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 열심히 노력하지만 재능없어 실패하는 흙수저와

총수인권보호협의회 · 2020.12.10 20:59:40

대충해도 넘치는 재능덕에 항상성공하는 금수저 보고싶다

학교에서 항상 일찍오고 항상 늦게가는 흙수저.

그런 모습이 반복되자 왜 저렇게 힘들게 살까, 호기심이 든 금수저.

그런 미묘한, 하지만 당사자들은 모르는 관계가 시작되고 시험날이 찾아왔다.

모든 시험을 보고 죽상쓴 흙수저는 우울해하지만

언제나처럼 완벽히 시험을 본 금수저는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화기애애한다.

그러다가 흙수저에게 꽂힌 금수저.

단순히 시험을 못 봤거니 생각하며 넘어간다.

그리고 성적이 공개된 날, 금수저는 난생처음 점수에 신경쓰게 되고, 엘리트 학교 특성인 점수공개판에 발걸음을 옮겼다.

가장 위에 놓인 자신의 이름.

그리고 얼핏 들어 알게 된 흙수저의 이름을 찾는다.

상위권에도 없고 중위권에도 없다가, 하위권과 중위권에 걸친 그 점수대에 흙수저의 이름이 보였다.

꽤 낮네. 그렇게 열심히 하던데.

그리고 다시 자신의 반으로 발을 돌리려다가, 낙담해있는 흙수저를 보게 된다.

다크서클에, 휑한 눈동자.

보답 받지 못한 사람.

그 눈가에 물기가 서리는 걸 본 금수저는, 갑자기 치밀어 오르는 충동에 놀라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무슨 감정이었을까, 잠자리에 들며 다시 생각해보았다.

다정하게 다가가 그 슬픈 얼굴을 제 품에 안기고 싶었다.

낯설다.

하지만 좋았다.

그래. 멘토나 해줘야지.

그렇게 시작되는 금수저의 고난기.

떨리는 마음으로, 또 처음가져보는 감정으로, 또 처음 해보는 일찍 등교하기.

언제나처럼 그 아이가 있을 걸 예상하며 학교에 도착했다.

등이 켜져있는 교실, 사각사각 울리는 연필소리.

그리고 혼자 앉아 교실을 지키고 있던 너.

그게 창문으로 보였다.

방해해도 될까, 하지만 저 혼자하는 것보다 제가 해주는 제안이 더 좋겠지, 여기며 문을 열었다.

드르륵.

그 아이의 고개가 돌아가고 금수저와 눈이 맞았다.

앗.

낮게, 목 안에서 터진 단발음.

결국 아무 말도 못하고 금수저는 제 자리에 앉아 책을 펼쳤다.

정적 속 퍼진 사각거리는 소리와 차르륵소리.

그러던 중, 그 아이가 잘 풀리지 않는지 끙소리를 내며 복잡한 필기소리를 내다가, 의자가 드르륵 밀려났다.

"...이번 시험 1등... 했지?"

"응, 왜?"

"그럼 저기... 이것 좀 알려줄 수 있을까?"

그렇게 말하며 보이는 문제는, 금수저에게 매우 쉬운 문제였다.

금수저는 문제를 힐끗 보았다가 그 아이의 얼굴을 올려보며, 다시 문제로 시선을 돌렸다.

연필을 필통에서 꺼내려는데 그 아이가 연필을 쥐어주어 그대러 문제를 풀어나갔다.

"이거는 이 원의 방정식과, 이 방정식을 연립해서 나온 x값을 다시 이곳에 넣어서..."

금수저는 수려하게 숫자와 기호를 써가며 흙수저에게 설명해주었다.

"...그래서 답은 24/7."

"너 설명 진짜 잘하는구나..."

어딘가 감탄했다는 얼빠진 표정을 지은 네가 사랑스러웠다. 아니지, 이게 아니지.

금수저는 이때를 틈타 제안을 해보았다.

"뭣하면, 내가 멘토해줄까?"

그에 흙수저는 멘토가 뭐였더라,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생각을 떠올렸다가 멘토멘티 관계가 학교에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면 저 아이가 내 과외쌤이 되어주는건가.

그러다가 드라마에서 같은 학교 전교 1등에게 과외를 시키는 장면이 떠오르고, 이내 자신이 금수저에게 줘야할 돈을 셈해보다가

헉. 나 돈 없는데.

까지 이르렀다.

그렇다고 학우에게 돈 없다며 거절하는 건 제 꼴도 우습고, 저 아이의 선의도 우스워진다.

그래서 그냥, 과외같은 멘토멘티를 수락했다.

살짝 부끄러우니까 소리를 죽여서 감사하다는 것도.

또, "저기, 너도 나한테 뭐 바라는 거 있으면 말만 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거면 모든지 해줄테니까."

"모든지?"

"내가 할 수 있다면 모든지. 아, 이거 좀 부끄러운 말이었네."

머쩍은 듯 미소짓는 너에게, 다시 간지러운 마음이 드는건 사랑일까.

모든지를 되새기며 금수저도 미소를 마주 띠었다.

이렇게 시작해서

"와 진짜 똑똑해서 부럽다... 아씨 왜 우리 엄마는 나 똑똑하게 안 낳아준거야.:

"똑똑해질 수 있게 내가 도와주고 있잖아. 잔말 말고 풀어."

"힝..."

대충 이렇게 천천히 관계를 시작하다가

"저기, 부탁이 있어."

"뭐?"

"네가 모든지라고 했잖아."

"그렇지. 드디어 내게 바라는 게 생겼어?"

"생긴게 아니라, 원래부터 있던 마음인데."

"혹시... 나한테 반해서...?"

"어."

"진짜로...?"

"...어."

"헐."

"왜."

"나도 너한테 반해있었는데. 아씨 괜히 마음 졸였네."

"...야. 쫄렸잖아."

"나도 쫄렸거든?!"

이렇게 꽁냥거리기 시작

그리고 갈등.

"아 우리 아빠가 너랑 나 사귀는 거 알면 어떡하냐."

"글쎄, 축복해주시지 않을까."

"미쳤냐고 물건부터 던져올 걸."

"헐..."

"그냥 숨기자."

"그러게 좀 무섭다..."

"니가 미쳤구나!"

"몰라. 나 걔랑 헤어지라하면 미칠거야."

"왜 사귄다고 얘기를 안했어?!"

"뭐?"

"뭐."

"난 아빠가 평소에 엄청 보수적인 사람인 줄 알았거든?"

"난 지금도 진지해."

"아니 막 동성애면 내 다리 분지르고 그럴 줄 알았거든."

"놈팽이도 아닌데 내가 왜? 그리고 나, 돈이면 몰라도 사랑에 관해서는 그리 팍팍하지 않은 사람이야. 그래서 해외는 언제 갈거니."

"하씨 미치겠네."

"또 뭐가 마음에 안 들어?"

"아니 나한테는 굉장히 중요했고 고민하다가 겨우겨우 토해낸거거든. 그런데 이렇게 쉽게 가니까,"

"불안해? 근데 뭐, 사람 천성이란 게 어쩔 수 없으니까. 난 니가 사랑도 못해보고 죽는 줄 알았다."

응 갈등없어 ㅎ

쨌든 그렇게 꽁냥거리는 거 보고싶다

사회인되서도 금수저는 가업 물려받고 더욱 키워나가고

흙수저는 자기가 하고 싶었던 공부 틈틈히 하면서 금수저 내조해주면서 알콩달콩하게 사랑하고

섹스하다가 또 사랑하고

그런 거 보고싶다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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