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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츠루마키 미사키 이야기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3.18 00:21:13
조회 870 추천 26 댓글 4
														
알람소리에 자연스럽게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7시 남짓이었다. 아침에는 약했기에 그 상태로 몇분간 멍하니 앉아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이불 바깥으로 나올 수 있었다.
방학이니만큼 느긋하게 자고싶었지만 자신의 언니가 어제 갑작스럽게 오늘 놀러가자고 제안을 하는 바람에 억지로나마 일찍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하품을 하며 미사키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서 찬물을 끼얹었다. 어느정도 잠이 깨는 느낌이었다.
그대로 얼마나 있었을까, 그리 오래 씻는편이 아니었기에 대충 몸을 닦은 미사키가 밖으로 나와 옷장에서 옷을 꺼내들었다. 간만에 언니랑 데이트였기에 나름 신경써서 조합을 고른 뒤 그대로 문을 열었다.
바깥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인들이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한 명, 한 명 씩 인사를 다 해준뒤 미사키는 발걸음을 바삐 옮겨 언니의 방 앞으로 가, 그대로 망설임없이 문을 열었다.
"코코로 언니! 일어나요!"
"아, 미사키!"
일어나지 못했으면 그대로 깨워주려던 자신의 작전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미 일어나서 몸단장까지 다한 자신의 언니는 정말로 눈부셨다. 어머니쪽을 닮은 찰랑거리는 금발에 금색의 눈동자, 문자 그대로 태양같은 사람이였다. 자신의 언니라는게 자랑스러울 지경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단숨에 거리를 좁힌 코코로가 그대로 미사키를 껴앉았다. 숨막혀요 언니, 항의했지만 코코로가 그대로 미사키를 질질 끌고가더니, 강제로 침대에 눕혔다.
"아하하, 좋은 아침이야 미사키!"
코코로의 밝은 목소리가 귀에 들렸지만 미사키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언니가 자는 침대 위, 좋은 향기, 언니의 향기가 나-
그렇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옷가짐을 바로하고 자리에 정자세로 앉아 자신의 언니를 쳐다보았다.
"슬슬 나가죠. 오늘 놀러나가기로 했잖아요."
조금 더 이대로 있고싶었는데! 투덜거리면서도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연스럽게 미사키가 손을 내밀자, 자신의 언니가 그것을 꽉 붙잡았다. 지극히 자매다운 단순한 행동이였지만 미사키는 그런 행동에도 자신의 심장이 놀라울만큼 빠르게 뛰고있다는 걸 깨달았다.
괜찮아, 들키지 않았을꺼야-미사키는 스스로 변명하면서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심호흡을 했다.
조금쯤 심장의 두근거림이 멈춘 것 같았지만 사고가 뒤따라주지 못했다. 언니가 이끌어서 차에 타고 나서야 간신히 멈췄던 사고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사키! 아침은 뭐로 먹을래? 가서 먹을까?"
자신의 언니가 눈을 번뜩이면서 차 안에서 먹을 것을 몇개 꺼내서 자신에게 물어봤다. 그 모습마저도 너무 사랑스러워서 미사키는 뺨을 살짝 붉힌 채 아무거나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랬다, 조금 진부한 표현이지만. 
