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지겹도록) 얘기하는 시부야 유코의 음반을 드디어 샀습니다.

지난 주에 일본에 주문을 넣었는데, 다행히도 연휴 전에 도착했습니다.

2집·3집은 '종이자켓'(紙ジャケット; LP처럼 생산된 규격. 우리나라에서는 '미니 LP'라고 하는 것 같던데, 가물가물합니다)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었는데, '최소한 디지팩 정도는 되겠지...' 하고 혼자 불합리한 자기 위안을 삼았거늘... 진짜로 종이자켓이었네요ㅠㅠ 저 안에는 가사지와, 무려 그냥 비닐 주머니에 담긴 CD가 들어있습니다. 주얼 케이스여야 가끔 꺼내보는 맛도 있고, 무엇보다도 깨끗하게 보관할 수가 있는데...ㅠㅠ 덕분에 그냥 처음 샀을 때 포장되었던 접착봉투에 그대로 넣어놓고 감상 중입니다.

음반을 산 이유는 일단 소장 욕구 생겨서이기도 합니다만, 가사가 궁금한 것도 큰 몫을 했습니다. 한 번 안 들리면, 끝까지 안 들리는 구간이 있더라고요(특히 영어 가사...).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하면 웹상에서 가사 공유를 거의 하지 않는 추세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번에 삼으로써 모든 의문을 풀었답니다. 다만, 보시다시피 3집의 가사지는 글씨가 너무 작아서(5번째 사진 참조), 정말 필사적으로 들여다봤습니다. 너무너무 작아서 자로 글씨 크기를 재봤는데, 딱 1mm 나오네요-_-;;; 위에 달려 있는 독음들은 거의 0.2mm 정도라, 사실 읽을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들리던 단어였기에 망정이지...

2집도, 가사지의 하단이 너무 어둡게 인쇄돼는 바람에(3번째 사진 좌하단), 타이틀곡의 세션이 기록된 부분을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아마 LP로 찍었을 때에는 큼지막했으니까 그럭저럭 보였을 테지만, 조그맣게 뽑으니 답이 안 나오는군요. 둘 다 정말 '최악의 복원'입니다. 에휴...

여기에는 첨부하지 않았습니다만, 둘 다 가나자와 도시카즈(金澤寿和)가 기고한 음반 리뷰가 함께 들어있습니다. 나중에 한번 옮겨서 글을 올려보겠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예전에 ㄸㄲㅂ님이 보여주신 바 있는, MEG-CD로 발매된 싱글입니다. 그냥 2집 수록곡이 담긴 물건이라 별 필요는 없지만, B트랙이 무려 1집 수록곡이라서... 거의 B트랙을 인질... 아니, 곡질(曲質)로 잡혀 샀습니다. ㄸㄲㅂ님의 글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프린팅을 EP 실물처럼 한 건 정말 맘에 드네요. 무엇보다도 주얼케이스이고... 저 '정규 음반'들이 고작 공CD에 구워서 파는 이것만도 못한 품질로 나왔다는 게 참 통탄할 일입니다.

시부야 유코「두근거림은 이제……」[1977]

그 '곡질'입니다. 적어도 '시티 팝'은 아닌 것 같군요. 이런 류의 음악을 뭐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발라드라고 해야 하나? 포크송 부르던 시절의 느낌이 많이 녹아있는 것 같네요.

참, 일본옥션에서 1집 매물을 찾다가 엉뚱한(?) 걸 사버렸는데... 그건 아직 물건이 안 왔네요. 오면 한번 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