섬길쑤 인는' 그 날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었다.


가브를 계속 쓸모있게 유지하면서 동시에 그녀 자신의 자치권도 유지하는 것이 트라엘라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그녀는 명령을 받을 생각도, 그레이 나이트에게 항명하며 얼굴에 오줌을 갈길 생각도 없었다.


그녀가 아마섹(Amasec)을 세 잔째 들이켰을 때, 답이 떠올랐다. 그 답은 데몬해머처럼 그녀를 강타했고, 짙은 웃음과 함께 그녀는 가브의 제대 명령서에 서명했다.




"ㄸ...뜨나요?" 오그린이 큰 갈색 눈으로 도장이 찍힌 문서를 내려다보자 눈물이 샘물처럼 쏟아져 내렸다.


가드맨은 그의 삶이었다. 그는 아리와 밥 곁에서 싸웠고, 탈라의 곁에서 싸웠다. 그는 너무도 많은 다른 친구들이 황제 폐하를 위해 죽는 것을 봤다. 이것이 그의 삶이었는데, 이제 트라엘라는 책상 앞에 앉아 그에게 더이상 가드맨을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트라엘라는 손을 들어 오그린의 큰 손을 쓰다듬었다. "넌 황제 폐하를 잘 섬겼어 가브. 그런데 이미 십 년이 넘게 지나버렸다구." 그녀는 거대한 오그린이 자기 사무실 중심에서 고함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근데... 뜨나고십지 않은데, 황재패하를 위해 뭘 해야댄다는 말이에요?" 가브는 두려웠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엄청나게 무진장 두려웠다.


이건 실수였다. 실수인 게 분명했다. 장군이 이런 일을 가만두지 않을거였다.


"내가 머 잘못탰나요?" 이제 눈물이 쉴새없이 흘렀다. "왜냐면 내가 멀 잘모탰으면 교회에 가서 용서르 빌고 또--"


"가브." 트라엘라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안정적이었다. 그녀는 일어나 가장 매력적인 미소를 지었다. "가드맨을 떠난다고 해서 황제 폐하께 쓸모가 없는 건 아니야."


가브는 걱정과 혼란으로 그녀를 쳐다볼 수 있을 뿐이었다. 트라엘라는 계속했다.


"난 황제 폐하를 위해 많은 일들을 해, 은하계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내 일은 작은 부분이지만 아주 중요하지. 가끔은 아주 위험해서, 누군가 날 지켜줄 사람이 필요해."


그녀는 다른 문서를 집어들어 가브에게 내밀었다.


"다시 황제 폐하를 섬길 수 있어. 이 문서에 사인하면, 제국 이단심문소의 내 개인 경호원이 되는거야." 그녀는 잠깐 기다렸다가 덧붙였다. "내 개인 경호원이 될 거야 가브. 내가 은하계를 돌아다니면서 황제 폐하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날 지켜주는 거지."


가브는 자기 이름을 쓸 줄 몰랐다. 그래서 자기 이름이 들어갈 곳에 크고 휘청거리는 X 표시를 했다.


트라엘라는 미소짓고 서류를 돌려받았다. "아주 좋아, 가브." 그녀는 종이 조각을 접어 서랍 속에 집어넣었다.


가브는 배가 따끔거렸다. 온 세상이 그에게 몰려드는 것 같아서, 어지러웠다. 이건 너무 빨리 일어난다. 게다가...


가브는 아리가 이단심문관들에 대해 말하는 걸 오래전에 들었다. 그는 이단심문관들이 온 세상이 황제 폐하를 계속 사랑하게 하고 있어서 제국 최고의 영웅들중 하나라고 말하곤 했다.


트라엘라는 그렇게 중요하다기엔 너무 작았다. 하지만 아리가 말한 거니까, 분명히 사실일 거였다.


트라엘라는 버튼을 눌러 보좌관을 호출했고, 땅딸막한 남자는 상관 앞에 선 오그린 주변을 초조하게 맴돌았다.


"반드시 이 오그린이 최상급 보철 의수를 달 수 있도록 해. 오른손으로 다른 무기를 쓸 수 있게 그 팔에 총 같은 걸 달아줬으면 좋겠군." 그녀는 가브를 돌아봤다.


"며칠 안에 떠날거야, 가브. 이 행성에서 할 일이 남아있다면 그 안에 끝마치도록 해." 그녀는 보좌관에게 끄덕였고, 보좌관은 천천히 오그린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가브는 이 행성에서 해야 할 일을 딱 한 가지밖에 생각해낼 수 없었다.


