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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메이션 비평

kauP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05.28 18:55:00
조회 2633 추천 0 댓글 31

  자자, 이 글을 읽으시기 전에 먼저 수많은 텍스트를 차분하게 읽을 여유를 가지시고 감정을 누그러뜨리며 객관적으로 글을 분석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리할 자세를 하도록 하자.


  \'한국 애니메이션 비평\'이라고 해도, 뭐부터 시작할까? 먼저 이 글은 \'비난\'이 아니라는 것부터 강조하도록 한다. 개인적으로 합리적인 이유와 근거를 든 비난은 크게 나쁠 것은 없으나 한국 에니메이션의 현주소라면 비난받을 정도는 아니다.


  일단, 국내 뉴타입-한국 애니메이션을 소개하고 홍보해주는 국내 유일의 잡지(오덕용이긴 하지만)-의 근세기의 애독자로써 얻은 정보와 그동안 한국 애니메이션을 관심깊게 보아온 경험들을 기반으로 이쪽의 의견을 표현하도록 하지.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솔직히 말하자면 나쁘지 않다. 아니, 최악인 면도 없잖아 있지만 굳이 최악중의 최악이라고 할 수 는 없는것이, 우리나라의 막대한 경제규모가 이쪽의 기반을 지탱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허약체질이라도 일격에 도산당하지는 않겠지. 물론 이대로 내버려두다간 한국 애니메이션 회사들은 알아서 무너져버릴 가능성이 굉장히 높기도 하다. 하지만 \'현주소\'라고 한다면 그리 나쁘지 않다. 실제로 매우 느리지만 스스로 발전하고 있지 않은가? 위대한 KBS파워일지도 모르지만 근거가 어떻든 발전은 발전이다.

  허나, 그렇다고 좋은 상황이라고 하지도 않겠다.

