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툼킹 6판 아미북 처음샀던게 2008년인가 그랬으니 거의 한 10년? 뒤적인거 같고 햄갤이며 여기저기 툼킹 가지고 치는 드립이랑

밈(그 망할 놈의 "작렬하는 태양아래에서 적 성기사를 신성마법으로 후려치는 언데드" - 아니 생각해봐 워해머 세계관은 복수의 신들이 실제로 있는 

다신교적 세계관인데 거기서 신이 다른 애들끼리 다른 신성 동원해서 두들겨 패는게 신기한 일이냐?)도 내가 위키에 툼킹 설정 채워나가면서

네헤카라 로어(6판 때는 인칸테이션, 그러니까 주술이었고 그때부터 있던 유서 깊은 것) 정의로운 일격 설명하면서 대충 썼던 드립이 반복되고 있는 건데

그게 툼킹 대표 이미지가 될 줄은 몰랐다... 아무튼 설정 들쳐보고 게임한지 근 10년인데(게임은 엔드타임 때 접었지만) 툼킹 좋기는 해도

세부적인 부분에서 이음새가 조잡하게 급조된 티가 굉장히 많이 남.

네헤카라 제국이 딱 수염전쟁으로 드워프와 하이엘프가 위축되있던 시절에 성장한 강대국으로 설정해놓다보니까 영토랑 군사력이 

지그마의 제국 같은 아담한 사이즈의 국가랑 체급이 달라. 몇번 지도 올렸던거 봤다면 알겠지만 햄탈워 1편 세계지도급 수준은 된다.

근데 규모의 제국이 생전에 있던 모든 자원 투자해가면서 1200년간 만들어 놓은 네크로폴리스와 순장된 군대 규모가 굉장히 비상식적임.

워해머에서 동원가능한 군단 규모가 수백만 이상이라고 명시된 경우는 아마 세트라 치세의 툼킹말고는 없을 걸? 

스케이븐은 13인회의가 분열되고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그렇게 대규모 병력을 뭉칠 수도 없고 말이지. 

근데 이 군대 규모를 가지고 3700년 동안 취미로 아라비 황폐화시키고 카오스 황야 한번 초토화시킨 거 말고

(워해머 판타지의 세계의 적이라는 카오스를 상대로 원정함대 꾸려서 수십년에 걸쳐서 카오스 황야에 주둔하면서 카오스 부족들 씨를 말렸다는 건데 

카디아 게이트에서 털리는 산적 놀이하던 아바돈도 이렇게 처참한 꼴은 안당했을거다. 그것도 무덤 도굴했다는 이유만으로)

워해머 세계관에 영향을 끼친 게 정말 아무 것도 없어. 원하면 카오스 황야까지 함대 꾸려서 수십년간 전쟁 벌여도 될 여유가 있는 세력으로 설정은 했는데

실제로 하는 게 없거든. 이걸 어떻게 때우냐하면 "완전한 불로불사의 비밀을 찾을 때까지 왕들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 세트라의 명령으로 무덤에서 대기한다" 이렇게 때움.

근데 왜 불로불사의 비밀을 네헤카라 영토, 그것도 네크로폴리스 근처의 좁은 영토에만 틀여박혀서 가만히 버티고 있냐?

정 안되면 나가쉬자르까지 북상해서 나가쉬가 남긴 연구자료라도 찾던가 도망친 뱀파이어의 마지막 하나까지 씨를 말리던가 해야하는데 그냥 가만히 있어.

사실 아까 다른 유동이 언급한 것마냥 언데드에서 뱀파이어와 툼킹이 분리되어 나오는 시점이 워낙 늦었던지라 다른 세력들의 캐릭터나 사건에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할 기회가 없었지. 그런데 고대 이집트 컨셉으로 드워프와 하이엘프 쇠퇴기에 급성장한 고대의 인간 제국으로 만들다보니까

컨셉과 세계관내 국력과 실제 세계관에서의 영향력이 완전히 따로 놀고 있지. 인간이니 엘프나 드워프마냥 오래 살게 해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비교적 최근에 생긴 국가로 하기엔 고대 이집트 컨셉이랑 동떨어지고 설정은 간지나고 거대하게 해놨는데 거대한 세력으로 과거 설정 뒤집어놓자니

다른 팩션 팬덤이 훨씬 강하고... 

