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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난 아직도 진짜 같단 말이에요, 젠장!

ㅇㅇ(182.161) 2019.04.23 16:22:43
조회 3939 추천 82 댓글 11

영미권 프로레슬링 필수요소 중 유명한 것으로 "난 아직도 진짜 같단 말이에요, 젠장! (It's still real to me, damn it!")이 있습니다. NWA 티를 입은 아재가 울음을 터뜨리는 것과 어우려저서 웃음을 자아내는 영상으로 유명하죠.





이 영상의 주인공인 데이빗 윌스(David Wills) 씨가 쓴 이 영상의 배경에 관한 글을 개인적으로 참 감명깊게 읽었는데 한번 번역해보고자 합니다. 레슬링 팬이라면 꼭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출처:http://www.worldwrestlinginsanity.com/artman/publish/article_1683.shtml


추운 11월의 토요일, 나는 친구 크레이그랑 함께 토니 헌터의 '스타케이드 트리뷰트: 팬페스트' 행사를 보러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스파르탄버그로 향했다. 8시 반에 도착해서 줄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다른 팬들과 이야기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사람들은 리키 모튼이 체포당한 것, 제프 하디가 복귀할지도 모른다는 것, 테리 펑크와 할리 레이스가 전날 가졌던 팬들과의 QnA 세션 등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인을 받으러 가져온 물건들도 다양했다. 레슬링 액션 피겨부터 (절대로 우리 마누라가 얘기하는 것처럼 "인형"이 아니다) 책, 포스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기다리는 동안 할리 레이스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봤다. 거동이 힘들어 보였다. "핸섬" 할리와 "킹"이 가진 수많은 명경기를 본 사람으로서 그 위대한 챔피언이 힘들게 걷는 것은 가슴이 찢어지는듯 했다. 우리는 당연하다고 여기는건데.


안에 들어가서도 여전히 할리 레이스가 마음에 걸렸지만 난 일단 즐기려고 여기에 온 것이었다. 난 오래도록 Pro Wrestling Illustrated의 얼굴이었던 빌 앱터를 만날 수 있었다. (우리 엄마는 종종 도대체 "레슬링 책"에 얼마나 많은 돈을 썼냐고 묻고는 했다. 합쳐보니 그 오랜 기간 동안 내가 빌 앱터를 먹여 살려줬구나 싶었다.) 업계에서 가장 저평가 받았다고 오랫동안 느꼈던 트레시 스머더스를 만났고, 또 지금 이 시절에도 멋진 인터뷰를 선보이는 툴리 블랜차드도 만났다. 더 멀키스, 조지 사웃, 락키 킹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옛 크로켓 시절의 스타들을 만났다.


그 이후엔 예전 노스 캐롤라이나, 샬롯에서 열린 첫 팬페스트에서 만났던 여러 레슬러들을 봤다. 토니 아틀라스, 브래드 암스트롱, JJ 딜런, 바비 이튼, 데니스 콘트리, 짐 코넷, 씬 등이 있었다. 테리 펑크가 내가 가져온 자기 책에 사인해주는건 감동적이었지만 슬펐다. 그 또한 사인회장까지 걸어오는게 힘들어보였다.


그렇지만 내 레슬링팬질 시절에 걸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기도 했다. 제리 "더 킹" 롤러와 지미 밸리언트를 처음으로 보고 같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 너무나 재기발랄했던 지미 하트를 만났다. 내 최애 레슬러이기도 했던 콩가 더 바바리안과 악수를 나눌 땐 긴장해서 손이 떨리기까지 했다. 닥터 톰 프리차드 같은 다른 팬들과 레슬링의 역사를 비롯한 여러 얘기를 나누는 것도 즐거웠다. 정오 즈음엔 크레이그랑 같이 점심을 먹으로 올라갔다가 빌 앱터와 함께 피자를 먹기까지 했다.


이미 이 날은 내게 있어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내가 레슬링을 보며 자라온 동안 응원해왔던 레전드들과 함께 하다니 너무나 행복했다. 그런데 바비 이튼, 데니스 콘드리, 짐 코넷, 그리고 펑크가 참여했던 QnA 세션에서 그 모든게 바뀌었다. 누군가가 펑크에게 드림 매치에 관해서 물어 봐서 펑크가 "에디 게레로와 딱 한 경기만 더 가질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했던 순간 말이다. 테리는 거의 모든 도시들마다 약물 하우스(Crack house)가 있으며, 스파르탄버그의 약물 하우스에서 지난 5년간 벌어진 사망 사고가 레슬링 전체보다 적을거라는 얘기도 했다. 나아가 펑크는 레슬러들이 자기들의 터전을 정리함으로써 새로운 세대의 레슬러들이 불법 약물 및 나쁜 영향에 물들지 않게끔 해야한다고 말했다.


