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피터 자이한(Peter Zeihan) & 멜리사 테일러(Melissa Taylor)
이 글은 편집실 파일(Cutting Room Files)의 일부이다. 차후에 발매될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 미국 없는 세계에서 어떤 국가가 부상하고 어떤 국가가 몰락하는가(http://www.yes24.com/Product/Goods/97247707 → 한국어판은 2021년 02월 01일 발매)'에서 분량을 이유로 잘라낸 부분이다.
12월 16일과 17일의 모든 국제뉴스는 장장 18개월에 걸친 회담, 관세, 그리고 비난을 거쳐 드디어 1단계 무역협정에 다다랐다는 발표를 보도했고 이는 미국과 중국 모두에서 신문으로 대서특필하기에 충분했다.
그럼 우린 드디어 숲을 빠져나온 걸까? 그런가? 국제무역체제에 대한 위협이 드디어 제대로 다뤄진 건가?
음, 아니다.
무역협정은 어떤 형태와 규모로든 나타날 수 있지만 거칠게 보면 산업을 재조정하는 것과 국가를 재조정하는 것과 세계를 재조정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중국과의 협정에 있어서 트럼프는 가장 후자의 것을 택했다. 문제는 중국의 경제를 재조정하지 않고선 세계를 재조정할 수 없다는 것이고 중국의 정치체제를 맨 꼭대기까지 재조정하지 않고서는 중국의 경제도 재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맨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은 애당초 어떻게 그게 가능하겠냐고 반론을 제기할 것이다... 하지만 진짜 의문은 그게 가능한가가 아니라 얼마만큼 가능하냔 것이다.
그 사람들의 반론이 얼마나 많을지 살펴보기 전에 다시 한번 트럼프행정부가 무엇을 요구했는지 돌이켜보자:
🌑시장을 염가매물로 휩쓸던 관행의 종료를 포함한 산업보조금의 종료. 현재 중국 정부의 비호를 받고 있는 기업들은 대출을 무기한 연장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 자본에 대한 자유가 주어지면 이 기업들은 이윤보단 시장점유율을 우선하게 된다. 다른 말로 하면 중국은 과잉생산으로 넘쳐나고 있는데 이는 수출생산품의 가격을 낮추고 국내생필품 물가를 올리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이 생산품을 다른 외부시장들에 마구 덤핑하여 외국의 경쟁자들을 밀어내도록 하고 있다.
🌑전 국가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사이버절도의 종료와 무조건 기술이전을 요구하는 합작벤처라는 체계적인 관행의 종료. 미국은 연구개발에 종사하는 미국 기업들에 해가 된다는 아주 합리적인 이유로 이를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이것 때문에 정보보안비용도 낭비되고 있으며 애초에 일단 기분도 나쁘다.
🌑완전한 외국 기업에 대한 중국경제의 모든 부문의 즉각적인 개방. 다른 말로는 모든 부문에 대한 외부경쟁자들의 진입허용을 말한다. 중국 기업들은 거의 가격경쟁력을 통해서만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 가격경쟁력은 막대한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 이 보조금이 없어지고 훨씬 효율적인 외부경쟁자들이 중국의 내수시장에 진입하게 된다면 막대한 파산이 일어날 거란 합리적인 결론이 도출된다.
미국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들은 그저 확실히 해결하기 쉬운 문제로만 보인다.
스텝1, 경제가 의미있게 흡수할 수 없는 산업과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보조금을 중단한다. 스텝2, 외국의 지식자산에 대한 절도를 중단한다. 스텝3, 외부경쟁자를 수용하는 완전한 자본주의사회로 전환한다... 맞다, 특히 마지막 부분은 어떻게 말하든 간에 전혀 문제없이 들릴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경기에 대해 말하자면 물론, 아마 그건 당분간의 침체를 의미하겠지만 그런 조정과정은 근대사회로 이행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이다. 프랑스, 터키, 한국, 타이, 남아프리카, 브라질과 같이 다양한 문화의 국가들이 그런 이행을 어렵지만 해냈다. 확실히 “강력”하고 “영원”한 중국은 쉽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관점에서 보면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은 물론 중국공산당 전체의 관점을 포함해- 이건 도저히 헤아릴 수조차도 없는 일이다. 이 요구들 중 하나라도 수용한다면 단지 중국 정부가 용서받을 수 없을 정도로 체면을 구기게 된다는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각각의 요구 하나하나가 중국의 경제모델, 중국의 정치체제, 그리고 중국이라는 국가 그 자체를 산산조각낼 것이다. 쉬운 돈벌이는 중국공산당으로 하여금 시민들과의 거래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바로 중국인들에게 가장 최근의 조상들보다 윤택한 삶을 제공하는 것과 중국공산당에게 모든 권력과 신뢰를 몰아주는 것을 교환하는 거래 말이다. 중국 정부는 매우 비효율적인 기업들을 유지해 광범위한 고용을 제공하는 것으로 이 거래를 해냈다. 부자들에 대한 거래는 더욱 명백한데 언제든지 필요할 때마다 돈폭탄 소화전을 보장해 견고한 이윤을 누리고 부정부패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아주 독재적이고 국가주의적인 정권에게조차 정치적 기반이란 건 반드시 필요한 법이다.