  이쪽 팬들에게는 매우 미안하지만, 한국 애니메이션은 어떤 점에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어째서 그런고 하니, 작화도, 기술도 좋아지고 내용도 어느 정도는 바뀌었지만 그건 단지 세월이 지나면 개울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지는 것 같이 당연한 일인 것이다. 즉, 비가 와서 물이 불었지 알아서 유량이 많아진 게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수입으로 한국에서 매니아 문화가 발전되었고, 줄고, 줄고, 줄고, 사회적으로도 줄고 문화적으로도 주는 아동 시청자층에 소수의 한국 메니아층이 합류하면서 그나마 힘이 붙었다는 것이다. 즉, 객관적으로 지구 자전속도가 빨라졌지 그 위를 달리는 열차는 여전히 증기기관차에 석탄에서 석유로 바뀌었다는 말이다. 현제 사회계층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을 봐오던 메니아들이 속속들이 진출하면서 자연히 이루어진 변화이지 한국 애니메이션은 위태위태하게 어딘가를 향해 달리는 중이란 것이다. 더 말할 것 없이, \'근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를 알겠는가? 미국이 와서 찌르다가 일본에 강제로 열었고 나중에는 일본에 합병당한 대한제국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일본의 자극을 받고 변한답시고 변했지만 뿌리를 \'근대화(미리 말해두건데, 뿌리를 바꾸자는 이론이 있다면 엿먹고 꺼지라고 하라.)\'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어떤 점에서 그러한가? 일단 상당한 인기를 끌고있는 현제 3대 한국만화(말고는 사실 두어개 정도가 전부이지만)-둘리, 일지매, 롤링스타즈를 예로 들까? 이런, 잘못 말했다간 욕먹지만 어쨌거나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들어준다면 고맙겠다. 의견 피력은 자유이지 않은가?
  -미리 말해두는데 본인은 \'일본 오타쿠\'부류에 속한다. 그것도 직접 사모으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한국의 일본 오덕\' 보다는 \'일본의 오타쿠\' 쪽에 더 가깝지. 덕분에 실제적인 2차 생산품이 전무한 수준인 한국 애니계에 아쉬움이 남는다만, 그건 이후에 말하도록 하고-
  과한 기대를 했다면 미안하지만 예를 들자면 극히 일부분이다. 일단 둘리 리메이크를 보자. 예를 들자면 이렇다. 그 \'마법 연필\'편을 보자. 일단, \'마법 연필\'이라니! 그건 둘리 오리지날 시절 애니들이나 써먹던 소재가 아닌가! 아니아니, 말 나온 김에 이전 둘리의 팬으로써 혹평하자면 오리지날이 가지던 온갖 참신한 아이디어들은 전부 어디다 말아먹었는가! 애초에 \'빙하타고 내려온 초능력을 쓰며 초록색에 혀빼물고 두리뭉실한 엄마찾는 아기공룡 둘리\'라는 것부터가 무지하게 참신한 쇼킹, 울트라, 퍼팩트한 소재였다. 특히 꼴뚜기 외계인들은 가히 감동적이라 하겠다. 그런데 이번 버젼은 옛날에 한참 못미치는 진부한..... 이런이런, 말이 새버렸군. 어쨌거나 위에서 한 말들은 잊고, 둘리 리메이크 버젼은 말만 리메이크지, 아직도 10년 전 그날에 묶여있는 것이다. 하다못해 달려가는 후폭풍에 할머니 치마가 마를린 먼로 식으로 뒤집히는 그 개그조차도 10년 전에 써먹고 가히 몇년동안 완전 사장되었던 구시대 개그였다. 물론 지금의 둘리가 전혀 진부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위는 감정이 격하여 대충 쓴 것이니 넘어가자) 참신한 부분도 많이 있고, 김수정 선생이 뉴타입 인터뷰에서 말했던 것처럼 \'푸근한 우리식\'이라는 것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요 둘리가 과거의 향수를 재현하는것이 아닌, 심지어 \'요리보고~\' 까지 버리고 만들었을 정도로 (솔직히 말하건데 예전 성우가 더 좋았다...! 고 흥분해본다) \'새로운 둘리\'를 지향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새로운\'이란게 단지 \'새로 만든\' 수준에 그쳤고, 이것이 현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였더라도 한국 애니계에 \'자본\'과 \'관심\'이상의 현실적인 성과물이 되지 못하는 이유다.
  \'일지매\'와 \'롤링스타즈\'도 위와 같다. 이 두 애니메이션을 가지고 \'10년 전\' 운운하는 것은 억지가 아니냐고 할 지 모르나 그 기반에 딸린 소재의 착상에서 보자면 완전히 벗어났다고 하기에 무리가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인식하여 변화한 부분도 많으나, 일단 일지매, 오프닝 영상이 오타쿠계 커뮤니티에서 아마추어가 제작한 매드무비 수준에도 못미친다는 것은 아무리 열받아서 비난을 퍼부어도 진실이겠지. 그리고 고전적으로 도저히, 어째서 안 바뀌는지 정말 한탄할 만한 것이 액션중에 왜 배경이 바뀌냐는 것이다.(기묘하게도 \'장금이의 꿈\'에서는 바뀌지 않는다. 그쪽의 액션은 자본만 같다면 일본측과도 전혀 밀리지 않을지도)
  롤링스타즈를 보자면, 이건 더욱 단순한데, 외계인과 지구인의 운명을 건 야구 대결이라니, 이건 일단 많이 쓰이던 것이고 주인공 배치도 다소 옛풍이다.


