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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준의 홍콩본색 (제 2장: 침사추이)

정태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10.12 14:41:32
조회 7506 추천 0 댓글 29

2007년 6월 19일



정태준은 비몽 사몽한 상태에서

잠을 깼다기 보다는 잠시 의식이 돌아왔다는

느낌으로 깨어난뒤


침대에 누운채로

약간은 불안정하고

산만하게 뒤척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불과 몇시간 전쯤에 있었던 일이라기엔

너무 현실과 동떨어지게 느껴져서

정신이 멍해지는 마카오의 기억이 환각처럼 떠오릅니다.


무대에서 노래부르는 소리


띠롱띠롱띠롱 하는

슬롯머신 릴돌아가는 효과음과

대박을 알리는 팡파레 소리


주사위가 굴러갈 때의 말굽같은 소리


코인이 쫘르르륵 쏟아지는 소리와 함께


코인과 칩을 돈으로 환전해 줄 때의

빳빳한 돈을 팟팟 하고 세는 기분 좋았던 소리가

아직도 환청처럼 들리고


그 모든게 꿈같이 느껴져서 허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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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와 함께 동반되는

어디에다 하소연 할 수도 없는 분노와

약간의 자포자기로


뭐랄까.. 기분이 풀릴 때 까지는

그냥 침대에 누운채로

계속 이렇게 시간을 그냥 흘려 보내고 싶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에어콘 바람에

차가워진 이불의 건조하고 까끌까끌한 느낌에

얼굴을 파묻고서 마치 죽은 듯

가만히 등을 붙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단 의식이 돌아오고 가만히 있으려니까

뭔가가 후벼파는 것 처럼

배가 계속 아파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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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의 이유를 잠시 생각해 봤더니

어제 점심 이후로는 아무것도 먹질 않았으니

배가 고파서 그런거 같습니다.


누워있는 상태에서 꾸물꾸물 기어가서

핸드폰을 꺼내서 시계를 봤더니

시간은 벌써 저녁 8시


아니 시차를 계산해야 하니

시간은 저녁 7시


아무튼 대충 계산해 보니

어제는 무슨 마카오 단식원을 다녀온 것도 아닌데


대략 30시간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습니다.


굶은 시간을 계산해 보고 나니

뭔가라도 먹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들어서

꾸물꾸물 침대에서 몸을 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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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일으켜 세우니 머릿속이 짜릿해 지면서

현기증이 짜르륵 내립니다.


온 몸에 힘이 안들어가고 무기력해서

뭔가 먹고 싶은 생각도 안들고 나가기도 싫습니다.


속이 비어서 그런지 에어콘이 너무 춥길래

일단 에어콘이나 끌려고 하는데


끄는 버튼이 어디있는지 몰라

한참 동안 돌아다니면서 찾습니다.


그러다 귀찮아져서 포기하고 앉았는데

바로 침대 옆에 있어서 더 탈력입니다.


아무튼 기분은 기분이고 상태가 이러니

뭐라도 줏어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방안을 살펴보는데

미니바에 과자같은게 있어서 가격을 봤더니

한주먹만한 새우깡 같은게 무슨 30달러나 하는

폭리를 취하고 있어서 집어치우고


그냥 뭐 칼로리만 보충하면 문제 없겠지 하는 생각으로



미니바에 비치된 공짜로 제공되는 듯한 커피용

설탕 두포를 입안에 그냥 털어넣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크게

하품인지 한숨인지를 쉬고는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

그냥 무조건 잠을 청해 볼려고 합니다.


그러고 한 30초 지났을까

또다시 배가 아파오길래 짜증이 나서

그냥 확 일어난 다음


나가서 뭔가라도 먹기로 했습니다.


고양이 세수하듯 얼굴에 물칠 대충하고서

가져온 반 바지에 티셔츠 한 장 걸치고

스트라이다를 끌고 꾸물꾸물 밖으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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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을 갈려니까 50달러밖에 없고

찾아 다닐려니 배가 고파서 정신이 혼미해 지길래


그냥 호텔 바로앞에 편의점에 들러 무슨

제육볶음같은게 들어있는

8달러에 빵과 두유로 구성된 셋트 상품을 구입합니다.


뭔가 힘이 없어서 대충 허겁지겁 빵을 뜯어먹는데

원래 이런맛인건지

기분이 안좋아서 그런지 미각이 상실된건지

빵이 무슨 종이 씹어먹는 맛입니다.



