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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낙차- 채휘영원 (약ntr)앱에서 작성

공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26 19:26:24
조회 822 추천 32 댓글 6
														

잘려서 다시 올림

+) 이미 읽은 거 다시 읽을 사람 없겠지만 아주 일부 문맥만 수정함
***

"그리고 너... 오늘 여기서 자고 가."

채휘의 말이었다. 그녀에게 간절한 부탁을 한 영원은 도저히 거절하려야 거절할 수가 없었다. 영원이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승지가 싫어할 텐데'였다. 그녀의 난처한 얼굴 아래 채휘는 기어코 시선을 주지 않으며 눈앞의 잔을 달그락 거리며 술을 한모금 마셨다. 시선을 주면 어쩐지 방금 전의 발언을 무마해버릴 것만 같아서였다.

"지영원 왜 대답 안 해."
"......네."

자신의 마음이 약해질 새라 채휘는 대답 없는 그녀를 보챘다. 결국 그녀의 말에 승낙의 대답을 한 영원의 눈에는 어딘가 체념의 빛이 맴돌았다. 영원과 승지의 통화를 스피커 폰으로 듣는 채휘의 눈에도 그다지 좋은 빛은 돌지 않았다. 그러니 자꾸만 제 눈치를 보며 승지와 통화하는 영원에게 채휘는 어쩐지 소리 없는 웃음을 터트렸다.

전화 너머의 영원이 사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단 것을 권승지는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재밌어서였다. 뭐가 재밌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곧 채휘는 궁금해졌다. 지영원이 몇 개의 거짓말을 권승지에게 할 지를.

영원이 전화를 끊자마자 채휘는 대충 테이블 위에 있는 빈 잔을 들었다. 애초부터 쓰지 않아서 빈 잔인지, 자신이 다 마셔서 빈 잔인지는 이제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 잔에 얼음 하나 없이 술을 가득 따르더니 그것을 영원에게 주었다.

"마셔."

잔을 받은 영원은 채휘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그것을 쭉 들이켰다. 자신의 집에서 술을 마신 사실도 권승지한테 거짓말을 할 거라 생각하니 채휘는 재밌다가도 어쩐지 비참했다. 고작 이런 걸로 즐거워 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다. 애초에 지영원은 자신이 살려준 목숨인데, 왜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건지 화가 났다.

그 화를 영원의 손에 쥐인, 이제는 빈 잔이 된 잔에 술을 또 다시 따르는 것으로 채휘는 분풀이를 하였다.

"마셔."

이번에도 영원은 군말 없이 그것을 마셨다. 그러나 처음과 달리 두 번째 마실 때는 그녀의 옅은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얼음도 없이 스트레이트로 마신 높은 도수의 양주가 영원이 버티기엔 힘들어서였다. 두 번째 잔을 마시는 목 넘김은 처음보다도 느렸다.

다시 잔을 내려 놓은 영원은 어지러움이 일었는 지 쓰러지지 않기 위해 미간에 힘을 주었다. 그런 영원의 모습이 채휘는 낯설었다. 마치 살려고 악을 쓰는 얼굴이 자신이 아는 영원과는 너무 달랐다. 채휘의 눈가가 가늘어지며 그녀가 말했다.

"너 원래 그런 표정 안 짓잖아."
"네?"

아무 전조 없는 그녀의 질문에 영원이 되물었다.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영원이 다시금 질문을 되새기려 하자 눈앞이 핑 도는 것을 느꼈다. 바닥에서 상체를 한 번 휘청거린 영원의 손목을 갑자기 채휘가 잡아채 자신이 앉아 있는 소파로 끌어 당겼다. 힘없이 일으켜진 영원은 그녀의 힘에 의해 소파에 쓰러지듯이 앉았다.

떨어트릴 뻔한 영원의 잔을 받은 채휘는 그것을 다시 영원의 손에 쥐여주었고, 영원도 그것을 다시 받아들었다. 잔을 다시 쥐어 준다는 것은 또 술을 마셔야 한다는 사실과도 같았기에 잔을 받아든 영원은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나 잔은 술만으로 가득 채워졌다.

"마셔, 한 방울도 남기지 말고."

채휘의 말은 어딘가 날카로웠다. 몸이 휘청거리는 탓에 잔을 입에다 가져대는 것조차 영원은 어려워 보였다. 찰랑거린 술의 일부가 밖으로 흘러 영원의 허벅지를 적시자, 채휘가 잔을 뺏어 들어 그녀의 턱을 잡고서 입에 따라 붓기 시작했다.

"너 원래 그렇게 삶에 미련 있는 년 아니었잖아. 권승지 죽이면... 너 따라 죽으려던 거 알고 있었어. 그래서 어떻게든 살게 만들려고, 미련 만들려고 내가 애썼는데... 6년간, 내가... 그런데 고작 그 몇 개월 만에 권승지한테. 이따위로."

벌어진 입술 틈새로 들어오는 술은 마시는 양보다 흐르는 양이 더 많았다. 영원이 힘겨운 목 넘김으로 겨우겨우 삼키려 하여도 그랬다. 흐르는 술은 영원의 흉터 진 뺨을 지나 입고 있는 셔츠를 다 적시고서야 잔이 비워져 흐르는 것이 끝이 났다.

