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원일기(社稷院日記) 소개]

구보(球普) 원년부터 모든 전투를 기록하였으나, 구보협회(球普協會)에서 정보가 소실되어 오늘날 전하는 것은 명성대왕 3년부터 지금까지의 기록이다. 다만, 사관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명성대왕 원년부터의 기록을 복원하였으니 이는 다음과 같다.

[명성대왕 원년]

명성대왕은 즉위하자마자 6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다만 마지막 전투에서 범두(犯斗)에 패하여 구보 우승은 다음을 기약했다. 이어 열린 가을잔치 준결승에서 칩성과의 혈투를 벌여 승리했다. 칩성과의 혈투를 벌인 탓에 동칙과의 결승전에서는 아쉽게 패했다.

[명성대왕 2년]

가을잔치에 초대받았으나, 준준결승에서 칩성에 패했다. 그리고 이 시기, 포장군(抱將軍) 수혁이 전장에서 쓰러지는 악재가 일어났다. 전투 도중 응급처치의 미비로 소중한 장수를 잃게 되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명성대왕 3년]

전투기간 중 대왕이 승하(昇遐)하였다. 영의정 용득이 왕의 자리를 물려받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후반기에 분전하여 가을잔치에 초대받기 위한 경쟁에 돌입하였으나 용병 호세(虎世)가 칩성의 영수에 진교(眞敎)를 내려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에 최하위를 기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횡령공(橫領工) 민한은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장수에 등극했다.

[백골포(白骨抛) 원년]

133번 전투에 나가 97번을 패했다. 희대의 폭군 백골포(白骨抛)가 즉위하여 나라를 어지럽혔다. 대장군(당시 주장) 경환과 투장군 매기(賣期)를 내주고 야수 남섭과 재국, 부상당한 투장군 애루난대수(哀累難大秀)를 받는 실리에 전혀 맞지 않은 무역으로 나라 재정을 도탄에 빠뜨렸다.

[백골포 2년]

백골포가 반정에 의해 물러났다. 병사에서 영의정까지 등극한 용철이 남은 기간을 마무리하였으나, 즉위에는 실패했다.

[상치대왕 원년]

팀의 토대를 새로이 닦았다. 해담(海談)선생과 폭구(暴求)의 장인 상목이 입단한다. 반면, 그 과정에서 오랜 기간 맹활약했던 장군 주님태(酒拰泰)가 은퇴했다.

[상치대왕 2년]

초반부터 기세를 올려 맹렬히 진격했으나 현대의 대왕 재박(在博)이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라는 말을 남긴 후 급격히 몰락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횡령공(橫領工) 민한은 최우수 장수로 선발되었다.

[병철대왕 7년]

병철대왕이 세번째로 즉위하니, 이는 구보 역사상 최초이다. 용병 호세(虎世)도 다시 복귀했다. 전투 중 애새귀(哀崽鬼)의 승현에게 진교를 내리려 했으나 실패했다. 해담(海談)선생과 병철대왕의 불화가 시작된 시기이다. 대호(大虎)가 최고의 활약을 펼쳐 2년 연속으로 최우수 장수 배출에 도전하였으나 동칙의 괴물(怪物) 현진에 밀려 실패했다.

<주석> 현진은 골대에 입단할 수 있었으나 무능한 선발관에 의해 동칙으로 입단했다.

[병철대왕 말년]

말년의 민심은 매우 흉흉했다. 우승을 2번이나 이끈 감독임에도 국가의 병폐라 하여 병폐대왕(病廢大王)이라 불리었다. 7년 간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하자, 동빈황제가 극대노하여 외인(外人)대왕을 추대하기에 이른다.

[로골대왕 원년]

새로이 즉위한 대왕 로골(勞骨)은 장수들에게 전투에 당당히 임하라는 노피어(勞避語) 정신을 주입했다. 다만, 해담(海談)선생이 중반에 음주 사건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최근에도 저자에서 음주 사건으로 하옥되었다 하니,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러한 위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골대왕의 전술이 국가에 잘 녹아들어 7년간의 암흑기(暗黑期)에서 벗어났다. 7년만의 가을잔치였으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적중, 준준결승에서 칩성에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패퇴했다.

[로골대왕 2년]

자유계약장수로 흔이흔이(欣異欣異) 성흔이 입단한다. 큰 턱을 가진 장수로 공격력에 강점을 두었다. 족지의 장수 용택과 타격왕 경쟁을 펼쳤으나 수상에는 실패한다. 전투를 피했다는 의혹을 받은 용택은 졸렬택(拙劣澤)이라는 불명예스런 호를 얻는다. 초반에 하위권에 위치했으나 폭구(暴求)를 연마한 조가 정훈이 맹활약하며 상위권으로 도약한다. 정훈은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장수가 되었다. 횡령공 민한 이후 4년 만이다.

이 해에도 가을잔치에 초대받았으나 범두(犯斗)에 첫 승을 거두고도 내리 세 판을 패했다. 로골대왕의 전술은 가을잔치와 맞지 아니한 듯 했다.

2권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