모든 관객들이 깊은 감명을 받았지만, 나는 특히나 더 그러했다. 그 이후 QnA가 진행되는 동안 나는 자리에 앉아 오늘 내가 본 모든 것과 느낀 것을 먹먹히 곰씹고 잇었다. 그 전 주에 벌어진 에디 게레로의 사망 사건을 곰씹었다. 업계에서 벌어지는 약물 문제를 곰씹었다. 수많은 레슬러들이 약물 과다와 혹사로 인해서 고통받는 것을 떠올렸다. ECW 시절 캑터스 잭이 "느그 하드코어들 중에서 다이너마이트 키드가 해왔던 그 많은 다이브들에 대해서 경의를 표했던 녀석들이 얼마나 있냐? 님은 이미 빈털터리지만, 어쨌든 감사해요"라고 한 것을 곰씹었다. 업계가 변하고 케이페이브가 사실 사라진 지금 아이들은 다시는 내가 레슬링을 보면서 느꼈던 것을 체험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곰씸었다. 이 레전드들을 만나면서 희희낙락했던 내 기분은 업계의 이 어두운 면을 떠올리며 급락하고 말았다.


내 QnA 차례 때 나는 딕 머독에 대한 얘기를 물을 생각이었다. 그 링 안과 링 밖의 행적 모두에 관하여 모두가 기억해야할 캐릭터였다. 그리고 짧게 레슬러들의 그 희생과 노력에 대해서도 감사하고 싶었다. 우리의 즐거움을 위해 그들이 희생한 몸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그리고 역시나, 말할 필요도 없이 그게 잘 안됐다. 난 말문이 턱하고 막혔고, 울음을 터뜨리며 "감사합니다, 펑크 씨. 그 말씀해주신 모든 것에 대해서요"라고 말했다. 솔직히 나도 이럴줄 몰라서 놀랐다. 긴장감에 말을 더듬기 시작하며, 레슬링에서 벌어진 여러 죽음 대신 내 입에서 튀어나온건 "이런건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아요"였다. 그리고 그 말을 내뱉고 말았다. "난 아직도 진짜 같단 말이에요, 젠장!"


난 가까스로 침착해졌고, 내 질문을 끝마친 다음, 패널이 해 준 머독 얘기를 경청했다. 이후 남은 행사도 잘 즐겼고 QnA 때 그렇게 감정적이게끔 된 것이 겸연쩍엇다. 믹 폴리랑 만나서 티셔츠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크레이그랑 나는 피치 스테이트로 돌아왔다.


집으로 오는 동안 나는 옛 시절 레슬링에 얼마나 진짜스러움이 있었는지를 깨달았다. 지난 20년간 레슬링 팬으로서 가졌던 행복 말이다. 내 최고의 레슬러들을 만난 즐거움, 그리고 그 추억과 열정은 진짜였다. 하지만 그들의 부상, 그리고 약물로 인한 문제도 똑같이 진짜였다. 이런 "가짜" 스포츠로서는 너무나 컸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이 "난 아직도 진짜 같단 말에요!"가 튀어나왔을까? 아마 난 어린 시절 레슬링 잡지를 사던 시절로 되돌아간게 아니엇을까? 좀더 스포츠적인 레슬링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스포츠 엔터테인먼트"가 차지한 것을 생각한게 아니었을까? 레슬러들이 종종 "You F**ked Up"이라는 끔찍한 챈트를 듣는 등 리스펙트라고는 사라진 현재를 생각한게 아니었을까? 이 업계에서 근육 강화제가 사라지지 않는 한, 지금 현역으로 활동하는 레슬러들 중 상당수는 20년 뒤 이런 자리에 함께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한게 아니었을까? 나는 아마도 업계가 더 나아짐으로써 레슬러와 그 가족들이 더 나은 건강 보험을 누리고, 더 나은 스케줄로 활동하며, 좀더 다양한 체형을 용납하는 것을 바란 것이었을테다. 솔직히 아직도 도대체 그 말이 어쩌다 튀어나온건지 확신은 안선다. 되돌이켜보면 그건 내 마음 속 싶이서 툭 튀어나온게 아닐까. 어찌됐건 강렬한 느낌이었다!


케이페이브 레슬링 시절이 영영 가버렸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난 지금 WWE 버전의 레슬링에 관해서는 꼭 최고의 팬은 아니지만, 난 앞으로의 인생 내내 레슬링 팬으로 남을 것임을 확신한다.


레슬링은 그 어떠한 스포츠나 엔터테인먼트와도 다르다. 잘할 경우, 이건 최고의 운동능력, 경이로운 캐릭터, 그리고 최고로 열정적인 팬이 합쳐진 물건이 된다. 이런 융합에서 팬들은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희극과 비극, 영웅과 악당, 흥미와 즐거움, 승리와 패배, 그리고 복수와 응보까지 그 모든 것이 어우러지는 공간인 것이다. 한나절 동안 여러분은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액션을 목도하면서 멋진 책이나 드라마에서 볼 것 같은 캐릭터와 스토리에 휘어잡히는 것이다. 밤마다 슈퍼 영웅들이 책에서 튀어나와 선과 악의 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아이들이 링에 서서 그 낮은 확률을 뚫고 "챔피언"이 되는 스스로를 꿈꾸는 그런 스포츠인 것이다.


이게 바로 내가 사랑하는 스포츠다. 프로레슬링은 ...


난 아직도 진짜 같단 말이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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