술을 마시는 내내 영원은 방금 전 대표님이 무슨 말을 했는데 뭐라고 했는지 전혀 들리지 않았다며 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곧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로 인해 영원의 관심은 그곳으로 바뀌었다. 부딪힌 소리는 빈 잔을 채휘가 휙하고 내던져서 일어난 잔이 깨지는 소리였다. 그러나 술에 잔뜩 취한 영원에게는 그 날카로운 소리가 둔탁하게만 들렸다.

술에 취한 영원은 소리뿐 아니라 시야의 초점도 잘 맞지 않았다. 자꾸만 물체가 세 개로 나뉘었고 눈앞의 채휘도 그래 보였다. 초점이 맞지 않는 시선에 힘을 주어, 세 개로 나뉘는 채휘를 하나로 겹쳐 보자 그녀는 처음 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화가 나 있으면서, 짜증스럽고, 불쾌해하며 슬퍼 보였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준다라..."

채휘가 중얼거렸다. 그녀는 영원의 젖은 셔츠의 단추로 손을 옮겼다. 옷이 젖어서 그것을 벗겨주려 하는 것인지, 벗기려던 옷이 젖은 건지는 몰랐다. 아직까진 채휘의 행동은 없었던 일로 무를 수 있다. 그것은 본인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말고, 참아봐. 그게 네가 할 일이야."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셔츠의 단추를 톡톡하고 풀어헤친 채휘는 영원의 목을 핥았다. 그녀의 목에는 위스키의 오크 향이 났었다. 다른 건 몰라도 채휘의 말을 또렷이 들은 영원은 소파 위로 주먹을 꼭 쥐며, 그녀의 말대로 참기 시작했다.

밀쳐내야 했지만, 밀쳐 낼 수 없었다. 저항해야 했지만, 저항할 수 없었다. 승지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고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그마저도 참아보았다.

영원을 만지는 채휘의 행동은 점점 대담해지기 시작했다. 셔츠의 단추를 모두 풀어내자마자 그녀는 그것을 벗겨 냈다. 술에 젖은 셔츠가 자꾸만 몸에 달라붙는 탓에 벗기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채휘는 벗겨냈다. 곧 영원의 등 뒤로 손을 뻗어, 브래지어의 훅도 풀어 벗겨 냈다. 드러난 가슴을 주무르며 영원의 목을 핥던 채휘가 그녀의 입술을 향해 움직였다.

그러자 미세하게 영원의 고개가 움직였다. 명확한 거절의 의사였다. 그것을 알아차린 채휘는 혀를 차며 제 한손에 다 들어가는 영원의 턱을 움켜쥐었다.

"반항하지 마, 지영원."
"읏..."

곧 영원의 말캉한 입술에 채휘는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영원의 입술은 부드럽고 따뜻할 터였으나, 술 냄새 말고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채휘는 계속 영원과의 키스를 이었고, 제 혀를 그녀의 입안으로 넣어 혀를 찾아 비비기까지 했다. 이번에도 느껴지는 것은 달콤한 타액이 아닌, 술맛뿐이었다.

혀를 빼낸 채휘는 영원을 소파에 아주 눕혔다. 그녀의 위에 올라타고서 바라본 영원의 몸은 선이 예뻤지만 가냘팠고, 권승지가 만든 것으로 추측되는 붉은 흔적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영원의 몸에서 그녀의 존재를 느끼자 채휘는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두통을 느꼈다. 그러나 여전히 채휘에겐 무를 생각 따윈 없었다.

영원의 가슴 쪽으로 얼굴을 가져다 댄 채휘는 그것을 한움큼 입에 가득 물었다. 혀를 이용해 그녀의 가슴 끝을 자극하자 영원은 제 입안을 깨물어 가며 신음이 나오는 것을 참아냈다. 그러나 오싹거리는 감각에 몸이 움찔거리는 것만은 참아내지 못했다.

영원의 이런 모습이 채휘는 만족스러웠다. 이것은 어쩌면 오늘 하루 중, 아니 영원을 만나고서 처음으로 만족스럽다고 여긴 일일지도 모른다. 채휘의 손은 영원의 허리를 매만지는가 싶더니 점점 그 아래로 내려갔다. 이는 영원도 분명하게 느꼈다. 영원의 바지 훅을 푼 채휘가 말했다.

"네가 어디까지 날 참을까."

영원을 시험하는 그녀의 말투는 적대적이기까지 했다. 그녀의 바지도 술에 젖은 탓에 벗기기는 어려웠다. 그래서였는지 채휘는 그녀의 허벅지 반까지만 그것을 내렸다. 누가 봐도 딱 여기만 드러나면 됐다는 것이 보였다. 허벅지 반만 걸친 바지는 무척 불편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채휘는 그런 것 따윈 배려해 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영원도 불편하다는 이유로 완전 벗는 것을 바라진 않았다. 그녀와 이런 일을 하는 것을 더욱 바라지도 않지만.

