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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란모카] 모카냥과 집사란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16 23:57:55
조회 525 추천 14 댓글 2
														

나는 고양이 님이시다~


이름은 모카라고 하오~


팔자가 좋은 고양이는 이 세상에도 몇 마리인가 있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고양이를 꼽으라면 아마 당당히 날 꼽을 수 있지 않을까아, 나를 길러주고 있는 주인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일 확률, 솔직히 그렇게 높지는 않잖냥~ 그렇게 축복받은 고양이도 아마 몇 없을거라고오~


"모카."


지금도 봐아~ 품 안에서 고롱거리면서 주인의 품에다가 얼굴을 비비고 있으니까 내 주인, 행복한 미소로 날 들어올리더니 그대로 품에 꼬옥 껴안아주잖아~ 우리 주인의 품 안은 내가 털투성이라는 것과는 상관 없을정도로 따뜻하고도 푹신푹신해서 엄청나게 기분좋은거 있징~ 나도 모르게 그 안에서 잠들어버릴뻔했지 뭐양!


밖에서 잔잔하게 흘리는 빗소리, 날 품에 안은채 등을 쓰다듬어주는 내 사랑스러운 주인...너무나도 행복한 상황에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골골거리면서 신나게 꼬리를 흔들고 있으려니 이윽고 주인이 내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냈엉.


"모카, 원래 몸으로 돌아올 낌세는 아직 없어?"


주인의 말에 쫑긋 귀를 세운 내가 앞발을 핥으면서 냐아, 하고 대답해주었징, 그러니까 주인이 어딘지 모르게 슬퍼보이는 표정으로 살며시 한숨을 내쉬어서...에이, 아니야 라안~ 그런거 아니니까앙~ 내가 냐냐 울면서 주인, 란을 위로해주니까 그녀가 내 말은 알아듣지 못해도 이해는 했는지 날 들어올리고는 뺨에 입을 맞춰주더랑.


"...모카가 제일 불안할텐데 되려 위로받다니..."


주인 실격이네, 란이 고개를 숙이고 어두운 표정으로 속삭이는 것을 내가 앞 발을 들어서 조심스럽게 위로해주었어...


여기까지 읽은 사람들 중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눈치챘을거야. 고양이인 내 이름이 애프터 글로우의 초절정 미소녀 기타리스트, 모카 짱의 이름과 똑같다는걸 말이야~ 란의 대화로 혹시나, 한 사람도 있겟지? 그리고 그 혹시나가 맞아.


난 사실 고양이가 아니라 사람이야.


초절정 미소녀 기타리스트였던 모카 짱이 어째서 고양이로 변해서 사랑하는 사람한테 길러지고 있냐~ 그 이야기를 하려면 일주일 전으로 돌아가야 될 것 같앙.


*


눈을 떠보니 낯선 장소에 있었지 뭐야.


여긴 어딜까앙~평소처럼 늘어지게 말하면서 기지개를 폈지만 사실 여기가 어딘지 알 방법은 없었어, 어디를 둘러봐도 새하얀 공간이였거든. 그래서 꿈 안이라는것도 금방 알 수 있었지만!


이게 말로만 듣던 자각몽인가아~ 신기해라아~ 상황파악이 끝나자마자 한결 여유로워진 내가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면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어. 꿈이라면 깰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지 뭐어...


"모카여~"


얼마나 그렇게 있었을까? 나와 똑같지만 어딘지 모르게 위엄이 실려있는, 조금 느긋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지 뭐야~ 곧장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몸을 틀어버리니까 어딘지 모르게 범상치 않은 옷에 황금색의 고리...어딘가의 책에서 본 천사의 복장을 한 소녀가 서있었어.


그리고 그 천사는 바로 나였지 뭐야.


자화자찬이거나 그런게 아니야~ 정말로! 내 꿈이라서 그런걸까아, 천사옷을 입은 자신을 보니까 어딘지 모르게 부끄러워져서 내가 몸을 베베 꼬니까 천사 모카 짱이 양 팔을 천천히 벌리기 시작했징.