츠루마키 미사키, 16살.
자신의 쌍둥이 언니한테 문자 그대로 홀딱 반했습니다.
*
같은 날에 태어난 쌍둥이임에도 불구하고 나와 언니의 외모는 극과 극으로 차이났다.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은 코코로 언니는 혼혈이라는것을 멀리서봐도 알 수 있을정도의 화사한 금발이였다.
그렇지만 정 반대로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은 나는 정 반대로 혼혈은 커녕 아무리봐도 일본인으로 보이는 칙칙한 갈색머리였다.
거기다가 성격도 제법 차이났다. 언니는 언제나 미소를 띈 채 사람들을 웃게 만들어주기 위해 돌아다녔다. 때로는 그것이 무모해보이는 일이고, 주변 사람들한테 웃음을 살지어도 언니는 그것을 멈추지 않았다. 
나는...어느쪽이냐고 한다면 눈에 띄고싶지않았다. 그렇다고 언니가 하는 일을 싫어한다던가, 언니를 싫어한다는건 아니었다. 나도 도울 수 있는 부분에서는 확실하게 도왔었고.
하지만 눈에 띄고싶지는 않았다. 어디에나 있을법한 사람으로써 조용히, 적당한게 제일을 외쳐가면서 살았으니까.
고작 몇분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나 차이나는구나.
가끔 언니를 보면서 나는 새삼 감탄하고는 했다. 태어난 시간을 치면 길어야 1분 차이일텐데, 도대체 이 차이는 뭘까.
그렇지만-
침을 삼키며 옆을 쳐다보았다. 어렸을 적 부터 언제나 언니는 내 옆에 있어주었다. 가끔씩 아버지께 꾸중을 받고 너무 슬퍼서 혼자 도망쳐 방 안에 숨어있으면, 누구보다도 먼저 그것을 찾은 언니는 날 보고, 밝게 웃어주었다.
"미사키는 웃는 얼굴이 더 예뻐!"
내가 나쁘다고 하는것도 아니었고, 내가 한 실수에 대해 지적하는것도 아니었다. 위로도 하지 않았고, 옆에 있어준다던가 한것도 아니었다.
그저 그 한 마디.
웃으면서 내게 건낸 그 한 마디가 내게 있어서는 어찌나 위로가 되던지!
신기한 일이었다. 그 말을 들으면 울음이 멈추고는 언니를 따라서 방긋방긋 웃는 얼굴이 되고는 했다. 나를 따라서 더 활짝 웃는 코코로 언니의 모습은 그 무엇보다도 밝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아마 그 때쯤부터일 것이라고, 세월이 지난 지금도 나는 막연하게 짐작하고는 했다. 
사랑이란 감정도 모르는 꼬맹이가 자신의 언니한테 사랑한다는 감정을 품었을 때가.
*
데이트는 굉장히 즐거웠다.
간만에 언니와 간 유원지에서는 내가 타고싶은것만 골라서 탔고, 들렀던 음식점은 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나왔으며,  마지막으로 간 파르페 가게는 정말로 내 취향의 맛이어서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오늘의 데이트 계획을 짠 것은 언니였으니까, 아마도 이 가게도 자신을 위해 일부러 언니가 찾아준것이겠지.
"오늘 즐거웠어? 실은 요즘 미사키가 통 웃지 않아서 준비해봤어!"
그렇게 묻는 언니의 모습을 보니 가슴 어딘가가 찢어지는 느낌이었다. 언니는 자신에게 이렇게나 신경써주는데, 자신은 언니한테 품어서는 안될 감정을 품어버려서-
결국 마지막에는 약간 찝찝한 감정을 남긴채 방으로 돌아온 미사키는 그대로 침대에 얼굴을 파묻었다. 씻고 자야지...그 생각이 머리속에서 맴돌았지만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냥 이대로 잘까, 하는 순간에 배에서 뭔가 요동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고보니 저녁을 먹고나서 제법 시간이 흘렀다. 이대로 무시하고 잘까도 했지만 식욕앞에는 못이긴다고, 결국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서 꿈지럭거리며 몸을 움직였다.