  뭐, 이게 중요한가? 당연히 안 중요하지! 이런 거야 어쩌든간에 성과물만 좋으면 그만이다. 그리고 표현이 이래서 그렇지 실제로 문제가 될 정도로 구닥다리가고는 나도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이 뒤에 숨겨진 면이다.
  즉, 제작진의 사고가 여전히 옛날 식으로 돌고있다는 것이다. 이건 매우 중대한 문제다.
  일지매 감독과의 인터뷰(역시 뉴타입)을 보자면 그곳에서 \'한국 애니가 유치하다는 비난을 많이 받습니다. 요즘 어린이들의 수준이 매우 올랐음에도 애니메이션의 수준은 여전히 과거를 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올렸습니다\'라는, 대충 이런 말이 나온다. 아아, 시대를 잘 파악했는가? 미안, 틀렸다. 생각의 착상 자체가 틀린 것이다. 어디가 틀렸나 하니 \'요즘 어린이들의 수준이 올랐으므로\' 요즘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높여야 하는가? 천만에! 애니메이션 수요층의 평균연령 자체가 10대 중후반으로 훌쩍 뛰어오른 것이다! 물론 어린이들의 수준도 올랐다. 하지만 그들의 수준 변화보다,  아니, 애초에 유치하다는 비난을 누가 하는가? 주로 10대 후반의 일본 애니메이션 오타쿠들이다. 그들 중 아직까지(실제로 일본 오덕들 중 대부분은 이미 기대하는 것 자체를 포기했다. 그들이 보는 자극성 애니메이션을 도저히 쫓아가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국 애니가 나왔다면 대충 보는 인간들은 보고서 유치하다고 욕을 퍼붓는 것이다. 즉, 착상 자체가 \'애니메이션은, 애들이, 봅니다\' 수준에 아직도 머물러 있으니 이래서야 백년 천년이 가도 가망이 없지. 물론 애들 애니메이션이 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애들 애니를 만들려고 의도를 한 것이라면 차라리 낫지, 이건 애초에 시청 연령층에 관해 큰 오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둘리의 김수정 선생은 이 면모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도 10년 전의 시대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놔, 논거1주제에 왜이리 긴거야. 힘들어)


  자자, 그럼 그것으로 개혁하면 되는가? 이런, 그것도 아니다. 또 하나 우리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진들이 보여주는 아주 중대한 잘못이 있다.
  그건 애니메이션은 \'대중예술\'이지 자동차가 아니라는 소리다.
  자자, 보자! 원더풀데이즈를 보자!
  돈 쳐발랐다. 바르고 바르고 바르고 바르고 바르고 또 발랐다.
  근데 망했지. 돈 발라서 망했지. 솔직히, 원더풀데이즈가 망하면서 그나마 원더풀데이즈로 활력이 도나 싶었던 한국 애니계는 오히려 더 침몰했다. 그 외에 솔직히 다소 허접한 감이 있는 온갖 3D애니들이 있다. 허나, 한국 애니 발전에 얼만큼이나 도움이 됬는지는 의심스럽다.

  이 기술력으로 쳐바르려는 착상에는 몇가지 심각한 사고적 오류가 섞여있는데, 그 중 가장 심각하고 큰 근간을 들자면 한국인들을 한국인으로써 어째서인지 \'한국놈\'으로 부르자면 본인은 \'한국은 나라가 아니라 커다란 공장이다\'라고 말하겠지만 그런 심오한 차원을 떠나 그들의 사고가 일본 애니를 보면서 가당찮은 착각을 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돈만 있으면 될꺼야."
  아니, 아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안 되는 건 안되는거다. 그들의 발전이 발달된 기술력과 시스템 때문이라고 보는지? 미안하지만 아니다. 만화-애니메이션-2차생산물로 이어지는 끝없는 재생산 라인. 심지어, 요즘에는 만화도 아니다. \'소설\' 이다. 탄탄한 세계관과 자극적이고 색다른 소재로 뭉친 라이트 노벨(과격하게 말하자면 이 라이트노벨을 우리나라 양산형 판타지와 비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두동강나 발버둥치는 바퀴벌레와 건강하고 우람한 고래를 같다고 말하는 것이나 똑같다.)을 기반으로 화려하고 선명한 영상을 입히는 것이다. 이때, 기반이 만화-라이트노벨이라는 것으로 보자. 즉, 일본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애니메이션의 발전은, 기술력과 자본의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았겠지만 그런 \'내용상의 기반\'과 \'탄탄한 팬층\'이라는 두가지 기원이 있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 애니메이션은 오로지 일본만 본다,
  난 일본을 보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과 우리는 너무도 다르다. 일본의 안경끼고 주근깨에 배나온 오타쿠들이 코마케에 몰려드는 섬뜩한 사진을 보셨는지? 어찌 된 일인지 그들은 옷만 다르다 뿐이지 죄다 똑같이 생겼다. 이건 한국의 일본애니계 오타쿠들조자 \'무섭다\'란 감상을 보일 정도로 무시무시하다. 반면에 한국 오타쿠들은 굉장히 대중적이고 일반인들과 섞여있다. 이것만 봐도, 동일한 컨텐츠로 형성된 동일한 집단이 전혀 동일하지 않다. 즉, 그들과 우리는 인간와 오랑우탄이 다른 것만큼이나 다르다. 같은 인간의 탈을 쓰고있을 뿐이란 것이지.

