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퍼킨파 감독, 제임스 코번 주연의 철십자 훈장 1977년도 작이다.

내가 이 영화를 최고로 보는 이유는 흔히 우리는 독일군 하면 비정하고 잔인하고

천재적인 전쟁 기계라고 오해하는데...

이 영화 속에는 지휘관들의  비정, 오만, 어리석음, 비겁, 탐욕으로 인해 희생되어 가는

숱한 병사들의 처절함이 잘 묘사되었다.

한마디로 동무들이 신격화하시는 독일군들도 일본처럼 병크를 잘 터뜨리는 거란 말이여.

프로이센의 귀족 명문가 출신의 대령이 철십자 훈장을 받으려고, 병크를 터뜨리자

슈타이너 중사는 이런 병신 같은 상사를 씹어준다.

폭력과 액션 미학의 거장 샘 퍼킨파는 전쟁의 처절하고 살벌한 액션과 파괴 묘사에게 뛰어나서

영상미도 훌륭하다.

영화 시작과 결말부에 등장하는 독일 민요는 정말 아이들처럼 천진하면서도 어른들의 처참함이라는

모순성을 너무도 잘 표현해서 잊혀지지 않는 충격을 준다네.

특히 슈타이너가 스트렌스키 대령을 데리고 마지막 전투를 벌이는데  대령은 총을 장전할 지도 몰라서 쩔쩔 매고~~

슈타이너 중사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을 터뜨린다.

소련 소년병도 능숙하게 다루는 총을 대령이란 사람이 제대로 장전도 못해서 쩔쩔 매는 딱한 사정을 보자

소년병도 고개를 휘저었다.

동무들은 언제나 만슈타인 같은 천재적인 독일인들만 찬양하지만, 실제로 독일군에도 스트렌스키 같은 병신들이

존내 많았단 충격적인 사실이 폭로되는 결말이 걸작이었다.

저런 무능한 넘들이 지휘를 받았으니, 독일이 패전한 거지. 총을 장전도 못하는 대령을 보고 박장대소하는 슈타이너 중사의

모습은~~ 무능한 지도자를 만났지만 그냥 웃음으로 넘기는 대중들의 처연한 해학을 느끼게 한다.

언제나 무능하고 부정부패한 지도자들 때문에 고생을 하는 조센인들이 연상되서 더 기억나는 명작이다.

요새 신작들은 저런 무게와 경쾌함, 희극과 비극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 작품이 없어서 아쉽다네.

철십자 훈장은 꼭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