"모카여~ 나는 빵의 신이란다~"


"오오~ 빵의 신님~ 늘 맛있는 빵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빵의 신님이라니 이건 이거대로 재밌는 꿈이네에, 내가 히죽히죽 웃으면서 눈 앞의 빵의 신님을 쳐다보았어. 확실히, 그렇게 듣고 보니까 신 님 다운 위엄이 없어보이는건 아니여서 제법 디테일한 꿈이라고 생각했는데에~


"그런데 빵의 신님~ 왜요오~"


"모카여~ 내가 천계에서 계속 너를 지켜보았단다아~너가 태어날 떄 부터 말이지~"


"에헤헤~부끄러워라아~"


계속 지켜보다니이, 내가 사랑하는 란한테 조차 아직 보여주지 않은건데에~ 부끄러운듯 웃으면서 몸을 베베 꼬니까 빵의 신님이 잠시동안 그런 나를 지켜만 보고 계시더니만 이윽고 입을 여시고는 날 품에 꼬옥 껴안으셨어.


"모카여~그대는 어째서 그대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고백하지 않는건가아~"


"란한테요~?"


란한테 고백이라니, 에헤헤...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기는 해도 아직은 무리인걸요, 내가 품 안에 얼굴을 파묻으면서 그렇게 이야기했어. 빵의 신님이라서 그런걸까, 따끈따끈한 햇님의 냄새와 달콤한 밀가루의 냄새가 옷에서 풍기더라고오~


서로 다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있었어~ 빵의 신님은 내 대답을 재촉하지 않고 가만히 눈만 감고 계시더라고. 생각해보면 그럴만도 하지~ 빵의 신님이라고는 해도 여기는 내 꿈 속이니까아, 내가 말로 하지 않아도 이미 알 수 있다는거겠지이.


"오오, 모카여~그대는 알지 모르겠지마안, 그대의 먼 오랜 선조는 날 떠받들던 사람이였다네~"


"오오~ 어쩐지 외모가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는데에~"


어쩐지 내 유별스러운 빵사랑은 여기서 온거였구나아~ 나도 모르게 납득한 내가 고개를 끄덕이기는 했어도 그냥 웃음으로 넘겼어~그야 여긴 내 꿈 속인걸! 결국 이것도 내 상상에 불과하단 말이징~ 뭐, 꿈 치고는 제법 디테일 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마안!


그러고도 한참이나 빵의 신님은 날 껴안은채로 디테일한 설정을 말해주시기 시작했엉, 내가 먼 후손이라 날 유독 아끼면서 지켜보았다는 것, 그에 걸맞게 나도 빵에 대해 신앙심이 깊은 사람으로 자라났다는 것, 마치 딸자식처럼 날 계속해서 지켜보았다는 것...


"하지만 최근들어서 답답해지기 시작했다네에~"


"답답이요~?"


신님의 말을 따라하면서 되묻자니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어~ 도대체 뭐가 답답하단걸까아~ 내가 뭐라 말하려던 차에 의식이 점점 흔들려지는게 느껴졌어, 잠에서 꺠려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 차에 신님이 나와 똑같은, 어딘지 모르게 사악한 미소를 지으시더라공.


"그래서 란한테 조금만 솔직해져보라는 의미로 한 달동안 자네를 고양이로 만들기로 했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에요~?"


이야기가 잘나가다가 어디로 빠지는걸까, 어이가 없어져서 물어보기는 했지만 신님, 그 과정을 이야기해줄 생각은 없는 모양이야아, 그냥 웃으면서 내 뺨을 매만지시더라고오~


"단순히 자아찾기 여행으로 자리를 비운걸로 해줄테니까아~ 걱정하지 말고 유유자적 고양이 라이프를 즐기게나아~"


"빵의 신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주인은 물론 란으로 해주겠네~ 한 달 동안 열심히...를...하면...고양이의 몸에서 벗어나서...사람으로...""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뜨문뜨문 들리기 시작해서 꿈에서 깨어나고 있는걸 알 수 있었지 뭐야. 뭐어, 꿈 치고는 제법 재밌는 내용이기도 했으니까 이제 슬슬 일어나야지이, 내일 다른 사람들한테 이야기해주면 재밌어 하겠다 싶어서어...