물론 중국공산당은 이게 계속 유지될 수 없는 체제라는 걸 알고 있으며 그래서 방향을 바꾸지 않고 돌진하는 베헤모스 같은 괴물의 방향을 어떻게든 돌려야 한다는 시간과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그들은 외국 경제의 상품구매와 막대한 보조금에만 의존하고 있기에 흔들거리는 중국경제의 기반을 세련된 어떤 것으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현 미국 경제와 같은 것: 안정적이고, 내수용 생산과 소비만으로도 스스로 유지되는 시장 말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선 정부의 통제하에 안정적으로 과잉생산을 줄여야 하고 중국 소비자들의 내수소비를 증폭시켜야 한다. 그게 달성되기 전까지 중국은 외부의 기술과 에너지, 원자재 수입 및 더 안정적인 외부시장에 대한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진짜 문제는 이 모든 과정들이 미국에 의해 보장되는 개방되고 안전한 국제체제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공산당은 중국을 더 안정적인 거시경제적 기반의 국가로 이행시키는 데에 실패해왔다. 과정 하나하나에서마다 국가체제의 가장 중요한 구성부분들을 잃을 수도 있다는 공포가 있었다. 다른 말로 하면 결국 중국공산당은 중국경제를 미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도록 변화시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게다가 빚을 계속 떠맡을 수 있는 경제능력 또한 한계에 이르렀다는 걸 깨달았다.
여기서 다시 1단계 무역협정에 대한 얘기로 돌아간다.
무역회담은 거의 불안할 정도로 예측가능한 패턴을 따라왔다: 미국이 중국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한다. 중국은 승낙을 약속한다. 몇 주 뒤 중국의 실제 행동은 요구를 수용할 의도가 없음을 명백히 한다. 미국은 더 많은 무역제한을 부과한다. 이것의 반복이다.
이번 1단계 무역협정의 모든 내용은 그저 트럼프행정부에 대한 뇌물에 불과하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관세에 대한 약간의 철회 및 새로운 무역제재를 가능한 한 미루는 것과 수백억 달러 상당의 미국 농산품을 구매하겠다는 것 및 지식자산에 대한 보안의 강화(이 중 몇 가지는 이미 20년도 더 전에 맺어진 것이다)를 교환하겠다는 약속 말이다.
이 드라마의 다음 단계는 명백하다: 1월 말 혹은 2월의 어느 때에 미국은 또 다시 중국이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고 있지 않다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미리 준비된 관세를 또 부과할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 든 생각인데 나는 지정학적 부분을 제외하고도 선거철에 중국을 공격하려는 대중영합주의적인 대통령을 위한 이보다 더 나은 국제정치적 배경을 상상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자 이제 정리를 해보자.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의미있는 무역협정은 앞으로도 없을 건데 왜냐하면 이건 곧 중국공산당의 멸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미국은 해야한다면 중국을 얼마든지 끊어낼 수 있다. 물론 이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고통은 백혈병보다는 그저 감기에 가까운 정도다. 사실 북미의 천연가스 같은 값싼 자원, 발전된 기술, 잘 교육된 노동력, 그리고 세계적인 지정학적 붕괴의 결합은 모두 동아시아에서의 산업비용을 상승시킴과 동시에 –노동력부터 위험관리까지 모두- 해외로 나가있던 모든 산업의 북미로의 재이전을 쉽게 만든다. 몇몇 기업들은 이미 해외에서 나프타(NAFTA) 시장으로 이동했고 미국은 아직도 겨우 이런 흐름의 초기단계에 있을 뿐이다. 만약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중요한 소비시장이자 중국의 모든 공급망에 대한 물리적 보호자인 미국이 갑자기 세계경제에서 사라진다면 중국은 그냥 미래에 대비해 쓸 수 있는 모든 옵션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이 모든 것들이 다른 국가들보다 중국에게 훨씬 더 나쁠 것이다. 만약 미국이 중국을 그냥 끊어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공격적으로 나가게 된다면 모든 상황은 폭포수럼 쏟아내릴 것이다. 겨우 1/4 정도 진행된 현 미국의 해군배치사업만으로도 미 해군은 게으를 정도로 쉽게 지구상의 모든 무역망에 개입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중국에게는 자국해안에서 약 1610킬로미터 이내의 해상안전을 보장할 능력도 없다. 그런데 수입하는 대부분의 석유는 그보다 5배는 더 먼데다 위협과 라이벌들로 가득찬 경로를 통해야 한다. 게다가 그 석유수입의 규모는 또 얼마나 되는가? 무려 하루당 1,200만 배럴에 달한다. -2000년대 초중반 미국의 해외에너지의존도가 절정에 달했을 때보다 훨씬 크다.
중국의 붕괴는 이의 부상 때와 비슷할 것이다. 크고, 대담하고, 자신만만하고, 시끄럽고, 모든 걸 소모하고, 그리고, 이후에 되돌아봤을 땐 전혀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원문: https://zeihan.com/the-cutting-room-files-part-6-the-future-of-the-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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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번역함. 작가가 분량상 책에 못 넣은 내용 따로 올려놓은 거니까 자세한 내용은 도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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