부엌으로 가면 뭔가 먹을게 있겠지, 생각하며 흐느적 흐느적 걸어서 부엌쪽으로 걸어갔다. 망설임없이 바로 문을 열려고 한 순간에, 누군가 있는지 불이 다 꺼진 부엌 너머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집안 사람이라면 당당하게 불을 켜고 얘기할텐데, 불을 끄고 부엌에서 대화라니, 혹시 도둑인가?-그렇게 생각하며 미사키가 문에다 귀를 바짝 가져다댔다. 어느새인가 반대편 손으로 휴대폰까지 쥐었지만 문 너머에서는 뜻밖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대화하고 있었다.
"...언제까지고 숨길 수 없는 노릇이오."
"그렇지만 미사키도 이제 16살이에요. 알 때가 됬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두 분이서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계시는 듯 했다. 그렇다면 못들은 척 해주는게 자식의 도리겠지. 발걸음을 옮겨서 돌아가려는 찰나, 자신의 이름이 귀에 들어왔다.
잽싸게 발걸음을 다시 옮겨서 문 앞에 귀를 가져다댔다. 내가 뭐 사고라도 쳤나? 바싹 긴장하며 말을 듣자, 미사키의 얼굴이 점점 충격으로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얘기가 다 끝나기도 전에 미사키가 방 안으로 도망치듯 들어왔다. 뭔가를 먹겠다는 생각은 이미 싹 날라간지 오래였다. 문을 닫자마자 그대로 무너지듯 쓰러져 문에 몸을 기댔다. 왼손으로 머리를 쓸어넘기며 미사키가 절망한 듯 중얼거렸다.
"거짓말이지...?"
방금 전 부엌에서 두 분이 나누신 대화를 곱씹어봤다. 머리속이 혼란스러워서 단편적으로밖에 떠오르지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16살, 문 앞에 버려진 아이, 양녀.
웃음이 나왔다. 16년간 친부모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친부모가 아니였다. 친언니는 친언니가 아니였다. 외모도 성격도 그렇게 차이났던 이유가 그거떄문이였나.
동시에 미사키는 자신에게 혐오감이 들었다.
그 말을 듣고 처음 든 생각은 자신을 속이면서 친자식처럼 길러준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도, 자신을 속인 두 분에 대한 분노도 아니였다.
코코로 언니와 친자매가 아니라는 그 사실을 듣고, 마음속 어딘가에서 신께 감사드린 자신이 있었다.
"언니..."
이렇게나 슬프다, 평소라면 언니가 날 찾아와서 그 한마디를 말해줬을 터지만, 아무리 언니라고 해도 역시 멀리 떨어진 방에 있는 내 감정을 눈치채달라고 하는건 무리겠지.
배게를 끌어앉고 얼굴을 파묻었다. 내일부터 어떤 얼굴로 가족들을 봐야하지...
어느새인가, 미사키의 왼쪽눈에 눈물이 살짝 맺혀져있었다.
*
언니는 평소처럼 자신을 대해줬다.
그렇지만 미사키는 평소처럼 그것을 받아주지 못했다.
어젯밤, 말도안되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가족에 대한 사랑에 영향을 끼친다던가 하는 일은 없었다. 설사 주워온 자식이라고 해도 두 분은 자신을 친자식처럼 잘 길러주었고, 아낌없는 애정을 쏟아주셨으니까.
거기다가...
아침식사를 하면서 힐끔 세 분을 쳐다봤다. 아무래도 어젯밤 자신이 이야기를 엿들은걸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대로 국을 입 안으로 들이켰다.
부모님의 반응을 보건데 그 이야기는 자신한테 알리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았다. 아무래도 어제의 이야기로 보건데, 적당한 때가 되면 따로 말씀하시려는게 아닐까.
그렇다면 자신도 모르는 척 해주는게 예의겠지. 자랑은 아니지만 표정을 숨기는데는 자신이 있었다. 평정심을 가장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을 보내면 됬다.
