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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유키리사/미사코코] 마녀 미사키와 털이 복슬복슬한 선배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29 22:40:23
조회 898 추천 23 댓글 8
														

=마녀 미사키 시리즈=


[란모카 편]


마녀 미사키와 저주에 걸린 란


마녀 미사키 이야기


[카스아리 편]


마녀 미사키와 솔직하지 못한 소녀


마녀 미사키와 고양이와 솔직해지고 싶은 소녀


[유키리사 편]


마녀 미사키와 고양이를 사랑하는 선배


*


어떻게 이성적으로 설득시켜야 할까.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의뢰를 받기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지만, 마녀 생활이 횟수로 두자리가 넘어가서 나름 노련하다고 생각한 나에게 있어서도 이번 의뢰는 너무나도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온전하게 설득을 시켜보려고 했다. 그랬기에 미나토 씨를 보고 하나씩, 천천히 설명을 시작했다.


시작했건만.


"저기, 미나토 씨. 저는 마녀지 그런 의뢰를 들어주는 사람이..."


"고양이."


"...그거, 일단은 저주라서 이마이 씨한테 해로운 일이..."


"고양이."


"까딱 실수하면 이마이 씨가 평생 사람으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고양이."


삼 십분동안 그런 의미없는 대화만 계속 되풀이되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고양이라고 반복할 뿐, 마치 스티븐 호킹과 말하는 시계 같네...어딘지 모르게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그만큼 미나토 씨의 의지는 너무나도 굳건했다. 


하지만, 잠시 좌절해있다가 마음을 다잡은 내가 꼬깔모자를 벗어 의자에 걸면서 자리에 다시 앉았다. 한 사람 몫의 마녀를 하게 된다면 앞으로도 이런 일은 자주 있을 것이다. 바꿔말하자면, 이러한 상황조차도 넘지 못한다면 한 사람의 마녀를 자칭할 수 없다는 뜻이겠지.


코코로, 나한테 힘을 줘...휴대폰에 슬쩍 찍어놓은 코코로의 사진을 보면서 속삭인 내가 곧장 망토를 펼쳤다. 온건하게 설득이 안된다면 두 번째, 타협점을 찾아서 최대한 온건한 해결책을 찾아야지! 그런 생각으로 내가 망토 안에 넣어놓은 약중에서 쓸만한 것을 찾기 시작했다.


"...지금 뭐하는거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뭔가를 찾고있으니까 조금 궁금해진걸까, 나한테 조심스럽게 묻는 그녀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계속해서 주머니만 뒤적거렸다. 그러니까 이건 솔직해지는 약이고, 이건 네 사람으로 나뉘어지는 약이고, 이건 피로가 풀리는 약이고...시험용으로 만들어놓은게 열댓병 정도 있어서 재고는 있을텐데 이상타...


그러기를 사 분, 달칵 하고 손 끝에 걸리는 약병을 마침내 찾을 수 있었다. 유레카, 속으로 외친 내가 그것을 네댓병정도 꺼내서 그대로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저주는 조금 그렇고, 이 약은 어때요?"


"고양이."


그럼에도 꿋꿋히 똑같은 말만 외치는 미나토 씨를 보면서 내가 혀로 입술을 한 번 핥았다.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


"이게 그 약이라는거지?"


일이 마무리 된 후에 곧장 코코로의 집으로 향했다.


어떻게든 설득에 성공해서 미나토 씨한테 약을 준 뒤 내보내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돈도 필요 없었다. 그냥 빨리 돌아가줬으면 했기에 반쯤 억지로 내보낸 다음, 직접 오지 말고 더 필요하면 까마귀한테 주소를 써서 편지를 보내던가, 우리 집으로 편지를 보내라는 말을 덧붙였다. 


코코로가 필요해, 코코로 보고 치유받고 싶어...그런 마음으로 뒤도 안돌아보고 빗자루에 타니 오 분도 채 되지 않아 그녀의 저택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직 마녀복장이라는 것도 까먹은 내가 곧장 그녀의 품 안에 안겨들었다.


"미사키! 어머나, 근사한 마녀 복장! 어쩐 일이니?" 


갑작스럽게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천진하게 웃으면서 그녀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응, 치유된다아...한동안 그렇게 품 안에 껴안겨있다가 어느정도 기운을 받은 내가 방금 있었던 일을 쏟아내기 시작한 다음, 품에서 조심스럽게 아까와 같은 자그만한 약을 꺼내서 코코로한테 내밀었다.


"맞아. 한 병으로 세 시간 정도 고양이가 되는 약..."


그랬다, 결국 타협점을 찾아낸 내가 미나토 씨한테 준 약은 그 약이였다.


고양이로 바꾸는 것은 마법이기는 했어도 어쨋든 크게 보자면 저주에 가까운 부류였다. 사랑하는 사람한테 본심을 듣지 못한다면 평생 고양이로 헤매다가 죽을지도 모르는 무서운 저주, 이번에야 어떻게든 이해관계가 일치했던거지 원래라면 무턱대고 막 걸만한 주술은 아니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설명을 하자니, 이미 연인이 고양이가 된다는 로맨틱한 상황에 푹 빠진지 오래였기에 타협접을 찾아야 했다. 그 타협점으로 내놓은 약이 바로 이 고양이 약이였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이것도 완전히 해결책이 될 수는 없었다. 한 병에 세 시간, 두 병이나 세 병 연속 마시면 완전히 고양이가 되어서 못돌아올수도 있으니까 24시간 내지 48시간의 텀을 두고 써야하고,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어서 세 시간내로 못돌아올 수도 있고...그러한 점을 몇 번이나 꼼꼼히 설명해준 다음 그럼에도 불안해서 딱 한 병만 쥐어준 다음 성능을 시험해보라고 하고 곧장 내보냈을 정도였다.