  차라리 볼 것이면 미국을 봐라.
  사실, 우리 실정에는 미국 애니메이션을 본뜨는 쪽이 훨씬 알맞다. 예를 들자면, 본인이 \'카툰네트워크\'에서 방영했던 \'배트맨\' 리메이크 시리즈를 즐겨 보았는데 (그런데 호응이 나빴는지 2기까지만 방송하고 말았다. 젠장.) 심지어 조커가 미친 듯이 날뛰며 죄다 때려부수는 장면조차 사람 하나 죽지 않고, 피한방울 안나고, 결국에는 총탄 한 발 쏘아지지 않았다.(대신에 화염방사기를 뿌려대고, 칼을 휘두르고, 격투기가 벌어지는데... 어떨까...) 일지매가 피를 튀길 정도로 개방되었으나 이 사례는 한국의 애니메이션 개발진들이 본다면 경악을 할 것이다. 사실 미국도 애니메이션의 제약이 심하다. 즉, 배트맨의 사례는 시청 연령층을 유지하면서 박진감을 최대한 높이는, 그런 묘한 상황을 연출하였다. \'스톰 호크\'란 미국 3D애니메이션을 아는가? 아마 모르겠지. 이것도 카툰 네트워크에서 방영하였는데(그런데도 1기만 방영하였다. 2기는 미국에서 하고 있기는 한데...) 두 자루의 광선검(그렇게 설명하는 게 맞겠지)을 휘두르고, 애너지탄을 쏘고, 도그 파이팅을 하는 와중에도 그 누구도 피를 흘리거나 죽지 않는다. 격추당한 적병들은 기절을 하거나 낙하산을 타고 저 구름 아래로 흘러내려갈 뿐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인 \'헬싱\'의 \'아카드\'가 두 자루의 커다란 권총을 난사해대며 머리통을 부수고 몸을 산산조각내는 그쪽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의 사례는 우리나라가 얼마든지 따라 할 수가 있으나 일본의 사례를 아직까지도 상상조차 못 할 일인 것이다. 인기? 배트멘 리메이크는 유튜브에서 구하는데 실패했으나(젠장x2) 스톰호크는 우리나라에서 일본을 통해 미국 애니메이션 메니아들 사이에서 대유행이다.
  또한, 미국은 대중적이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솔직히 어린이들이 보기에 좋지 않다. 어떤 것은 어른들이 보기에 꺼려진다. 하지만 미국의 애니메이션은 진짜 대중적이다. 심슨.... 이건 성인만화지만 사실 어린이들도 본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파워퍼프걸\' 이쪽의 액션은 정말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대한의 긴박감을 선사하면서 그들의 개그는 애들도 웃고 어른들도 웃는다. 이것이 진정한 \'애도 어른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온가족이 모여서 보는 만화\'가 아닌가! 게다가 이것이 벌써 10년이 넘었고 투입된 기술력도 높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쪽이야말로 본받아야 할 사례다.

  게다가 만일 우리나라가 일본 애니메이션을 따라한다면 보통 히트로는 기반이 잡히지 않을 것이다. 본인의 주관적인 예상이지만 한국의 시끄러운 언론이 제아무리 떠들어도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설마 이것을 모르지는 않겠지?) 정도씩이나 히트를 치는 데 실패한다면 기반이 잡히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미국 애니메이션 형태라면 차분차분히 밟아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미국 애니메이션을 배끼자는 게 아니라 목표를 하자면 그쪽으로 잡는 것이 일본 애니메이션 팬층과 정면대결을 펼치는 것보다 \'이기는\'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또 하나의 착각은 그들이 히트를 못 치는 게 \'자본\'이 모자라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단, 넘치는 자본으로 획득할 수 있는 각종 이익들을 생각나는대로 나열 해 보자.