"먼저 가마."
식사가 끝났는지 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니 그대로 나와 언니를 한번씩 포옹해주신 뒤, 어머니와 함께 문 바깥으로 나갔다. 이윽고 언니도 식사가 끝났는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내 손목을 붙잡았다.
"가자, 미사키! 오늘도 잔~뜩 놀자!"
"아, 네... 근데 잠시만요 언니, 저 아직 다 안먹었어요..."
붙잡은 손목을 조심스럽게 때어내며 다시 얼굴을 접시에 그대로 박았다. 고개를 들면 안됬다. 귀까지 빨개진 자신의 얼굴이 언니한테 그대로 들킬지도 모르는 노릇이었다. 아니, 이미 들켰을지도.
그렇다, 표정을 숨기는데는 자신이 있었다.
그렇지만 단 하나-
단 하나만큼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미사키는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의 언니와 친자매가 아님을 알고나서부터, 그렇게되면 친자매...즉, 흔히 새간에서 불리우는 근친관계가 아닌, 여자대 여자로써 언니와 사귈 수 있다는 생각까지 도달하고 나자 미사키는 아침부터 의식적으로 자신의 언니를 피했다.
물론 자신이 언니를 좋아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자매관계를 벗어낫으니 더 좋아해야하지 않을까...그렇게도 생각했었지만 적어도 자신은 그런 마음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이 감정을 더욱 더 들키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여동생이 자신에게 감정을 품고있는것도 위험한데, 알고보니 여동생도 아니었다?
들키면 끝장이다-미사키는 그렇게 생각했다.
"뿌...그러면 미사키! 다 먹으면 방으로 와!"
"아, 네."
타닷 하는 경쾌한 발걸음소리가 귀에 울렸다. 이윽고 쾅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고, 식탁에 혼자 남게되자 식기를 멀리 치워버린뒤 그대로 양 손으로 얼굴을 감쌋다.
분명히, 자신의 언니는 나쁘지 않았다.
언니는 평소 그대로 행동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포옹을 해주는 것도, 이마에 입술을 맞춰주는 것도, 같이 놀자며 자신을 이끌어주는 것도. 
언니는 나쁘지 않다.
정말로 나쁜것은...
*
오늘도 미사키는 자신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했다.
한숨을 내쉬며 코코로가 방에서 배게를 꼭 껴앉았다.
언제부터였을까, 자신의 피붙이인 쌍둥이 동생한테 연모의 감정을 품은 것은. 아마 처음 봤을 때 부터라고 코코로는 막연하게 짐작할 뿐 이었다.
정신이 들 때 부터 언제나 옆에있었다. 누구보다도 자신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고, 누구보다도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하는 반쪽이었다.
가끔 자신이 죽을만큼 슬플때 그녀는 누구보다도 먼저 눈치채고 자신의 옆에 와, 언니의 노래가 듣고싶다며 서투른 방식으로 위로하고는 했다. 그 반대로, 그녀가 슬플때도 코코로는 누구보다도 먼저 눈치채고 아무 말 없이 미사키의 곁에 가 위로해주었다.
멀리 떨어져있어도 서로의 마음을 이해했다.
이게 쌍둥이구나, 코코로는 새삼 감탄을 내뱉었다.
-우리들은 세상에서 단 둘뿐인 자매니까요.
언제였더라, 별을 보러갔을 때 미사키가 자신에게 그렇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남아있었다. 
