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세대, 베이비 붐 세대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전쟁이 끝나면

그 이후 몇년간 출산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대한 민국 역시 마찬가지로

6.25 전쟁 이후 50년~60년에 출생한 아이들은

대한민국에서 상당히 많은 인구 비율을 차지하는데

한국에선 보통 이들을 베이비 붐 세대라고 부른다.

(경우에 따라선 베이비 붐 세대를 전후 세대와 n86세대로 더 세분화 해서 나누기도 하지만)

베이비 붐 세대는 산업화, 민주화의 주역 이었고

지금 까지도 가정, 회사, 문화 등 사회 전반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대이기 때문에

많은 매체에서 다뤄져 왔다.

하지만 오늘 말하고 싶은 주제는 베이비 붐 세대가 아니라

그들의 자녀인 에코붐 세대의 이야기 이다.

에코 세대는 베이비 붐 세대의 자식 세대로

메아리가 치듯이 다시 인구수가 급증 했다는 의미로 쓰였다.

보통 80년대~90년대 생들을 지칭한다.

에코 세대는 사회적으로 밀리고 치여서

'내몰린 입시 경쟁' '청년 실업' 같은

불쌍한 이야기 밖에 없는 세대 이지만

적어도 판타지 소설 분야에서는

가장 영향력이 큰 세대이다.

이들은 리니지나 WOW 같은 다양한 RPG게임들을 즐겼고

이런 RPG 게임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또한 당시 중,고등학생이었던 에코세대 들에게

RPG게임은 단순한 게임을 넘어서서 인생에 일정 부분을 차지하는 소중한 취미 생활 이었다.

이런 배경은 자연스럽게 '게임 판타지' 붐으로 이어졌다.

한국의 게임 판타지 들은 그 소설 내에 리니지나 와우같은 게임의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이 소설을 쓰는 작가들은 물론이고 읽는 독자들 까지

이런 문화를 자연스럽게 향유하고 즐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래 지속 될 것 같던

에코 세대의 게임 판타지 사랑은 2가지 이유로 무너진다.

첫번째는 RPG 장르 자체의 쇠퇴다.

LOL, 오버워치, 배틀 그라운드 등

RPG 장르 자체가 쇠퇴하면서

게임 판타지 장르에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지금 RPG를 안한다고 해서

RPG를 했던 기억과 추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시기적으로 게임 판타지는 LOL이 흥하기 전부터 이미 쇠퇴하고 있었다.

결국 RPG의 쇠퇴는 게임 판타지 장르의 쇠퇴에 있어서

간접적인 이유 였을 뿐이다.

(물론 에코 세대 이후, 즉 00년대생 이후 세대들이 겜판에 잘 유입되지 않게 만든 이유 이긴 하다)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에코 세대의 변화다.

중학생, 고등학생 때에는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 멋있게 보이고

게임만 많이 해도 즐겁게 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대학교를 나오고 군대도 다녀오고 취업도 준비하고 하다보면

어느새 게임과 거리가 멀어진 자신의 모습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버린 에코세대가 보기에

고작 게임에 목숨을 거는 게임 판타지의 주인공은 유치하고

고작 게임 이야기에 일희일비 하는 게임 판타지의 스토리는 시시한 것이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바로 레이드물(헌터물)이다.

이 장르는 게임 판타지의 특징을 그대로 살리면서

더 이상 게임이 아닌 현실을 배경으로 삼았다.

레이드물은 게임 캐릭터 처럼 레벨업도 하고

스탯도 찍고 스킬을 얻기도 하고 상태창도 연다.

직업을 가지기도 하고 길드에 소속되기도 하는 등.

게임의 요소가 그대로 적용 된다.

그 뿐만 아니라 전투파트 판타지적인 로망으로 가득차 있지만

등장인물들은 현실의 인물이고, 전투 외의 현대 파트가 따로 존재한다는 점 역시

게임 판타지의 요소가 그대로 적용 된다.

하지만 레이드물이 겜판과 차이가 나는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레이드물은 어디까지나 현실이라는 점이다.

'게임'에 불과한 겜판의 주인공이 가지는 진지함은

진짜 현실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레이드물의 주인공이 가지는

압박감을 따라잡을 수 없다.

결국 레이드물은 새롭게 변한 에코세대의 입맛에 맞았다.

이후 이런 게임판타지 적인 요소는

차원 이동물, 전통 판타지, 무협지 등등

많은 장르에 융합 되었고

지금에 와서는 상태창이 없는 판타지 소설을

보기 힘들어질 지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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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년대에 이고깽이 유행하고 주인공이 보통 고등학생 이었지만

10년대에는 20대 주인공

최근에는 30대나 그 이상 아저씨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아 지는 이유 역시

에코세대의 취향을 반영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