*고퀼리티
*멋진 오프닝
*감동적인 엔딩
*화려한 특수효과
*자연스러운 (심지어 #슴까지 $렁거리는 수준의) 섬세한 움직임
*수도 없이 많은 프레임을 기반으로 한 숨막히는 전투씬
*초특급의 스케일
*기타등등
*기타등등


  아니, 이쯤 나가면 "돈없는 우리 한국 애니회사들은 나가 데지라는 말이냐?"는 소리가 나올 수도 있겠으나 자세히 살펴보자.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란
*구성도 높고 참신한 내용
*작화와 디자인
*성우진

  물론 이게 자본으로부터 독립적이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부족한 자본투자 속에서도 제작진의 역량에 따라 최대한도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부분이다.

  내용? 전체적으로 보자면 참신함이 떨어진다. 위에서 지적했듯이 전체적인 소재와 착상, 세세한 내용과 설정, 부분부분의 개그라던가 하는 부분이 낡았다.
  작화, 솔직히 말해라. 일본 애니는 눈 큰 시절은 이미 옛적에 지났다. 미국 애니가 만들어내는 방대하거나 혹은 그 반대로 단순함에 모든 게 담긴 배경, 일본 애니의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들과 한국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이 맞먹는가.... 아니, 솔직히 수지님이라던가, 하여튼 그런 이상의 캐릭터들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한참 밀린다.
  한국 성우진? 이 경우는 예외인데, 그게 밀린다고 생각하는 인간이 있다면 그건 착각이다. 흉하게 더빙된 작품들일 경우, 그것은 제작진들의 기괴한 성우배치와 엉망진창 대본에 의한 것이다. 그 자신들의 저력은 절대 뒤지지 않는다. 실제로 한국의 중년 남성 성우진들의 경우 이런 기괴한 성우배치와 엉망진창 대본에다가 비중없는 조연일지라도 소화해내는(;;;;;) 가공할 저력을 보여준다. 주로 외화더빙에 투자되어 잘 볼 수 없다는 것이 뼈져리게 아쉬울 정도다.
  문제는 졸작의 경우, 내용이 엉망이고 작화가 아름답지 못한데다가 제작진이 이 휼륭한 성우진을 요상하게 배치하는 통에 전혀 살리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물론 비운의 수작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비운\'이라는 점을 요점에 두자. 비운의 수작이 있다고 졸작이 수작이 되는 건 절대 아니다.)
  만일 돈이 없어서 특수효과도 살리지 못하고 오프닝 엔딩도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그 몇푼 없는 돈을 중요한 부분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 영향이 없을 리는 없으나 그 반대의 경우보다 당연히 낫다. 이건 상식적이다.


  이것과 관련된 착각이 또 있다면, 한국 애니메이션은 이상하게 액션과 스포츠, 레이싱 등에 집착한다는 것도 들 수 있겠다. 물론 이것들이 어느 정도 기본적인 인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은 동의한다. 허나 이 분야로 높은 완성도를 보이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한국 애니의 액션은 정말 아무리 잘 보려고 해도 거짐이 구리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미국, 일본 애니메이션은 (솔직히 미국 애니메이션의 액션은 일본을 능가하게 화려하고 멋지다. 그러나, 이것은 돈. 이전에 든 예들과는 통하지 않는다.) 셀 수도 없이 많은 프레임과 새로운 작화들을 잔뜩 깔아서, 한마디로 돈과 시간을 쳐발라서 실제 싸움을 보는 것처럼 숨막히는 전투씬과 액션과 활동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절대, 극히 예외적인 경우(그래야만 하는 경우나 개그)를 제외하면 한국 애니들처럼 똑같은 모양을 반복하지 않는다. 하다 못해 북을 치더라도 (이건 일지매 1화를 초점으로 하는 말이다.) 똑같은 애니메이션을 다시 돌리지 않는다. 이쪽이 바로 자본의 힘이라는 것이다. 헌데 한국 애니메이션은 이쪽을 초점으로 달려드니 될 리가 있나. 몇몇 예외적인 수작이 있지만 그 경우도 한계가 있다. 국가경제력은 자신이 있다고 해도 그들 자신이 수많은 노력과 경험과 돈의 결과물로 만들어낸 그것들을 쫓아 갈 리가 없는 것이다. 천제가 아닌 이상 절대 불가능한 겝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차라리 치유계-등으로 불리는 그쪽으로 돌리는 쪽이 낫겠지.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주로 히트를 친 부분이 그분야였다. 부족한 자본으로도 엄청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하얀마음 백구\', \'오세암\', \'장금이의 꿈\'의 경우 전부 \'치유계\'라 부르기에는 어감상의 괴리가 있지만 액션과 행동보다는 기반을 이루는 부분이 중요한 애니메이션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둘리\'의 경우도 그랬다. (만일 이 분야의 애니메이션에도 기반을 이루는 쪽에 집중하기보다 다른 분야에 치중했다면 그건 정말 쪽박을 차는 것이지.)


