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난 2004년부터 존 시나가 극혐이었음. 얘 보면 캐릭터가 제대로 잡혀 있는 거 같지도 않고, 그리고 무엇보다 경기를 인간적으로 너무 못 했음. 05년부터 무적 콤보라고 까이기 시작했는데 04년도엔 똑같이 존나 쳐맞다가 막판에 역전하는 식으로 경기했는데, 소름 끼치는 사실은 심지어 무적 콤보마저 없었다는 거임. 그니까 경기 스타일은 무적 콤보인데 무적 콤보를 충족할 '시그네쳐 무브'가 없었음.

농담 아니라 저때 존 시나 궁금한 사람은 꼭 한 번 봐봐라. 진짜 인간적으로 저렇게 소름 끼치게 경기를 재미 없게 할 선수도 또 없을 듯. 로만 레인즈가 경기 보다 보면 '저 색힌 저게 최선임?'이라고 의문드는 수준이라면 존 시나는 걍 밑바닥 그 자체였음.

그래서 난 04년도에 존 시나를 존나 극혐했음. 이거야 내가 좋아했던 선수인 부커 T랑 RVD를 존 시나가 신나게 쳐발라대던 탓도 있긴 하지만.

그러다가 05년 쯤에 난 '그래도 존 시나 정 좀 붙여보자' 이런 마음으로 지켜봤는데, 딱 그 순간부터, WWE 챔피언쉽 먹고 raw로 온 순간부터 존 시나에 대한 여론이 바닥을 찍더라고.

로만 레인즈의 경우에서 보이듯이 처음부터 인터넷와 현장의 반응이 일치하는 게 아님. 인터넷에서 먼저 헤비 유저들이 존나게 까다가 결국에 현장에서 그 반응으로 굳어지는 거지.

존 시나 같은 경우엔 05년도 벤젼스? 그때부터 욕 존나 먹었는데 제리코랑 대립이 심화되면서 더 심해졌지.

제리코는 자신과 존 시나의 경기가 전형적인 악역 vs 선역이라고 만족해 했지만, 문제는 크리스 제리코를 오랫 동안 지켜 봐 온 헤비 유저들, 제리코가 락과 오스틴과 대립한 걸 봐왔던 헤비 유저들의 눈에 제리코가 존 시나를 상대로 비열한 경기 운영을 하다가 결국에 처참히 좆발리는 내용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거였음.

그래서 팬들은 저 대립에 수긍하는 대신에 야유를 존나 보낸 거지.

이 헤비 유저라는 게 뭐 대단한 사람들만 있는 것도 아님. 저때 인터넷 다음 카페에 글 올리고 그런 앧르 보면 딱 봐도 좆초딩~좆중딩처럼 보이는 애들도 많았음. 걔네들도 존 시나 보고 존나 욕해댄 거고.

저때 제리코가 존 시나랑 설전 뜨다가 발리는 장면도 있다고 기억하는데 사람들은 죄다 '락하고 대등하게 말싸움 떴던 제리코가 존 시나한테 발려? 지금 장난해?' 이런 반응이었고.

하여튼 존 시나가 진짜 경기장이 떠나갈 정도로 야유를 받기 전부터 인터넷에선 반 존 시나 여론이 들끓었고 그게 06년도 초부터 폭발하기 시작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