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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 watch ㅂㅇ22 (조로산+상디ts)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18.51) 2019.08.18 20:38:22
조회 1688 추천 10 댓글 2

<<조사 개시>>

늦은 밤이 되었다. 써니 호의 앞돛대 밑에 선 수상한 세 명. 나, 프랑키, 그리고 야식이 든 바구니를 손에 든 채 전망대를 올려다보는 수영복 차림의 여자였다.

"여기까지 오긴 했는데, 긴장되기 시작했어."

수영복을 입은 산지가 중얼거렸다.

"그냥 그만둘까?"

짓궂은 장난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왔지만, 그만둘 거면 지금뿐이었다.

어쨌든 나미에게 빌린 트로피컬 무늬의 비키니를 입은 산지는 상상 이상으로 야했다. 새하얀 피부는 달빛을 받아 늦은 밤바다의 바람 속 불빛처럼 빛났다. 평소 노출하는 일이 거의 없는 이 피부를 조로 따위에게 보여줘도 되는 걸까? 사물의 미추도 분간하지 못하고, 미적 감각도 전혀 없는 조로 따위에게!

약간의 불안감으로 뺨이 복숭앗빛으로 물든 산지는 파란 눈동자까지 흔들리고 있었다. 평소 자신에 차있던 콧날도, 독설이 작렬하던 통통한 입술도 가는 목덜미와 어우러져 지금은 어딘가 유약한 느낌이었다.

모양이 좋은 가슴은 나미의 과격한 비키니에 잘 감싸여있고, 야식이 든 바구니를 가볍게 껴안은 부드러운 팔은 조각 같기도 하고, 예쁜 등 근육과 복근, 가는 허리 라인, 동그란 엉덩이, 가늘고 긴 다리… 몇 번이나 말하지만, 보여줘도 되는 건가? 이걸? 어차피 조로 녀석은 그 가치도 못 알아볼 거라고!

금발을 흔들며 돌아본 산지는, 부끄러운 듯 뺨에 손을 얹고는 허리를 살짝 비틀었다.

"조로가 갑자기 덮치면 어쩌지? 꺄아아아, 싫어~~♡"

"기뻐할 게 아니잖아!"

이 여자의 머릿속을 누가 어떻게 해줄 수 없을까? 겉모습은 이렇게 예쁜데, 보물을 가지고 썩히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괜찮아, 산지. 위험해지면 소리를 질러. 우리는 여기서 기다릴 거니까. 바로 빔을 박아주지."

프랑키가 날린 대사의 어디에서 안심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산지는 긴장한 얼굴을 풀고 웃어보였다. 빔이 날아오면 자기도 위험할 텐데.

"좋아, 그럼 다녀올게!"

목 씻고 기다려라, 미역 머리! 하고, 겉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대사를 내뱉으며 산지는 전망대로 술술 올라갔다.

"어이, 프랑키."

나는 옆에 선 거대한 로봇에게 물었다.

"전혀 상상할 수 없지만 말이야. 조로가 산지를 보고 쑥스러워 하는 게 있다고 생각해?"

"있다고 생각하면 있고, 없다고 생각하면 없지."

"뭐야 그게."

"…나는 말야, 우솝."

프랑키가 진지한 얼굴로 말하기 시작했다. 이 바보 같은 계획을 생각해낸 사람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표정이었다.

"나는 변태적인 욕망을 억누르는 것이 강자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자기의 욕망을 받아들여서 더 큰 욕망을 목표로 하고, 변태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자신의 욕망을 지배할 수 있는 거다."

자기는 그렇게 살아왔다고, 프랑키는 하드보일드하게 말하고 있었지만… 내가 지금 이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키는 이어 말했다.

"금욕적으로 단련에만 몰두하고 있는 조로를 보고 있으면, 나는 복잡한 기분이 든다. 욕망을 억누르고 매일같이 쇳덩어리나 휘두르고 있으니… 젊은 나이부터 그렇게 단련해서 대검호가 되는 게 과연 어떤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가끔은 변태적인 마음을 열어줘야 하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기도 했었지."

하지만 우솝, 하고 프랑키는 산지가 사라진 전망대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것도 하나의 변태에의 길이 아닐까, 하고…"

"이야기의 결론이 이상하잖아!"

너는 머릿속에 변태밖에 안 들어있는 거냐! 임마, 누가 그런 거 얘기해달래! 하고 내가 소리치면, 변태에의 길은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고 프랑키는 다시 연설을 해주려고 한다. 그러면 변태 찬가 같은 건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은 나는 돛대 아래에서 프랑키와 진흙탕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시끄러워, 너희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샌가 산지가 돌아오고 있었다.

"밤중에 변태 타령 하지 말라고."

"산지."

"조로는 어떻게 됐어?"

낯빛이 어두워진 산지는 어깨를 늘어뜨리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쥐어짜낸 것 같은 목소리로 결과를 보고하기 시작했다.

전망대에 들어섰을 때 조로는 턱을 괴고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산지의 수영복 차림을 보고는 살짝 놀란 듯 눈썹이 꿈틀 움직였다고. 산지는 순간 이것이 먹혀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달밤에 수영이라도 하는 거냐고, 조로가… 밤바다는 위험하다, 라고…"

옆의 벤치에 앉히자 산지는 이마에 손을 짚었다.