  또다시 착각과 관련된 이야기로 가자면, 불법 다운로드 이야기가 있다. 불법 다운로드! 그것은 치명적인 이름! 하지만 정말 이것이 결정적인 이유일까? 이경우 꼭 나오는 이야기들이 일본이나 미국도 불법 다운로드가 극심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메니아들을 공략한다. 즉, 인터넷이 활성화 된, 특히 우리나라처럼 인터넷 안 하는 인간이 없는 경우에서는 흥행은 얼마나 많은 메니아층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메니아들은 뭔 일이 있어도 본방을 사수하고 나오는 아이템들을 속속들이 구매하며 관련 잡지나 단행본들을 사서 본다. 인터넷의 활성화로 불법 다운로드라는 치명적인 변수가 생겼으나 불따하는, 애초에 그럴 작정이었고 그럴 수단이 없었기에 본방을 사수했던 무관심한 인간들은 재껴두고 대신에 인터넷이라는 광범위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사업을 돌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뒤떨어지는 완성도로는 벌어먹을 수준의 메니아층을 확보 할 수 없다. 즉, 불법 다운로드로 망했다는 소리는 그만큼 완성도가 떨어졌다는 자문이 필요하다.


  아아, 결과적으로 한국 애니시장이 희망이 있느냐면, 있다. 없다면 이런 글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이지. 하지만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볼때 한국 애니시장은 반드시 발전하는 듯 하다가 쥐죽은듯이 괴멸당했다. 즉, 잡았던 기세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둘리시대에 활약하던 만화들은 일본 애니에 꺾였고, \'백구\'로 부활하나 했는데 도로 잠잠해졌고, \'탑블레이드\'에서 \'신암행어사\'(하지만 이 애니메이션들을 우리 만화로 봐야하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로 관심이 집중된 애니시장은 또다시 블랙홀에 빠졌고, \'장금이의 꿈\'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이 발전하나 했는데 또다시 확 식어버렸다. 이번에 \'마법 천자문\'으로 시작된 관심이 \'일지매\'가 \'드라마 일지매\'를 등에 업고, 둘리가 흥행하더라도 또다시 이 패턴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런 흥행한 작품들 틈틈이 이런저런 애니메이션이 나왔지만 대중은 나왔는지도 모른다는 것. 이대로 이 관심과 인기도를 어느 수준에라도 유지하지 못한다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게다가 \'둘리\'를 새로 만든다면서 김수정 선생이 정부에 지원금을 요청하자 \'가망없다\'며 딱 잘라 거절한 사실을 볼때 한국 정부의 개념성도 참 알만한 것이다. 심지어 \'둘리\'가 가망없다니, 그럼 한국 애니메이션들은 죄다 발에 채이는 쓰레기라는 건가?