단 둘, 그 말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우리 둘은 단 둘뿐인 자매구나! 철없게 웃으며 대답했던 자신이 머리에 남아있었다.
그런 말,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코코로가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고난 뒤부터 미사키한테 좋아하다고 전하려 했으나, 결국 코코로는 그것을 전하지 못했다. 
동성끼리의 연얘야, 최근에야 규제가 많이 풀려서 동성결혼까지 합법화가 됬다지만 가족끼리라면 또 이야기가 달랐다. 자신은 상관없지만 미사키한테 끼칠 피해가 두려웠다.
결국 코코로가 할 수 있는건 이 감정을 모르는 미사키한테, 좋아한다는 감정을 숨긴 채 언니의 입장을 이용해서 최대한 많이 스킨쉽을 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연인으로서의 좋아가 아닌, 자매로서의 좋아로 숨긴 채.
차라리 자매가 아니였으면 괜찮았을까. 종종 코코로는 생각하고는 했다. 자신과 미사키의 외모는 상당히 달랐다. 쌍둥이 자매가 아니라 친척관계라고 해도 믿을정도로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은 자신과는 다르게 아버지의 피를 진하게 물려받았다.
그러니까, 자매가 아니면 해결되는 문젠데.
한숨을 내쉬었다. 언제나 웃고있는 코코로가 한숨을 내쉬는것도 드문 일이었다. 이상하게도 미사키와 관련된 일을 생각하면 할수록 그녀는 웃는 얼굴이 되지 못했다.
이러면 안되는데.
미사키 앞에서는 언제나 웃는 얼굴을 보여줘야하는데.
얼른 표정을 바꿔야했다. 곧 미사키가 올 떄가 됬다. 타이밍좋게 문 바깥에서 두 번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기에, 코코로가 한껏 미소를 띈 채 문 바깥으로 소리쳤다.
"미사키? 들어와!"
이윽고 문이 열렸지만 뜻밖에도 문 밖에 서있던 사람은 미사키가 아니었다.
문 밖에 서계신건 세상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부모님.
손을 흔들며 화짝 웃었다. 어서와요! 그런데 무슨 일이야? 생긋생긋 웃으면서 물었지만 두 분은 심각한 일로 오신듯 전혀 표정이 풀어지지 않고 있었다.
두 분은 웃는게 더 예쁘신데!
속으로 투덜거렸지만 문을 닫으면서 진지한 표정을 ㅗ중요한 이야기가 있다고 하는 두 분의 말에, 나도 모르게 자세를 바로잡았다.
*
내가 엿들은 날로부터 한 달이 흘렀다.
정말로 견디기 힘든 한 달이었다.
언니는 의외로 외로움을 많이 타는 날 신경써줘서였을까, 개학하면 나랑 붙어있을 시간이 줄어든다며 하루종일 내 방에 오거나, 날 자신의 방으로 불러서 찰싹 달라붙은채 같이 잠을 자고는 했다.
그떄마다 언니의 부드러운 향기가 자신의 코를 뚫고 그대로 선을 넘으라고 속삭이는 것 같아서, 그렇지만 도망칠래야 도망칠 수가 없어서 필사적으로 자신의 이성이 본성과 싸우고는 했다.
견뎌야한다.
견디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악물고 필사적으로 하루하루를 견뎌냈다. 그것만으로해도 힘들었는데 간간히 아무것도 모르는 언니가 태연하게 웃으면서 난 미사키가 좋아! 라던가, 어린 시절 결혼하자고 한거 기억나니? 라는 둥 유혹하는 듯한 말을 했을때는 정말로 일선을 넘어버릴 뻔 했다.
그렇게 한 달.
개학까지 하루를 앞둔 오늘 밤, 간신히 모든 유혹을 견뎌내고 이 자리에 서있을 수 있었다. 내일 다시 개학하고 나면 조금, 아니 많이 슬프지만 언니랑은 당분간 떨어져있게 된다. 그러면 조금이나마 이 감정을 진정시킬 수 있겠지.
그럴려면 오늘을 넘겨야했다. 심호흡을 하고 혼자 자기에는 지나치게 거대한 침대 위에 앉아 사람 인자를 세번 그어서 입에 집어넣었다.
얼마 안있으면 언니가 자신의 방에 올 것이다.
개학 전 날인 만큼 방학때 마지막으로 같이 자자! 그런 언니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거부권은 없었다.
