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때는 2009년 치카라 시즌 9.

5월에는 악역 킹스턴이 핀 기술로 클라우디오에게 1승,

8월에는 영 라이온 컵에서 선역 클라우디오가 카운트아웃으로 킹스턴에게 1승을 챙긴 상황.

결국 둘은 11월 치카라 시즌 9 피날레에서 승자결정전을 가졌다.

규칙은 패자가 승자에게 공공연히 존경을 표해야 하는,

"I Respect You" 기믹 경기.

경기 전 킹스턴은 클라우디오가 자신의 존경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프로모를 한다.

"오늘 경기가 어떻게 끝나든 간에,

난 니가 어떤 놈인지 알아.

라커룸의 다른 녀석들은 모르겠지만, 난 알지.

지난번 내가 다른 놈과 시비가 붙었을 때

라커룸 전부가 날 나쁜 놈으로 몰아갔지만

결국 내가 옳았었잖아?"

초반부터 서로 피니셔를 주고 받는 격렬한 경기 끝에 클라우디오가 승리하지만,

킹스턴은 경기 전 한 말대로 존경을 표하길 거부한다.

"넌 음흉하고 더러운 새끼야.

난 물론이고, 그 누구의 존경도 받을 자격이 없어!"

존경을 표하지 않고 나가려는 킹스턴을 클라우디오가 붙잡지만,

킹스턴은 클라우디오에게 피니셔를 갈기고 링을 빠져나간다.

그런데 바로 그날,

클라우디오가 치카라 라커룸을 배신하고

아레스와 함께 악역 군단 B.D.K.(Bruderschaft des Kreuzes)를 결성,

결국 에디 킹스턴의 통찰력이 옳았음이 드러난다.

치카라 시즌 10.

킹스턴은 치카라 정규군 최전방에 서서

BDK에 맞서며 클라우디오를 쫓아다니지만

둘이 맞붙게 되더라도 태그 경기에서 맞붙을 뿐,

클라우디오는 시즌 10 내내 킹스턴을 피해다녔다.

시즌 11 2월.

참다 못한 킹스턴이 클라우디오의 경기 후 난입하고

라커룸 전부가 뛰쳐나와 말려야 할 정도의 난투가 벌어진다.

두 선수 간의 살벌하고 격렬한 증오의 분출은

전연령 친화적인 분위기의 치카라에서 쉽사리 보기 힘든 종류의 것이었다.

둘 사이의 분위기가 어찌나 살벌했는지,

팬들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고

실제로 두 선수 간의 감정의 골이 하도 깊어서

상대방을 완전히 조져버리려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결국 2011년 3월 13일,

에디 킹스턴의 고향 뉴욕에서

두 선수 간의 싱글 매치가 잡혔다.

마지막 싱글 매치 이후로 15개월 만이었다.

경기는 예상대로 살벌했다.

입장로로 입장하지 않고 기습적으로 난입해 초반 승기를 잡았던 킹스턴이었지만,

계속되는 BDK의 난입과 BDK 소속 심판 데렉 사바토로 인해

점차 경기는 클라우디오 쪽으로 기울었다.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악착같이 버텨낸 킹스턴은

마침내 핀을 따낼 수 있는 기회를 얻지만

노골적으로 느리게 카운트하는 심판 때문에 기회를 놓치고 만다.

참다 못한 킹스턴은 박치기로 심판을 응징하고

대타로 치카라 선임 심판 브라이스 렘즈버그가 경기를 진행한다.

계속되는 격렬한 경기 끝에

마침내 다시금 킹스턴이 핀을 따낼 기회를 얻지만,

렘즈버그가 3 카운트를 치려는 찰나

원 심판 데렉 사바토가 렘즈버그를 링에서 끌어내 바리케이드에 내동댕이 쳐버린다.

그 사이 BDK 멤버가 클라우디오에게 쇠사슬을 건네주고,

쇠사슬 감은 유로피언 어퍼컷을 정통으로 맞은 킹스턴은

온갖 비열한 수작을 부린 클라우디오에게 억울하게 패배하고 만다.

경기가 끝나고도 클라우디오와 BDK는

킹스턴을 벨트로 후려패며

고향에서 킹스턴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긴다.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 서사를 끌어올렸으니

최종적으로 킹스턴이 복수에 성공하며 감동의 종지부를 찍어야 했으나.......

그해가 가기 전에 클라우디오는 WWE로 런하고 만다.

부디 AEW에서 다시금 사이 좋았던 이 시절로 돌아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