눈을 뜨니 평소와는 조금 다른 천장, 하지만 익숙한 천장이였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사랑하는 란의 방이였거드은. 내가 왜 여기에 있는걸까...골골거리면서 기지개를 편 그 순간이였엉.


"냐아?"


내 입에서 있을 수 없는 소리가 나왔지 뭐양, 당황한 내가 곧장 몸을 일으켰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어, 그 상태에서 아래를 자세히 보니까 내 머리카락과 똑같은, 회색빛 털로 가득 뒤덮여있는 내 자그만한 몸이 보여서-


그제서야 눈치챌 수 있었지.


내가 꾼건 꿈이 아니라 백 퍼 센트 현실이라는 것을.


*


빵의 신님의 말씀대로 다른 사람들, 가족들 마저도 내가 자아찾기 여행을 간 줄 알고있지만 란 만큼은 예외였엉, 품 안에서 잠들어있는 날 보자마자 곧장 나인걸 알아채더라공. 그리고 놀랍게도, 사랑의 힘인지는 몰라도 조금이지만 의사소통도 통했어! 


당연히 란은 엄청 걱정했지! 하지만 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특히 란의 가족들 마저도 날 처음부터 란의 집에서 기르던 혈통있는 고양이로 인식하고 있었으니까 일단은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징. 그 사이에 날 원래대로 돌릴 방법을 찾기로 말이야.


하지만 크나큰 문제가 있었지 뭐야, 빵의 신님은 분명 꿈에서 해결할 방법을 말해주었어. 하지만 문제는...


"꿈에서 깨는 중이라 못들었다는게 사실이야?"


"냐아~"


란의 말에 내가 느긋하게 고개를 끄덕인 다음 그녀의 품 안에 달려들었어. 냐아~ 란의 품 안 엄청 좋아라앙~ 뺨을 부비적거리면서 란한테 좀 더 강하게 달라붙자니 그녀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음을 짓더니 날 꼬옥 끌어안아주었지 뭐야~


란은 있지이~ 자랑은 아닌데 내가 고양이로 바뀐 다음부터 꽤 솔직해졌어~ 가끔 내가 모카라는걸 잊은건지 진짜 고양이한테 하기라도 하듯 시도때도 없이 끌어안고, 스킨십을 하고, 같이 자고, 뭘 하든 나랑 같이 있으려고 하고오, 나한테 수시로 사랑한다고 속삭이고...그러다보니까 있지, 매일같이 너무 좋아서 죽을거같은거 있지이...


어라?


이거 어쩌면 이대로 고양이인 채로가 더 좋은게 아닐까?


*


하계에서 모카의 연애를 보다가 답답해진 빵의 신님


답답하면 자기가 뛴다는 마음가짐으로 모카를 고양이로 만들어서 좀 솔직해지라고 란한테 보내는데 아뿔싸, 예상외로 모카가 적응을 너무 잘해서 아예 집냥이가 되어버리고...


고양이로 만들어줬으면 란한테 애교도 떨고 잘좀 꼬셔보라고 소리는 치지만 둘의 꽁냥거림에 이것도 나쁘지 않다고 납득해버리는 빵의 신님


모카가 생각보다 더 귀엽다면서 만족하고 있는 란


고양이의 편안한 삶에 적응을 끝내버린 고양이 모카


모카는 과연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을까


같은 이야기가 문득 써보고 싶어져서 한번 손가락 가는대로 움직여봤음


뒷이야기가 있을까? 나도 모름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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