라고 생각하면서 반쯤 먹었을 때 보니

빵밑에 반토막 남은 우윳빛 빵종이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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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나머지 빵은 맛있게 먹고나서.

네온사인이 휘황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홍콩의 밤거리를 보고나니




배가 불러서 의욕이 좀 생기는지

이왕 이렇게 여행온거 나머지날이라도

재미없게 보내고 가면

진짜로 멍청한 짓을 하는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밤인데도 낮과 별다를바 없이 엄청나게 습하고

후덥지근 하긴 하지만

이왕 자전거 끌고나오고 한거

근방을 돌아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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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 있는곳은 침사추이라는 곳으로

홍콩이면서 뭔가 홍콩이 아닌 듯한 느낌의 지역이지만..


오기전 "포에버 홍콩" 네이버 카페에서

대충 찾아본 결과 침사추이에는

그다지 끌리는 장소가 없어서


그냥 숙박비가 싼 변방이겠거니 하고


대충 돌고 홍콩섬으로 가자하는 생각에


심포니 오브 라이트라는 행사만

대충 알아서 왔는데


막상 와서 보니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보러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뭔가 여기저기 볼 게 많은 듯도 한데

아무것도 아는게 없어서 살짝 막막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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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상식*

홍콩은 흔히 그냥 홍콩으로 알고 있는 홍콩섬과,

중국 대륙에 붙어있는 구룡반도를

합해서 홍콩이라고 합니다.

침사추이와 홍콩은 해저를 관통하는 지하 터널로

연결되어, 자동차와 지하철로 오갈 수 있으며

바다로는 페리를 타고 건널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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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뭐 마카오도 알고 돌아다닌건 아니니

일단은 나가보기로 하고

킴벌리 로드를 거쳐 시끌벅적하고 큰 길인


나단이라 읽어야 할지 네이든이라 읽어야 할지 고민되지만

중국땅 이니 나단이라고 읽어야 될거 같은

나단 로드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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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대충 거리구경을 하면서


공짜 지도를 나눠주는 곳이나


현재 돈이 40달러밖에 없으므로

한국돈을 환전할 수 있는 환전소를 찾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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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돌아다니려고 마음먹고난뒤

나단 로드를 한 100m 갔을까.

체크포인트라는 24시간 환전소를 발견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공항버스 탈 돈을 남긴 전 재산인 3만원과

어제 마카오에서 음료수 사고 팁주고 남은 70 파타카를

인형뽑기 크레인의 상품출구처럼 생긴

환전소 창구에 밀어 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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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환전된 돈은 고작 260달러...

환전편의점(?)이라 그런지

환율이 완전 안습 그자체 입니다.


70파타카는 50달러로 변하고

3만원은 210달러로 변했습니다.

있는돈을 다합치면 300달러정도를 마련했으니

하루에 최대 100달러를 쓸수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오기전에 무슨 옥토퍼스 카드니 뭐니 하면서

홍콩에서 꼭 필요한 것들에 대해

알아 왔던 듯 한데


300달러가지고 카드사고하면 돈 오링나고,

어차피 자전거로 다닐테니까

지금 필요하진 않지만

괜히 신경쓰이는 것들은 몽땅 잊기로 합니다.



근데 안습 환율로 돈을 바꾸고 나니

정말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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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카지노에서 잃은 것들이

또다시 떠올라서 속이 쓰려 오고

뭔가 울컥 하는 느낌이 자꾸 듭니다.


그래도 지난일인데 어쩔 수 없는것

떠올리지 말자고 관광에 집중하자고

속으로 되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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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여행객을 상대로 하는 환전소라 그런지

적절하게도 간단한 관광지도를

함께 주는데



지금 있는 침사추이쪽을 펼쳐보니

관광장소에 대해 제대로 설명은 안되어 있지만

지도에 붉은 별표시로 관광 포인트를

표시하고 있어서 여기저기 돌아보기에는

충분한 지도인 것 같습니다.



지도를 한번 쓱 훑어 보니

침사추이쪽은 지하철역 3개 구역안에 별들이 다닥다닥

모여있어서 쭉 가면서 한번 훑으면

아주 만족일 듯 한 모양새니


오늘은 지도에 나와있는 침사추이의 관광 포인트를

마스터 하는 것으로 낙찰


우선은 현재시간이 7시 30분 쯤이니

8시에 벌어진다고 하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보러 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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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단로드에 있는 모스크.