"엄청 걱정해줬어… 바다에 잠수해서 물고기라도 잡으려는 거라든가, 그렇게 물고기가 먹고 싶으면 낮에 해도 되지 않냐라든가, 내일 자기가 낚아주겠다든가… 이쪽은 그 녀석의 성욕을 찾아내러 갔는데, 내일 점심에 생선 요리 걱정까지 받고 왔어… 어쩌지, 그 자식 너무 사람이 좋다… 최악이야."

"……."

"……."

조로에게 상냥하게 대해져서 예상 외의 데미지를 입은 산지와, 따뜻한 이야기에 눈물을 쏟기 시작한 프랑키. 작전을 이어나가는 것이 어렵게 되자 나는 두 사람을 데리고 주방으로 돌아왔다.

산지가 식량 창고에서 옷을 갈아입고 돌아왔을 때에도 프랑키는 여전히 콧물을 훌쩍이고 있었다. 나는 테이블 위에 손을 올려서 깍지를 끼고, 두 사람을 바라보며 내 의견을 말하려 입을 열었다.

"둘 다 괜찮냐. 내 생각에 조로한테 비키니는 너무 수준이 높았다."

아직 데미지가 남은 산지와 코를 훌쩍거리는 프랑키가 나를 힐끗 바라보았다.

"조로처럼 머리가 나쁜 녀석은 좀 더 어른스러운 곳에서 시작해야 이해를 한다고. 비키니 같은 걸 보여줘도 물고기 잡는 모습 정도로밖에 연상을 못 해."

"…그래서?"

난 고개를 갸웃하는 산지에게 말했다.

"다음은 내가 최고로 추천하는 스타일로 간다."

내 크리에이터 정신에 불이 붙은 순간이었다.

"다음에 조로가 불침번을 설 때는, 청초한 프릴 원피스로 승부다!"








<<조사 속행>>





"젠장, 집어치워!!"

"으아아, 내 자신작!!"



수영복을 입은 산지가 조로를 야습해, 멋지게 격침을 날렸던 그 날로부터 며칠 후. 다시 조로의 불침번을 노린 우리 밀짚모자 크리에이터즈 트리오는 늦은 밤 부엌에 모여 있었다. 나는 산지에 의해 테이블 위에 내동댕이쳐진 흰 천을 꼭 껴안았다. 산지의 사이즈에 맞춰 내가 디자인부터 봉제까지 직접 한, 우솝 오트쿠튀르의 자신작 청초 프릴 원피스였다.



"방금까지만 해도 극찬을 받았던 건데…"



그래. 조금 전, 조로가 있는 전망대에 이걸 입은 산지가 올라가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나는 눈물을 글썽이며 그 하얀 원피스를 펼쳐봤다. 뉴스 쿠를 이용해 주문한 천을 써서, 프릴이 가득 달린 무릎 길이의 스커트와는 대조되게 심플한 상의. 귀여우면서도 고상한 디자인이었던 것이다.

처음 이걸 보았을 때, 산지는 상기된 얼굴로 "귀여워"를 연발하며 매우 즐거워했다. 그러고는 원피스를 집어들고 바로 식량 창고로 뛰어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갈아입고 나온 산지는 신이 나서 치마 끝을 휙휙 흔들어 보였다. 프랑키마저도 오오, 하고 감탄할 정도였다. 어쩌면 이걸로 조로의 굳게 닫혀버린 변태적인 욕망을 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이다.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면서 산지는 전망대 위로 올라갔다. 비명이 들릴 때를 대비해 프랑키도 빔을 조준한 채 대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5분 뒤에 돌아온 산지의 기분은 어느 때보다도 최악이었다. 아무 말 없이 성큼성큼 걸어서 부엌으로 돌아가자마자 식량 창고로 들어갔고,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마자 손에 들린 원피스를 테이블 위로 집어던진 것이다.



"그 망할 마리모 죽여버리겠어! 이 배에 타고부터 계속 잠들어있던 내 안의 소녀스러운 감성이 오랜만에 깨어났단 말이야! 귀여운 옷 입고, 환하게 웃으면서 야식 가져왔다고 말했는데…"



산지는 비명을 지르면서 머리를 마구 헤집어대기 시작했다. 부끄러워 죽겠다며 테이블에 머리를 박아대기에 나와 프랑키도 당황해서 말릴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나풀나풀한 것을 입고 전망대에 올라간 것이다보니, 그런 걸 입었다가 어디 걸리면 위험하지 않느냐고, 조로에게 주의를 받아 정신이 든 듯했다.

불쌍한 산지. 불쌍한 내 청초 프릴 원피스.



"진짜 짜증나네, 그 망할 미역머리! 다음은 내 차례야! 여자의 본때를 보여주겠어!"



그렇게 해서, 다음 착장은 산지가 준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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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겠는데 계획한 분량만큼 올리려고 하면 자꾸 튕김;

1편보다 훨씬 짧은거같은데 왜그런지 모르겟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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