"고대 이집트가 수천년동안 순장한 군단이 한꺼번에 불사의 상태로 깨어나면 어떨까?" 하는 건 매력적인 컨셉이지만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누적된

워해머 세계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없음. 그건 후발주자들의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저 매력적인 컨셉까지 포기할 수는 없으니 

세계관 안에서 규모만 미친 듯이 커졌는데 딱히 하는 게 없는 이상한 애들이 되어버린거지.

캐릭터성도 스페이스 툼킹화 되기 이전 네크론쪽이 좀더 인물개성이 강하다고 느낄정도로(...) 심각하게 단조로웠음.

당시에 스페셜 캐릭터가 딱 세트라와 칼리다 둘 뿐이었는데 세트라는 대놓고 람세스와 진시황의 중간쯤되는 꼴로만 잡아놓았는데

되살아난 왕조 창립자다 보니 나가쉬에 비해서 너무 선대 인물이라 언데드 쪽 가장 중요한 캐릭터인 나가쉬랑 직접적으로 얽히는 요소도 없었고

그렇다고 다른 워해머 유명캐릭터들과 얽히기도 애매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네헤카라는 수염전쟁으로 드워프 하이엘프 다 힘 빠진 공백기에 큰 세력이라

하이엘프 드워프 같은 장수하는 종족들이 몰락한 시기라 엮을 수가 없음. 메인 배경이 되는 제국 인근은 툼킹 위치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데

그쪽까지 가려면 중간에 배드랜드며 월드엣지 마운틴이며 스케이븐 블라이트며 다 작살내고 가야하는데 그렇게 무리할 이유가 없지....

칼리다는 걍 제작자들이 당시 개봉했던 미이라2보고 왕족 여전사들끼리 결투하면 존나 간지나겠네 하고 급조한 캐릭터고

(칼리다 네페라타 결투가 보고 싶거든 미이라2보면 여주인공 전생이랑 아낙수나문의 결투 장면으로 딱 나온다.)

나머지 캐릭터들 컨셉은 별다른 소설이나 그런 거 없이 아미북에 짧은 설정 자료로만 확인되는데다가

툼킹이며 툼프린스도 그냥 미이라+고대군주지 세부적으로 캐릭터성을 구성할 수 있는 설정이나 설명이 거의 없었다.

캐릭터성을 즐기고 뭐고 할 것도 없었고 거의 인디아나 존스(캐스킷 오브 소울 보고 싶으면 인디아나 존스 1편 레이더스 봐라. 성궤에서 레이저 뿜뿜하는 거 나온다)와 

미이라 시리즈 영향으로 대략적인 얼개만 그려진 상태로 나와서 8판 때는 인디아나 존스 스타일이 싹 빠져.

전반적으로 고대 이집트 + 미이라 + 정규군단 + 오리엔탈리즘 팍팍 느껴지는 종교적 분위기라는 큰틀의 컨셉은 좋았는데

세부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요소가 굉장히 제한적이었어. 사실 이번 CA가 툼킹 DLC 내면서 해줘야 할게 얼개만 대충 써있는 느낌의 툼킹에 대해서

어떻게 세부적인 항목을 채워넣느냐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거여. 토탈워다 보니 지역적 변방이라는 게 딱히 게임하는데 문제가 안되는 것도 있으니

PC게임에서는 보드게임 시절보다 툼킹 위상이 좋아질거라고 기대하고는 있는데 원래 툼킹은 좀 헐겁게 만들어진게 맞고 그러다보니 보드게임에서도 

참 안타깝게 사라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