미나토 씨가 과연 이 약으로 만족해줄까? 그건 뭐, 편지 내용에 따라 다르겠지.


그래도 어떻게든 한 건 해결했다, 내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코코로의 품 안에 있기를 잠시, 내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은 그녀가 약 뚜껑을 벗기더니 그대로 마셨다. 자그만한 병 하나 정도의 약이라서 한 번 들이켰을 뿐인데 순식간에 내용물은 텅 비어졌다.


"코코로! 지금 뭐 하는거야! 퉤 해, 퉤..."


그녀의 돌발 행동에 깜짝 놀란 내가 품에서 벗어나 그녀한테 약을 뱉게끔 유도했다...아니, 고양이 코코로도 나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니아니아니, 지금 내가 무슨 소리를 한다냐! 아직 다행히 삼키지는 않은 것 같아서 어떻게는 뱉으라고 하던 바로 그 순간이였다.


코코로가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갑작스러운 첫키스에 당황한 나머지 입 안에서 인간의 소리 같지 않은 괴성이 튀어나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코코로는 계속해서 입술을 밀어붙였다. 뿐만이랴, 입을 살며시 벌리더니 그 안에 든 액체를 조금씩 나한테 먹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일 분, 짧은 첫 키스가 끝나고 그녀가 준 액체를 다 받아마신 다음에야 방금 그 키스의 의미를 알아챈 내가 무어라 말을 하기도 전에 점점 시야가 낮아지는게 느껴졌다. 안봐도 뻔했다. 그 약을 나한테 통쨰로 먹였을테니까 고양이로 변했겠지. 그래도 나름 마녀라서 항마력이 있을 줄 알았는데 나조차도 한 번에 변신시킬줄이야! 응, 역시 나야, 굉장해!


느긋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감탄하고 있을 틈이 없었다. 고양이인 나를 본 코코로가 흐뭇하게 미소짓더니만, 어디선가 꺼낸 붉은색 목줄을 들고 나한테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해서-


저기, 코코로 씨?


말로 하면 안될까요?


*


재난이였지, 숨을 푸욱 내쉬면서 그대로 침대에 몸을 파묻었다.


세 시간동안 고양이인 상태로 코코로한테 이런짓, 저런짓을 당했었다. 목줄을 맨 채로 같이 목욕탕에 들어가고, 몇 번이나 입이 맞춰지고, 품에서 한시도 놓지 않으려고 하고...마지막에 가서는 고양이인 상태로 그녀의 품 안에 꽁꽁 묶인 채 같이 잠들어서, 결국 원래 몸으로 돌아온 다음에도 그녀를 껴안은 채 잘 수 밖에 없었다.


본의아니게 하루를 외박해버렸지만 뭐...그런 생각을 하면서 점심을 먹고 집에 돌아오니까 내 자리에 편지가 하나 놓여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까 수신인은 미나토 씨여서, 예상보다 금방 썼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편지를 그대로 뜯었다.


동봉된것은 사진 세 장, 편지 한 장.


먼저 사진부터, 사진에는 복슬복슬한 갈색 털을 가진 리사 씨가 행복하게 냥냥거리면서 미나토 씨의 품 안에 안겨있었다. 상호합의 안하고 그냥 쓴 줄 알았는데 표정을 보니 또 그건 아닌모양이!  아무래도 올바르게 쓴 것 같고 다음에 몇 병 더 챙겨줘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사진을 한 쪽에 밀어넣은 내가 편지를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약 고마웠다,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리사도 좋아했다...미나토 씨 특유의 덤덤한 말투였지만 편지에는 한껏 기쁨이 담겨있었다. 리사 씨 역시 편지 옆에 자그만하게 코멘트를 달아주었는데 유키나가 좋아해서 자기도 너무나 좋았다고, 다음에도 좀 줄 수 있겠냐는 내용이였다.


응, 그래도 만족해준 것 같았네. 타협점이였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미소를 지은 채 편지를 계속해서 읽어나가다가, 마지막 줄에서 표정이 굳었다.


[PS : 근데 오쿠사와 씨, 리사의 털이 자라는게 멈추지 않아...이거 원래 그런거야?]


그 말에 사진 무더기에서 곧장 두 번째 사진을 꺼내들었다. 마치 앙골라 토끼처럼 털이 복슬복슬하게 난 리사 씨의 사진이 있어서-


"다른거랑 섞어서 먹이지 말라니까!"


반응을 보니 이온음료랑 섞은걸까, 아니면 탄산? 몇 번이나 경고했는데! 속으로 끙끙 앓은 내가 조심스럽게 마지막 장을 넘기자마자 그대로 표정을 굳혔다. 세 번째 사진에는 인간으로 돌아온 다음에도 머리가 한도끝도없이 길어져서는, 라푼젤처럼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리사 씨가 있었던 것이다.


수습하러 가야겠네, 관자놀이에 손을 올린 내가 한숨을 내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부로 어쩐지 고양이가 싫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쓰고나니까 어째 유키리사 보다는 미사코코 성분이 많아졌지만, 이 세계관의 유키리사는 이미 결혼한지 오래이기에 더 보여드릴 내용이...


리사냥이 유키나한테 냥냥거리면서 놀자고 달라붙는거나 써볼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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