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17. 수요일

'하루라도 돈으로 실갱이 안 했으면 좋겠다..'

이게 이날 일기의 첫 시작이네

아 진짜 이때 일 이후로 아프리카 애들 불쌍하네 어쩌네 하는 생각 싹 사라졌었어

느지막히 일어나서 오후에 배 타러 부킹한 사무실로 갔었거든

사무실에서 한 녀석을 데려오면서 그 사람을 따라가래

부둣가에서 배 위치 알려줄거라고

형이나 나나 어제 술 먹고 아무것도 안 먹은터라 엄청 허기졌었거든

가는길에 스낵이 보이길래 가이드한테 뭐 좀 먹고 가겠다고 했어

에그춉egg chop이란 삶은 계란에 튀김옷 입힌거 하나 대충 집어먹으려 했었거든

카운터에서 주문하려는데 배 안내하는 놈이 자꾸 앞을 가로막으면서 뭐 먹을거녜,

가이드가 중간에 껴서 주문하면 가격에 웃돈 붙고 차액을 자기가 먹는 거거든

식당 2~3개 되는데 주문 하려고 할때마다 그딴식이야 말 가로막으면서.. 배고파서 신경도 예민한데 정말 짜증나더라

제대로 밥을 먹겠다는 것도 아니고 돈 아낄겸 요거 하나로 떼우려는데 이시키가 자기도 사달래..

그러면서 진짜 열라 꼬라보더라.. 나도 어처구니 없어서 왜 사주냐 존나 꼬나봤지

그러더니 그냥 가버려 그놈이.. 배 안내는 안 하고..

덕분에 사람들한테 물어물어서 30분 헤매다가 배 찾았잖아 아..

사무실에서 우리 배삯으로 분명 팁 받을 녀석이 지 먹을거 안 사줬다고 그딴식이야..

워낙에 받아온게 버릇이 된 애들이라 관광객에게서 뭘 못 받아내면 애들 떼 쓰듯 굴어

그때 드는 생각이 아 진짜 얘네들은 안되겠구나 싶었어, 

탄자니아가 케냐보다 거지짓이 더 심해서 정말 기억에 안 좋아

우리가 타고 갔던 배야, 로컬 배라서 관광객은 우리밖에 없었어

희한한게 좋은 바닷바람 두고 전부 1층 배 안에 들어가 있더라

덕분에 저 2층에 형이랑 나랑 전세내듯이 갔었어

네시간인가 다섯시간인가 꽤 걸렸었을거야

얘기도 하고 낮잠도 자고 일기도 쓰고 시간 떼우기가 정말 힘들었던거루 기억해

바다 색은 정말 이쁘더라,

사진이 저래서 그렇지 얕은 쪽은 바다가 에메랄드 빛깔이 나

맑은 바다에 저 멀리 잔지바 섬이 보이니까 사진 안 찍을수가 없더라

어쨌든 잔지바 섬은 관광 명소야

네이버 검색 해보면 다른 갔다온 사람 글이랑 사진 많을거야

워낙 관광객이 몰릴만한 장소라서 그런지 할 것도 너무 뻔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게 없네

진짜 사진찍은거 외에는 보여줄게 없는 곳인데 난 사진 안 찍고 댕겼잖아..

도착해서 여느 때와 같이 형이랑 한두시간 돌아다니면서 싼 숙소 잡고 

야시장으로 나와서 해산물 파는 것들에 술 사다 먹고.. 요 몇일 너무 똑같지? ㅋㅋㅋ

이때 든 생각이 아무래도 한국사람 둘이서 다니다 보니까 새롭게 친구 만나기도 힘들고

여행이 판에 박혀간다는 느낌이 들었어. 다시 전처럼 혼자 다녀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원래 잔지바 섬이 엄청 넓어, 다른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몇일 있을 곳인데

난 이미 라무섬이랑 몸바사에서 스톤타운을 많이 본 터라 별로 흥미가 안 생기더라

형이랑 야시장에서 술 먹으면서 내일 밤 배로 떠나겠다고 했어

어차피 둘 다 남쪽으로 내려가는 일정이라 내려가다보면 또 보게되지 않겠냐고

야시장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담날 여행기에 사진이랑 같이 올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