번화가 한가운데 모스크가 떡하니 있는걸 보니

홍콩은 이슬람교가 대세인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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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지도에 심포니 오브 라이트(이제 줄여서 심오라) 보는곳

이라는 항목이 없으니

어딘가로 달려가는 중에도 막막함이 느껴집니다.


행사 자체에 대한 정보는 예습하고 와서 알고 있지만

그냥 대충 예습을 하고 와서 그런지

어디서 하는지도 모르겠고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이대로 막가는건 좀 곤란한거 같고

일단 예습한걸 찬찬히 떠올려 봅니다.


예습한 바에 따르면

심오라는 고층빌딩에서 레이져를 쏘아올린것을

음악과 함께 보는 것 그런행사라고 하는데



거기서 유추를 해 보니

일단은 빌딩이 빼곡하게 들어차있는 홍콩섬이

보이는곳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다가 보일 만한곳을 지도에서 찾아봅니다.


그 결과로 제일 유력한 곳은

침사추이 서쪽의 스타페리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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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신선한 분주함이 넘치는 네이든 로드를 따라서

침사추이 스타페리 터미널로 향합니다.


도로로 차들이 많이 안다녀서

안심하고 도로로 달리는데

이층버스들이 빠른속도로 한꺼번에 몰려와서

죽음의 위협을 계속 느끼고


사람이 좀 없다 싶으면 인도로 들어와서 달리고

다시 도로로 달리고 하는

약간은 피곤한 주행을 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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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 버스의 압박을 이겨내고

네이든 로드로 달리다가


끝이 나오는 듯 해서 방향을 틀어

스타페리 터미널로 향합니다.

횡단보도가 없는곳에서는 그냥 도로로

나가서 우회전 하고 하는데

신호체계가 완전 색달라서 헷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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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뭔가 점점 썰렁한 길로 가다가

육교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이리저리 헤메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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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홈 역이 등장합니다.


지도를 확인해 보니

터미널은 터미널인데 기차 터미널입니다.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와버렸습니다.


이제 20분도 채 안남은 듯한데 똥줄이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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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홍콩섬으로 연결되는 해저 터널의 입구인가 봅니다.

근데 완전히 자동차 전용 도로인 듯

인도같은게 있을 여지가 안보입니다.


오기전에 포홍 까페에서

여길 걸어서 지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듣고 왔지만


왠지 건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는데

보고 있으니 생각이 접힙니다.


여튼 잘못와서 짜증이 팍 나긴 했지만

해저터널에 대한 의문을 풀었다는

자기위안으로 상쇄 시키고 다시

페달질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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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까 하도 헤메서 그런지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은 잘 안잡히고

일단 번화하다 싶은곳으로 돌아가자 하는 생각으로

달려 봅니다.


뭔가 빼곡히 있는 거리인 듯한데

사람이 별로 없어서

아현역 지하상가를 떠올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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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쯤에 다다랐을 때 나타난 분수


너무나 더워서

그냥 뛰어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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쳅락콕=제발좀 오타설에 힘을 실어주는

한국의 광림핫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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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빠져나와서 도로명을 보니

채텀로드라고 적혀 있습니다.


채텀 로드에서 남쪽으로 향한뒤

서쪽으로 가면 스타페리 터미널이 나옵니다.


남쪽과 북쪽을 또다시 헷갈리지만 않는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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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텀로에서 벗어나니 또다시 거리가 썰렁해져서 불안하긴 하지만

지도에 나온대로 솔즈베리 로드가 나와서 안심.

이제 그냥 가던길 계속가면 됩니다.


근데 솔즈베리 로드는 처음 봤을 때

salisbury 라고 되있길래 뭔 도로이름이

살리스부리여 하고


뭘 살리고 죽이는 듯한

이름에 잠시 웃어 보았으나


불현 듯 어렸을적에 busy를 부시로 읽었던 기억이 떠올르며

살리스부리가 아니고 솔즈베리구나...

하고 뒤늦게 알아차리고선

아까와는 다른 양상으로 웃어봅니다.


홍콩이 영국땅이었던 때가 있어서

도로이름을 무슨 영국지명들을 따서

지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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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한 스타페리 터미널

뭔가 빌딩에서 반짝 반짝하긴 하는데

뭔가 좀 밋밋한거 같고



행사중이라면 여기에 사람이 북적대야 할텐데

코빼기도 안보이고 넘 썰렁해서

행사가 끝난 듯해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8시에 시작하는 행사인데

시간은 벌써 8시 10분

그래도 일단은 왔으니 둘러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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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가니 음악소리도 들리고

보라매 공원의 음악분수처럼

음악에 맞춰서 빌딩들이 번쩍이는걸 보니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입니다.