  더욱 문제는 이 애니메이션의 2차 생산물 시장은 일본에 의해 확보되었으나 기반시장인 소년만화시장은 간당간당하고 (그나마도 일본 만화에 정복당했고... 순정만화시장은 그나마 희망이 있다.) 일본이 아닌 한국 라이트노벨 시장은 이제 막 개척하기 시작했다. (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오! 무슨 소리를 하더라도 양산형 판타지는 제발 말하지 말라) 오세암처럼 다른 기반을 확보하거나 아예 원작이 없이 시작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한국 애니시장처럼 규모가 작고 약한 시장은 원작의 팬을 탄탄한 바탕으로 삼고 애니를 통해 새로 확보된 팬을 기반으로 2차 생산물을 활용하는 것으로 규모를 착실히 늘려가는 것이 필요하다. 허나 팬들이 나서서 애니화를 반대한다는 소리를 할 정도로 (뭐 할 말이 없는 면도 없잖아 있지만) 한국 만화 팬들은 거반이 애니계에 등을 돌려버렸다. 그런 의미에서, 위에서는 희망이 있다고 하였으나 다른 면으로는 또 절망스러운 지경이다. 같이 앞으로 나아갈 지원군이 없는 것이다. 다시 그 원인이라면 위에서 말한 고리타분함과 헛발짚기가 있는 것이다. 다른 기반이라면 아마 동화나 성장소설 등이 있겠지. 이쪽으로는 그나마 희망을 찾아 볼 수 있는 경우다.


  자자, 앞으로 어떻게 될까? 나도 일본만화의 자극성과 선정성에 찌들어 있기는 하지만 한국 애니의 발전을 언제나 기대하고 있다. 위 글을 \'모전공론\'- 모니터 앞에서 헛된 소리만 지껄임- 이라고 말할 지도 모르겠다. 아아, 그것은 사실이다. 그족으로 종사할 생각도 없고 (간접적으로는 모르나) 뭐 그렇다고 투자라던가 그런 쪽도 아니겠지. 이건 단지  평소에 한국 애니와 그 관련 소식을 접하면서 머리를 빙빙 돌던 이야기들이다. 이 정도로 표현했다면, 이제 또다시 날 괴롭히지는 않겠지.
  합리적이라면, 비난은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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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707 솔직히 일본애니가 더 좋긴하잖아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62 5
99706 한국 애니가 세상에 없는데 있네 망했네를 어떻게 판단하냐 [2] 애갤러(106.241) 05.14 51 5
99703 라인을 넘긴 매국노 대통령 [5] 애갤러(185.252) 05.14 87 4
99702 아직도 2d갤로 이적안한 애들이 있네 [3] 애갤러(211.234) 05.12 113 2
99701 신문고에 글 안지우노 지우지말고 기억해라 여기오지마라 [10] 애갤러(106.241) 05.12 133 3
99700 2D애니갤에서 자꾸 여기서 분탕하는데ㅋㅋ지들이 게토에 모여사는데 어쩌라고 애갤러(106.241) 05.12 68 3
99699 레드슈즈 진짜 노잼이었어?? [3] ㅇㅇ(122.46) 05.11 120 0
99698 붕신들 긁혀서 하루에 한번 날짜 지날때 마다 비추박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애갤러(106.241) 05.10 97 5
99695 유일하게 학폭해도 조용한 직업 [1] 애갤러(106.101) 05.08 190 8
99694 영포티 맞았노 ㅋㅋㅋㅋ [6] 애갤러(106.101) 05.08 182 6
99692 데스마치에서 시작되는 이세계 광상곡 이거 명작이네요 꼭 보셈 애기흙붕(125.182) 05.07 66 4
99691 디시에서 인셀 드립을 다보노 인생끝난애 글보니까 불쌍타.. [4] 애갤러(14.54) 05.07 148 6
99690 작년 전세계서 제일 많이본 프로그램 주술회전 애갤러(38.96) 05.07 71 6
99689 펨대남뿐 아니라 [3] 애갤러(112.172) 05.07 137 3
99688 은혼 원작 이거 몇화임 [1] ㅇㅇ(115.139) 05.06 10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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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682 하청도 못하는 병ㅅ 업계가 뭔 자꾸 말을함 다끝났음 ㅋ [14] 애갤러(106.241) 05.05 18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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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670 한국애니보다 일본애니가 더 좋다 [1] 애갤러(167.88) 04.30 15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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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659 3D업계는 포르노시장 빼면 실력이 거기서 거기인데? [3] 애갤러(106.241) 04.26 15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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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653 내가 딱히 이제 여기 신경 안쓰는 이유 [1] 애갤러(106.241) 04.25 14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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