탈라의 뇌를 살려두는 센서들은 또 그녀의 부서진 몸에 전류를 흘려 현재 그녀의 업무로부터 벗어나 머리를 들도록 명령했다.


"앙녕, 탈라." 가브는 서비터 앞에 서서 탈라의 육신을 쥐었다. 그녀는 자기 집 복도가 조금 더 깨끗해지도록 현재 한쪽 팔에 청소 장치를 달고 있었다. 그녀의 마음 속에 남은 것들은 모든 것이 어찌나 더러운지에 대한 분노로 떨었다.


"안녕하십니까." 그녀가 반응했고, 그녀의 목소리는 부서지고 감염된 턱에 장착된 철망을 따라 잠기고 탁하게 나왔다. "오늘 밤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가브는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지만, 꾹 억눌렀다. 탈라라면 그를 그렇게 바라보지 않을 거였다.


"나 이졔 가, 탈라... 이제 더는 가드맨 안한대..."


탈라 머릿속의 사고 장치가 알맞은 반응을 찾아 헤맸고, 증강 기기의 배열이 허락하는 한 가장 푸근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우리 호텔에 체류해주셔서 영광입니다, 소중하신 전 가드님. 황제 폐하 만세." 그녀는 꾸벅 숙이고는 다시 똑바로 서서 가브를 아직 좋은 바닷빛 눈으로 쳐다봤다. 심지어 지금도 그녀의 눈에는 적절히 수분히 공급되지 않아 탁한 막이 뒤덮여 그 홍채에 남은 자그마한 지성마저 몰아내고 있었다.


"나는 그냥..." 가브는 엄습하는 훌쩍임을 삼키고 말문을 열었다. "난 그냥 니가 중요햇따고... 내 단짝친구 하나엿따고... 말하고 시펐어, 탈라..." 가브는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는 뒤돌아, 지나가는 그를 욕하고 비웃는 가드맨 무리를 발을 헛디디고 실수하며 지나갔다.


한때 탈라였던 서비터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기 일로 돌아갔다. 잠시 뒤에 그녀는 그녀의 육안에서 누수를 감지했다.


"여! 신참이 뉘겨?" 쉬엑사는 방금 트라엘라의 애완 사이커 그린트와 한 팔씨름에서 졌음에도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단련된 근육을 그의 워프에 강화된 근육을 상대로 시험해보는 일이 좋았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적재 플랫폼에서 이단심문관 트라엘라와 함께 그녀의 개인선에서 내리는 거대한 괴수가 더 걱정스러웠다.


"진정해, 쉬엑사." 트라엘라가 대답했다. 그녀는 그 폭발 전문가의 허세에 익숙했다. 쉬엑사는 어쨌건 카타찬이었으니까. 가브가 합류하기 전까지 그녀는 2미터에 달하는 키와 그에 걸맞는 근육으로 부대 내에서 가장 몸집이 큰 사람이었다. 하지만 가브의 거대한 덩치 옆에 서자, 쉬엑사는 마치 작은 소녀같았다.


"가브라고 해." 그녀는 손을 위로 뻗어 오그린의 인공 팔을 쓰다듬었다. "잠복 임무동안 내 보디가드를 할 거야."


"그럴만한 몸집은 있구만, 확실히." 래틀링 트롭이 몸집의 두 배는 되는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부족 전통의 편안한 옷을 입고 있었고, 부대 마크가 문신이 되어 튼튼한 작은 팔을 따라 올라가고 있었다. 작달막하고 수염이 덥수룩한 그 아인간은 앉아있던 상자에서 훌쩍 뛰어내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총(종족 대부분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다루는 저격총)을 어깨에 걸치고 우뚝 솟은 오그린을 씩 웃으며 바라봤다. "큰 놈이구만. 안 그래?"


"좋은 영혼을 담고 있어." 그린트가 흐릿하고 멀리 떨어진 목소리로 말했다. 두꺼운 두건으로 가려진 틈으로 살짝 보이는 그의 얼굴은 열다섯 살을 넘지 않아 보였고, 말라 비틀어진 손이 가브의 가슴 위에 놓였다. "여기 데려오시는 대부분의 덜떨어진 놈들보다 훨씬 낫군요, 여주인님." 그는 두건 밑으로 트라엘라에게 웃어보였다.