음악소리가 너무 작게 들리는거 같아서

들려오는 쪽으로 재빨리 발걸음을 옮깁니다.


전망대(?) 같은 위쪽으로 올라오니 이곳은 인산인해.

사람들이 여기 다 모여있어서 없어 보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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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사람들이 엄청 많은데도 음악소리만 들릴정도로 고요한게

전부 심오라에 빠져서 떠들 겨를도 없는 모양입니다.


음악에 맞춰서 하늘을 수놓는 레이져와

번쩍이는 빌딩의 네온들을 넋놓고 바라보고 있다

가끔씩 감탄사 한번씩..



어제 카지노에서 있었던일도 싹 잊혀질만큼


정말 최고의 장관입니다.


보통 여행 홍보용으로 그럴 듯하게 찍어놓은

사진을 보고서 잔뜩 기대하고 여행을 떠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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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현지에 가서 직접 보면

낚였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이건 아무리 사진이라던지 동영상을 잘 찍어가도

실제로 와서 보는 것보다

환상적으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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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었지만 심오라는 계속 이어집니다.
꽤 긴시간 하는듯 한데

1초도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심오라를 본 것 하나만으로

홍콩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듭니다만


이런 장관을 혼자 보는게

참 아깝고 왠지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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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오라가 끝난후 밀려오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한동안 홍콩섬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스타페리 선착장을

한번 훑어봅니다.


근데 홍콩섬이랑 구룡반도간의 거리가

한강 북단과 남단정도의 거리 정도로

정말 가깝습니다.



오기전에 배타고 건너가야 한 대서

약간 고민했었는데

뭐 이정도면 그냥 버스 한번 타는거보다

쉬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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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의미가 있는건지 지도에도 표시가 되어 있어서


찍어본 스타페리 선착장 앞의 시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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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에 돈을 넣으라는 남신상의 명령~..

구경하고 있다가 돈넣으라는 퍼포먼스를 하니

등을 돌리는 사람들이 안습.


역시 남의돈 먹기가 쉬운게 아닙니다.



근데 뭐 스타페리 선착장에 따로 볼 게 있는 것도 아닌거 같고

이제 다른곳으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근데 심오라 뽕을 맞아서 그런지

이제 또 어떤 장관이 펼쳐질지 궁금해서

의욕이 마구마구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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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일 가까운 별표지점인 구룡공원으로 가기위해

캔턴 로드로 달리던 도중 발견한 루이비통 매장.


저 거대한 가방모양이 건물 자체인줄 알았는데..

그냥 천같은게 씌워져 있는 거라서

이따끔식 바람에 흐늘거리는모습이

참 허접하게 보입니다.


근데 그런생각을 하고 인도로 가고 있는데

순찰을 돌고 있던 경찰두명이 저를 딱 째려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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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 삿대질을 하고난뒤

다시 도로를 가리키면서


당장 도로로 나가라

하는 제스츄어를 취합니다.


이때까지 봤던 홍콩의 벌금 경고 표지판이

기본 5000달러였던걸 상기하고


완전 쫄아서 뭔가 더 말을 걸기전에

도로로 잽싸게 빠져나갑니다.


우리나라도 자전거의 인도주행이 불법이긴 하지만

인도로 다닌다고 해서 경찰들이 뭐라하진 않는데.


여긴 자전거 타는 사람이 아예 없으니

그냥 자전거와 차를 동급으로 취급하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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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도로로 달리자니 이층버스들의 강렬한 압박에

몸을 추스릴 수가 없습니다.


사진만 봐도 소름이 끼칩니다.


버스좀 많다 싶으면 그냥 인도로 끌바해서 다니고 하는

굴욕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냥 자전거 놔두고 옥토퍼스 카드 사서

버스타고 다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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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나는 홍콩의 밤거리

허름한 건물과 현란한 조명의

오묘한 조화가 아름답습니다.


특별한 구경거리를 찾는거 보다 그냥

거리를 돌아다니는 자체가 재미있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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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되지 않아 도착한 구룡공원

뭔가 많이도 금지가 되어있습니다.


자전거가 금지라고 되있길래

자전거를 접어서 끌고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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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을 지나서 나오는 입구.