하루만 견디자 츠루마키 미사키.
하루만.
초조하게 침대위에서 몸을 떨고있자 곧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갈께! 네, 언니! 태연한척 외치면서 빠른 발걸음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
"야호! 미사키!"
들어오자마자 그대로 자신의 품에 달려든 언니를 가볍게 받아서 품에 껴안아주었다. 짧은 행위였음에도 불구하고 순간적으로 코를 뚫고들어온 부드러운 향기, 맞닿은 부드러운 피부, 따뜻한 체온등에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빠른 속도로 뛰기 시작했다.
진정해라, 진정해라 내 심장아.
심호흡, 심호흡, 숨을 들이마시면서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고 태연하게 언니를 안은 채 침대로 가서 팔에 힘을 풀고 그녀를 침대에 눕히자 어서 옆으로 오라며 자신의 옆을 두드렸다. 네, 네, 내가 웃으면서 언니의 옆에 누운 바로 그 순간이었다.
반응할 틈도 없었다.
그야말로 손 쓸 틈도 없다는건 이런걸 의미하는거겠지.
순식간에 자신의 위에 올라탄 언니가 양 팔로 얼굴을 붙잡더니, 그대로 입술을 겹쳤다.
"-읍?"
입술이 겹치기 직전 자신의 외마디 비명만이 짧게 울렸지만 입 밖으로 내뱉을 틈도 없었다. 순식간에 겹쳐진 입술 사이로 얽히듯이 언니의 혀가 들어와 자신의 혀를 훑고 지나갔다.
기절할정도로 능숙한 키스에 점점 몸에 힘이 풀리는게 느껴졌다. 언니, 언니...내 외침은 허무하게 언니의 입 안에서 맴돌았다. 조금의 저항도 하지 않겠다는 듯 양 손을 꼭 붙잡은 채 언니가 키스를 이어나갔다.
얼마나 긴 시간이 흘렀을까, 호흡곤란으로 슬슬 뇌에 산소가 돌지 않아서 생각이 멈출때 쯤 간신히 키스가 끝나고 언니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호흡곤란인듯 숨을 거칠게 내쉬며 손가락으로 입술을 어루만지는 모습은 방금 전 자신이 당한 행위를 잊고 넋을 놓은 채 바라볼 만큼 아름다웠다.
그렇지만 그것에 영혼이 팔려있을때가 아니었다. 내가 간신히 상체를 조금 일으켜서 입을 열었다.
"언니...방금건..."
"키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마냥 태연하게 외치는 언니의 말에 내가 살짝 숨을 내쉬었다. 저렇게 말하는걸 보니까 뭔가 특별한 의미를 담았거나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어쩌면 잘자라는 키스나 그런건 아니었을까? 
물론 혀를 집어넣은건 예상밖이었지만...
어쨋든 그거라면 아직 돌이킬 순 있었다. 내가 태연하게 마저 상체를 일으키며 말했다.
"그러면 굳나잇 키스도 했으니까 슬슬 자죠. 불 끄고 올께요."
언니의 품에서 벗어나려는 그 순간 아직 내 몸에 올라타고 있던 언니가 양 팔로 내 어깨를 밀어서 다시 넘어트렸다. 안그래도 방금 전 키스때문에 힘이 하나도 없던지라 그대로 쓰러지듯 넘어진 내 위로 언니가 쓰러지듯 몸을 겹쳤다.
일이 이렇게되니 당황한건 내 쪽이었다. 그만, 이 이상하면 더이상 돌이킬 수 없을 것 같다고요, 아랫입술을 꽉 꺠물면서 생각하자 가슴팍에서 언니가 자신을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난 미사키가 좋아."
"저도 언니를 좋아해요."
"아냐 미사키, 그런 의미가 아니야. 방금 전 키스로 알았잖니? 내가 무슨 의미로 키스를 했는지."
아, 우, 눈을 꼭 감았다.
필사적으로 외면했지만 방금 전 언니의 말로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언니도 자신을 좋아했다. 자매로서가 아니라 한 명의 여성으로써.
"...기뻐요 언니. 그렇지만 안되요, 언니랑 난 자매라고요, 그것보다도 부모님이 알면 어떻게 되는데, 아니, 그보다-"