채휘의 오른손이 영원의 속옷 안으로 들어갔다. 겉으로 봤을 때부터 보인 젖은 자국은 그 안으로 들어가니 그것의 존재가 더욱 확연히 느껴졌다. 눅눅하고 뜨거운 열기가 손을 적셨다. 그렇게 끙끙대며 신음을 참으나 몸은 정직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 채휘는 또 한 번 만족스러웠다.

손 끝의 감각만으로 숱 적은 음모들을 지나 영원의 팽팽하게 부푼 음핵을 찾아낸 채휘는 그것을 비볐다. 그러자 아까까지 그렇게 참던 신음을 결국 영원이 뱉어냈었다.

"앗..! 으읏 흐... 으흣...!"
"지영원 존나 느끼네."
"흐으... 대표님..."

울먹이면서 부르는 영원의 부름에 채휘는 다시 기분이 언짢아 졌다.

"그렇게 부르지 마."
"흐... 읏... 으응... 앗! 흐윽...!"

비비는 강도를 세게 하자 한 번 터진 영원의 신음은 거칠게 밀려왔다.

"이름으로 불러, 내 이름."
"송...읏.. 채휘... 대표님..."

영원의 눈가는 붉게 물들었다. 기분이 좋아서 우는 건지, 자신이 억지로 해서 우는 건지 채휘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 후자일 확률이 높았다.

"그년처럼... 이름으로만 불러."

그래서 더 비참하고 괴로웠다. 그러나 되돌릴 수 없고 되돌리지도 않을 거다. 그냥 내 좆대로 하자. 채휘의 생각이었다.

"채.. 휘야... 하읏, 채휘야..."

자신이 시킨 일이었지만, 막상 그녀의 목소리로 들은 제 이름은 추잡했다. 세상 끔찍한 이름이 아닐 수 없었고 지독했다.

그렇다고 채휘의 손이 멈추는 것은 아녔다. 찌걱이는 소리를 내며 채휘는 영원의 안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음탕한 물로 완전 젖은 그곳은 손을 뻗기만 해도 알아서 쑥하고 들어 갔다.

손가락이 들어오자 영원의 전신에 아찔한 감각이 돌며 몸이 뒤틀릴 것만 같았다. 주먹을 쥐는 것만으론 버티는 게 부족하다 여긴 영원은 손을 풀어 머리맡에 있는 소파의 팔걸이를 움켜쥐었다. 주먹을 쥐던 때보단 참을 만 했으나, 그녀의 자세는 오히려 더 음란해 졌다. 두 팔을 머리 위로 들어 무방비하게 드러난 상체가 그랬다.

그 모습을 본 채휘가 헛웃음을 쳤다. 권승지랑 할 때도 이러나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시에 이 와중에 자신이 권승지를 떠올렸다는 것에 패배감이 일었다. 그 분을 풀기 위한 듯 채휘는 영원의 안으로 넣은 손가락의 피스톤 질을 하기 시작했다. 손목만을 이용해 움직였음에도 끈적거리는 물이 내는 소리는 꽤 크게 울렸다.

영원의 호흡이 빨라지며 잔 호흡이 늘었다. 영원은 몸에 느껴지는 감각보다도 승지에 대한 배신과 미안함이 더 컸다. 그녀의 눈에 맺힌 눈물은 그것에 대한 눈물이었다. 머릿속으로 언니랑만 하기로 했는데 생각하며 영원은 부를 수 없는 그 이름을 어금니를 물어 참았다. 얼마나 강하게 물었으면 턱이 빠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다 아팠다.

그녀의 빠르던 호흡이 숨넘어갈 것처럼 쉬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채휘가 제 왼손을 영원의 오른손에 엮어 꽉 움켜잡았다. 채휘가 왜 잡는지 영원은 알 길이 없었다. 그저 채휘가 잡으니까 영원은 뿌리치면 안될 뿐이었다.

곧 영원의 발가락이 동그랗게 말리며 그 끝에 강한 힘이 들어갔다. 눈시울은 붉어졌고, 속옷은 다 젖어 입기도 힘든 상태였다. 채휘의 손가락도 오랜 시간 목욕탕에 들어간 사람처럼 쭈글쭈글해져 있었다. 그녀의 안에서 손가락을 빼내자 가늘고 긴 선이 따라오며 툭 끊겼다. 채휘는 자신의 손가락에 묻은 영원의 애액을 핥으며 말했다.

"오늘 일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 나도 말하지 않을 거고."

영원이 대답을 하려 했지만 목소리가 갈라져 나오지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 개의치 않은 듯 채휘는 계속 말을 이었다.

"대신 앞으로 그 년이랑 손 잡을 때마다 오늘 나한테 안겼던 거 떠올려."

마지막으로 미소 짓는 채휘의 얼굴을 소스라칠 정도로 서늘했다. 어딘가 후련해 보이는 그 얼굴은 체념한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채휘는 가질 수 없다면, 그녀의 영원한 족쇄가 되자고 생각했다.

생명의 은인 따윈 개나 줘라, 자신은 이제 영원의 지울 수 없는 또 하나의 흉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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