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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군과 하츠쨩의 외줄 일상

얄다바오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5.24 23:41:44
조회 3751 추천 35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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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띠링


새로 산 아이폰의 경쾌한 알림소리가 요츠하의 기분을 한껏 들뜨게 했다.


어떤 일이 나를 기다릴까 기대하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폰을 켠 요츠하의 마음이 멘틀을 뚫고 내핵까지 돌진하는데는 2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드르륵...


빈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요츠하의 앞에 한 남자가 있었다.


"...뭔데?"


"지,진짜 왔네. 미야미즈..."


스즈키 히데오.


얍삽하게 생긴 외모를 따라가듯 성격도 비열하고 음흉하기로 학년에서 악명이 높은 남자. 요츠하는 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그가 예쁜 여학생들을 스토킹하거나 도촬을 한다는 것은 학교의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단지 그의 행동이 의외로 잽싸고 빈틈이 없어 물증이 없기 때문에 처벌을 피하고 있을 뿐, 이미 몇몇 선생도 그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다음 타겟으로 걸린게 바로 요츠하였던 것이다.


"헛소리하지말고 빨리 본론이나 말해"


"헤..헤헤...이거 보여?"


그가 내민 스마트폰의 화면에는...남자와 함께 호텔을 나오는 요츠하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


소리없이 흠칫하는 요츠하의 반응이 만족스러운지 스즈키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미야미즈 빈틈이 별로 없으니까 말야...정말 고생했다구. 설마 난공불락의 미야미즈가 그런..."


"흐...흐흥"


요츠하는 주먹을 꽉 쥐고 그의 말을 끊으며 억지로 평상심을 가장하며 코웃음을 흘렸다.


"음?"


그런 그녀의 반응이 조금 의외였는지 스즈키는 갸웃하고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나...남친하고 그런데 갈 수도 있는거 아냐? 애도 아닌데..."


하고, 요츠하는 확률 낮은 도박에 자신의 칩을 전부 털어놓고 말았다.










"흐아암~"


공강덕에 늘어지게 자다가 이제서야 깬 타키의 귀에 쉴새없이 라인 메시지가 쏟아져오는 소리가 들렸다.


"에이씨 신타놈인가? 그깟 똥겜 하려면 혼자서 하지..."


요즘 게임에 여념이 없는 신타가 같이 하자고 졸라대는거겠거니 하고 대충 메시지를 지워버리려는 타키의 눈이 액정화면을 보고는 순식간에 커졌다.









"미야미즈~거짓말은 적당히 하고 그냥 포기하시지?"


"포기는 니가 할게 포기지. 이 쓰레기야"


두 사람은 내기를 했다.


약속장소에 제시간까지 상대가 나타난다면 요츠하의 승리, 나타나지 않는다면 스즈키의 승리.


요츠하가 이긴다면, 스즈키는 얌전히 요츠하의 남친에게 죽빵을 털리기 전에 사진을 지우기로.


그리고 스즈키가 이긴다면 요츠하는 그와 하룻밤을 보내기로!!


스즈키도 결국은 고딩이었기에 그정도 무리한 요구는 바라지 않았으나 그를 확실히 밟아버리고 싶었던 요츠하가 굳이 판돈을 올린 것이다.


물론 스즈키 입장에선 손해볼 것 없었기에 무난히 OK.


그렇게 두사람의 피말리는 기다림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하아...하아..."


빌어먹을 신주쿠역...약속보다 2분정도 늦어버렸다.


서둘러 달려나가는 타키의 눈 앞에 실랑이를 벌이는 고등학생 남녀가 들어왔다.


"미야미즈, 우리 추하게 굴지 말자구...흐흐"


"곧 온다고 했단말야!"


남자놈은 모르는 녀석이고, 여자는.....


!!


여태까지 뛰어왔지만 또 다시 뛰어나가는 타키.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


"야!"


힘껏 내지른 외침에 남녀가 타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


소녀와 눈이 마주친 타키는 그녀의 눈에 불안감과 안도감이 뒤섞인 것을 알아챈다.


잠깐 숨을 고른 그는 어깨를 펴고 멈칫한 남자놈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그리고는 소녀를 붙잡고 있는 놈의 손을 거칠게 떼어내고는 그대로 소녀를 끌어당겨 한쪽 품에 안았다.


"엥?"


갑작스러운 사태전개에 남자놈이 얼빠진 목소리를 내며 휘청했다.


"넌 뭐하는 놈인데 남의 여자 붙들고 길 한가운데서 실갱이냐?"


나이를 먹으며 많이 순화되었지만 여전히 타키에겐 욱하는 성격이 남아있었다.


"어,어...지...진짜로?"


그의 험한 말에 제대로 대답을 못하는 모습을 보고 타키는 순식간에 깨달았다. 그 역시 얼마전까지 고등학생이었지 않은가. 이놈은 찐따다.


그리고 그런 놈에게 질 타치바나 타키가 아니다. 물론 몸싸움은 여전히 젬병이었지만 여기선 굳이 육체언어까지 갈 일도 없었다.


"좋은 말 할때 꺼져. 나중에 또 눈에 띄면 진짜 뭐 없다."


"네...넵"


아까 소녀를 괴롭힐 때의 기세는 어디갔는지 순식간에 쪼그라든 녀석을 보며 타키는 한숨을 쉬었다. 왜 이런 놈들은 약자한테만 강한척일까?


"아!"


소녀가 급히 품에서 벗어나더니 남자놈의 손에서 폰을 빼았았다. 그리고는...


"야! 스즈키. 비밀번호 빨리"


타키의 한쪽 팔에 팔짱을 끼고는 남자의 스마트폰을 흔들며 그제서야 웃었다.









"하츠쨩...내가 몸가짐 좀 조신하게 해달라고 부탁한 것 같은데..."


스즈키의 폰을 아예 초기화시켜버리고 쫓아내버린 후, 남자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미안해요"


전혀 미안하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요츠하가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내기에 자기 몸을 거는 여고생이 어디있어?"


"여기 있는데요"


혀를 삐죽 내밀며 헷하고 미소짓는 요츠하를 보고 남자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못된 생각을 떠올린 듯 스즈키 못지않은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그나저나 이런 경우는 내가 승자가 되는거네?"


"어, 그런....거였나요?"


"이거 판돈을 안가져가면 섭하겠어"


"히이..."


왠지 쌔한 감각이 등줄기를 훑고 지나가는 것을 느낀 요츠하였다.


그리고 남자의 시선을 따라가니 그곳에는 블링블링 빛나는 네온불빛의


HOTEL


다섯글자가 반짝이고 있었다.


"....진짜로요?"


"그럼 가짜로 말하나?"


"조금 전까지만 해도 조신하게 해달라시더니..."


"난 예외야"


"엑..."


"싫어?"








도리도리 볼을 붉히며 고개를 젓는 요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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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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