구룡공원이라 옛날의 구룡성 터에

지은 공원인줄 알고 설레였는데 들어와서 살펴보니

그냥 전혀 상관없는 곳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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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홍콩의 구룡성이라는곳인데

당시 영국 지배의 홍콩과 중국의 관계에 따라서

저 네모칸 밖으로 건물을 짓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안쪽과 위쪽으로 계속 심시티를 하다보니 이리 되었다 합니다.


저 조그만데 인구가 3만명이 넘어가고

공권력이 미치지 않는 무법지대라

1994년도에 공산당 파워로

화끈하게 밀고서 공원으로 만들었다 합니다.


아직까지 남아있다면 꼭 가봤을텐데..

근방의 홍콩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없어져서 아쉬운 느낌입니다.



아무튼 결론은 구룡공원과 구룡성은 상관없어서 실망.


침사추이의 구룡공원은 그냥 kowloon park 고

구룡성을 밀고 만든

구룡공원은 kowloon walled city park 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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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을 카운트 하고 있는

시계가 공원 중간에 떡하니 서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내년이면 벌써 또 올림픽이 벌어지는군요

시드니 올림픽 할 때가 작년같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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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안에 야외 수영장이 있습니다.

스트라이다를 접어서 끌다보니

홍콩의 기본 더움 + 힘더움(힘들어서더움)

= 미칠 듯한 더움으로

여기서 그냥 다이빙 해서 물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수영을 해볼까 하고 심각하게 고민해 보지만

수영복도 준비해야되고,

홍콩아니라도 수영할수 있으니까

그냥 귀찮아서 패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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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깊숙히 들어가니 뭐 없고

말그대로 그냥 공원입니다.

앞으로 관광 목록에서 공원이라 되있는곳은

전부 제끼고 구경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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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땀 진창이 되어서 공원을 나섭니다.

다음 목적지는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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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까나 번쩍번쩍.

별들이 쏘근대는 홍콩의 밤거리라는데

거리가 하나같이 다들 밝아서

별은 코빼기도 안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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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길 찾는법을 어느정도 깨우쳤는지

쉽게 찾아낼 수 있었던 템플거리

뭐 시장은 남대문시장이랑

별다를거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음식점등에서 강렬이 풍겨나오는

향신료 같은 냄새에 정신이 어질어질.



냄새 때문에 없던

식욕도 마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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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것도 기념품으로 사가나 봅니다.

집안을 홍콩 분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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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도 얼마 안하는 것 같고

거리이름 뿐만 아니라 Happy birthday나


I LOVE YOU 등의 재치있는

센스가 왠지 마음에 들어서


두어개 사다가 집에 붙여놓으면 그럴싸 할거 같지만

부피가 부담스러워서 지지입니다.



그러고 죽 돌아보는데 여기서 파는 물건 대부분은 짭퉁같은거나

고만고만한 관광지의 기념품등

예상할 수 있는 관광지의 시장과 99% 일치하는 느낌입니다.


거리가 얼마 되지도 않아서 그냥 직선으로 쭉 훑어보고


다음장소인 "레이디스 마켓" 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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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돌아다니면서 보면

홍콩 시내 여기저기에서

관광객들이 붙여놓고 간듯한 스티커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러는거나 벽에다 "정태준 왔다갔음" 낙서해논거나

별 다를바 없는 행동인거 같은데 돈들여서

스티커 만들어 와가지고 이런짓을 하고 가는게 미스테리.


이래놓고 사진찍은다음 블로그 같은데다 올려놓고는

홍콩 가서 스티커 붙였어염 ^^

하면서 자랑해놓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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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지하철 두구역정도로 약간 떨어져 있긴 하지만

10분도 안되서 도착한 레이디스 마켓.


거의 뭐 명동이랑 똑같다고 보시면 될거 같습니다.

토실이랑 왔다면 이거저거 구경하면서

잼있게 돌아다녔겠지만


우리나라서도 쇼핑이랑 관계없는 저에게는

아무런 흥미를 주지 못하는 곳입니다.

(돈이 없어서 그런게 절대 아닙니다 ^^)


그냥 휘 둘러보면서 사람 구경이나 하는데

대부분이 관광객인 느낌입니다.



이것으로 박물관, 전시관등을 제외한 침사추이 근방의

모든 관광 코스를 돌았습니다.