횡설수설한 내 말을 못들어주겠다는듯 다시한번 더 입술이 겹쳐졌다. 그렇지만 말을 막기 위한 용도였는지 이번에는 짧은 키스였다.
정말로 심장이 폭발할 것 같았다. 그런 와중에도 언니는 살짝 맞닿는 정도로 부딪힌 뒤 입술을 혀로 한번 핥았다.
"미사키, 우린 자매가 아니야."
그리고 감정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곧바로 폭탄을 터트렸다.
어째서 언니가 그걸? 언제 들은거지? 아니, 잠시만. 자매가 아닌걸 알았으니까 이런 행동을 한걸까-
"...한달 전 아버님한테 들었어."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지나가기전에 다음 말이 이어졌다. 한달 전이면 자신이 그 사실을 알았을때랑 겹치는데...
천천히 사고를 돌리자 그떄 나눈 대화가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언제까지고 숨길 수 없는 노릇이오.
자신에게는 말하지 않고 언니한테는 말했다는걸까? 아니, 어쩌면 내가 받을 충격을 고려해서 언니한테 이야기를 전달하라고 했을지도 몰랐다. 눈 앞의, 계획대로 됬다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보니 그게 맞는 듯 했다. 언니가 씩 웃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환호성을 질렀지 뭐니? 자매가 아니면 미사키랑 합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내 말을 들으니까 아버님도 어머님도 찬성하셨어. 오랫동안 서로를 지켜봐온 둘이라면 괜찮지 않겠냐는 말을 덧붙이셨지 뭐니?"
"아버님이..."
"응! 그리고 오늘 마지막 일선을 넘고 혼인 신고서를 넘길 생각이었는데...방금 전 키스, 혹시 싫었니 미사키?"
싫었을리가, 고개를 저었다. 자신 역시 오래전부터 언니를 연모해온 몸인 만큼 갑작스럽긴 해도 싫을리가 없었다. 더듬더듬 입을 열어서 자신도 언니가 좋다는 감정을 말하려는 찰나에 그녀가 얼굴을 코 앞까지 가져다댔다.
"그러면 미사키도 내가 좋다는거네?...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미사키. 싫으면 바로 이야기하렴? 그러면 바로 그만 둘께!"
그 말과 함께 한번 더 입술을 겹쳤다. 싫지는 않지만, 이러면 싫어도 말을 못하잖아요-
그 생각이 들려던 찰나 언니의 의도를 단숨에 파악할 수 있었다.
거부권은 없다는 의미네, 눈을 천천히 감으며 양 팔을 벌려 그대로 언니를 껴안아주었다.
밤은 이제 막 시작됬다.
*

예에!
과제 1/4 끝났다!
그런 의미에서 옛날에 쓴거 다시 끝까지 완성시켜서 왔습니다.

해서 오늘의 회로는 이것.

자매백합도 보고싶다, 미사코코도 보고싶다 = 그러면 미사코코가 자매인 이야기를 적으면 되지 않을까!

라는 혼종으로 탄생했던 그 소설입니다.

개요는 간단하게 서로를 좋아하지만 자매라서 포기한 미사키 & 코코로. 

코코로는 언니라는 입장을 이용해서 미사키한테 계속 스킨쉽하고, 미사키는 그런 언니의 마음이 기쁘지만 자매끼리는 안된다는 이유로 거리를 두는거죠.

그러던 어느날 우연한 기회로 자신이 주워온 아이라는걸 알게된 미사키. 

그걸 알게된 다음부터 언니랑 거리를 두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코코로는 더욱 더 거리를 좁혀오고, 그럴때마다 미사키는 가슴이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그러다가 코코로도 결국 미사키가 주워온 아이라는걸 알게되자마자 이어질 수 있다며 기뻐하더니 그대로 침대로 들어와 미사키를 덮치고...

대충 그런 소설이에요!

그런게 보고싶었어요!

음...

너무 막나갔죠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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