가브는 이 모든 광경을 아직도 여전히 혼란스럽고, 순수한 모습으로 받아들였다. 트라엘라는 가브를 알게 된 며칠동안 그가 점점 더 마음에 들었다. 딱히 할 일이 없었으므로, 오그린은 가끔 그녀를 방문했으며, 그동안 그녀는 가브가 얼마나 똑똑한지 알 수 있었다.


쉬엑사가 히죽이며 팔장을 꼈다. 그녀는 하얀 민소매 상의에 카고 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그녀의 발을 감싼 부츠는 가브의 것만큼이나 크고 더러웠다. 그녀는 가브를 평가하며 위아래로 훑어봤다. "말할 줄 아냐, 커다란 놈아?"


"예 마랄 주 압니다." 가브는 왼손을 들어 경례했고, 쉬엑사는 실소를 흘렸다.


"와, 개 공손해. 이 오그린 마음에 드는데." 그녀는 손을 들어 가브의 어깨를 철썩 때렸다. "적어도 사기 안 치는 팔씨름 상대를 얻었구만." 그린트는 그저 두건 밑으로 씩 웃었다.


가브도 웃었다. 트라엘라가 데리고 있는 사람들은 좋아 보였다. 특히 쉬엑사. 어깨를 때릴 때 엄청 셌다. 심지어 약간 따갑기까지 했다. 가브는 힘센 사람들이 좋았다.


그가 숙소를 배정받고 트라엘라의 나머지 승무원들을 소개받은 뒤에, 가브는 자기 방에 앉아 방의 조망 창구 너머를 쳐다보았다. 그들이 승선한지 몇 분 되지도 않았건만, 마넥을 영원히 뒤로 한 채 떠나려하고 있었다.


오그린은 태생적으로 사색적인 종족이 아니었다. 그들은 순간을 살아가며, 그런 점에서 옼스와 비슷했다.


그러나 가브는 비교적 오랫동안 살아왔다. 그의 교우들 대부분은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죽어 없어졌다. 가브는 이제 서른을 바라보고 있었고 (하지만 몇 번째인지는 알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이 현명함이라 부르는 무언가를 얻어가고 있었다.


그들이 이륙할 때, 그는 아직 거기 앉아서, 몸에 가해지는 관성력을 무시한 채 가드맨에 복무했던 그 모든 거친 나날들을 돌아보고 있었다.


그는 밥과 음식을 던지며 싸웠던 때를 기억하고 미소지었다. 아리가 엄청 화났었다.


아리. 그는 아리가 그에게 읽는 법을 가르치려고 했던 때를 기억했다. 아무 것도 달성하지 못했지만, 가브는 그가 가르치려고 했던 게 좋았다.


그가 탈라를 생각할 때 그의 얼굴이 누그러졌다. 그는 깡마른 악마들이 공격하기 전을 떠올렸다. 수통을 나눠 마시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그 때를.


그는 황제 폐하를 위해 좋은 일들을 했지만, 나쁜 일들이 일어나고 그랬다. 그는 그 둘을 결코 연관짓지 않았다. 그는 황제 폐하가 그를 버리는 것을 본 적도 없었고, 황제 폐하의 그를 향한 사랑을 의심한 적도 없었다.


가브가 그의 요람에 앉아 푸르른 하늘빛이 검푸른 우주로 물들어갈 때, 그는 미소지었다.


그가 어딜 가든, 무엇을 하든, 그는 황제 폐하를 섬겼다. 그리고 그건 좋았다.




----------------



작가의 말 :


그리고 이게 끝이다.


다른 글쟁이새끼들(writefags)을 위해 열린 결말을 지어뒀지. 가브 주변 인물들의 성격에 대한 많은 정보도 남겨놨고 또 캐릭터를 만들어나갈 공간도 충분히 있다.


가브의 연대기에서 내가 할 일은 이제 끝났어. 읽어줘서 고맙고, 특히 응원해줘서 고맙네.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부정적일 수 있는지 알고 있는데, 안 그러니까 되게 고맙네.


이제 가서 트라엘라의 경호원이 된 가브 이야기를 좀 해봐라.


밥 만세. 아리 만세. 황제폐하 만만세.



-----------------



애미씨발 2부보다 양이 적은 줄 알았는데 문장이 길고 어려웠다. 번역하기 존나 빡세네. 전 번역맨이 괜히 2부에서 싼 게 아니다.


아 재밌었따. 댓글로 다른 번역글 추천점. 물론 할지 안 할지 장담은 못해용 오홍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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