근데도 시간은 아직 3시간밖에 안 지난 밤 10시


그냥 페리타고 홍콩섬으로 건너가볼까 하지만

그랬다가 혹시 차끊겨서 못돌아 오고 하면

숙박비 아깝고 하니

그냥 빨리 들어가서 일찍 자고 풀 충전된 체력으로

아침 일찍 출발하여

홍콩섬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하고


일단은 숙소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가까운곳에 숙소가 있다는것이 참 마음이 편합니다.
1191637771_DSC_4731.JPG

세븐일레븐에서 맥주와 과자, 생수등을 구입해서 들어갑니다.

근데 가격을 보면 맥주가 굉장히 쌉니다.


640ml 짜리 맥주 두병이 고작 12달러.

한병에 천원도 안합니다.


그리고 홍콩의 이벤트 마케팅은 원플러스 원이 대세인지

같은거 두 개사면 할인이 된다거나 해서

지름을 부추깁니다.


1191637771_DSC_4747.JPG

그래서 산 것들은 전부 할인 품목으로

두 개씩 짝을지어서 한 이틀치 식량을 구입했습니다.


이렇게 많이 샀는데도 고작 60달러 입니다.



홍콩까지 와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이

약간 맘에 걸리긴 하지만


뭐 이번엔 오래 돌아다닐거도 아니고

이틀 더있다 가면 되니 괜히 찌질거리지 말고

그냥 다르게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맛집 찾아다니면서 편하게 먹는 것도

홍콩을 즐기는걸 수 있겠지만


라면이나 과자같은 인스턴트 식품도

홍콩에서만 맛볼 수 있는게 많으니까

바득바득 뭔가를 찾아 먹어야겠다는

강박관념을 접고서


그냥 마음가는데로 몸가는대로 흘러가듯이

홍콩을 즐기고 오면 끝~





이라는 뭔가 패배감을 씻어내려는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는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겁니다

그리고는 토실이에게 전화를 해서 간단하게 오늘 있었던 일을

보고(?) 하고서

1191638087_DSC_4750.JPG
욕조에다 물을 틀어놓고

한병에 6달러인 블루아이스 맥주와

홍콩스타일의 스파이스 치킨맛 감자칩에

음악을 곁들여 호텔에서의

술잔치를 벌여 봅니다.


근데 듣보잡 맥주라 그런지

왠지모를 짠맛이 나서 약간 부담스럽긴 하지만

계속 마시다 보니 취기가 올라서 그런지

그럭저럭 마실만 한거 같습니다.


치킨맛 포테토칩은 엄청나게 짜고 답니다.

그게 답니다.



그리고 물이 다 받아져서

욕조에 들어가 몸을 담그고 맥주를 마시는데

기분 최고입니다.




아무튼간


어제의 아픈기억은 거의 치유된듯이



지금은 그냥 내일 홍콩섬을 돌아볼 기대감에 설레이는 느낌만 있고

마카오는 도박의 폐해를 비교적 적은 리스크로 알게되었다는

나름 교훈적인 경험이었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합니다.

미친년 널뛰듯 울다가 웃어서

왠지 엉덩이에서 털이 송글송글 솟아오르는

기분 입니다.

1191638087_DSC_4751.JPG

상쾌하게 목욕을 마치고 나니 배가 좀 고프길래

가볍게 라면 한사리를 시도해 봅니다.


일본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홍콩화된

해물맛 컵누들 입니다.

건더기가 푸짐해 보이는 것이 맘에 듭니다.



근데.. 매번 여행할 때마다 빠뜨리는 것 같지만..

젓가락이 또 없습니다.

벌써 물 다부어 놨는데

편의점 뛰어 가서 가져올 수도 없고..

방안을 뒤져 봅니다.


1191638087_DSC_4753.JPG
커피젓는 스틱을 두 개 합치니 럭셔리한 젓가락이 ^^!


젓가락이 없어도 어디서나

라면을 먹을 수 있는 사나이

정태준.



약간 느끼한 해물맛이지만. 꼬들꼬들한 면과

구수한 국물이 그럭저럭 맛있습니다.


국물까지 다 마시고 나니 포만감과 술기운으로

일어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그 여세를 몰아

아침에 불어터질 얼굴도 잊은채로

진짜 홍콩을 돌아다닐 내일을 기약하며

자연스럽게 잠에 빠져듭니다.





천상지희 The GRACE - 한번더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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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 요약

1.심오라 킹왕짱.

2.헝그리 여행도 여행.

3.★☆★승리의 정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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