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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마녀의여행] 다음날 아침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2.29 21:4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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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함을 느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처음에는 이불을 조금 더 깊게 끌어올렸지만 그럼에도 추운건 가시지 않았습니다. 이상할정도로 쌀쌀했지요, 결국 졸린 눈을 비비면서 자리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추워라...하지만 조금 이상했습니다. 분명 여름인데 왜 이렇게 추운걸까요, 창이라도 열어놓고 잔걸까요? 그런거치고는 너무 쌀쌀했습니다. 졸릴 눈을 비비면서 상체를 일으켜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려 했지만, 이상하게도 양 팔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무거운 납덩어리라도 달아놓은 듯 해서, 제가 어떻게 된건지 알아보기 위해서 양 옆을, 우선은 왼쪽을 보았습니다.


왼쪽에는, 알몸의 사야 씨가 제 팔에 찰싹 달라붙은 채 새근새근 잠들어있었습니다.


제가 지금 어디가 아픈걸까요, 시선을 돌리면서 눈을 꾸욱 감았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두통이 일었습니다. 어째서 사야 씨가? 어째서 알몸의 사야 씨가? 그러고보니 어제 일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제 기억이 애매한 틈을 타서 사야 씨가 사고를 쳤다는 걸까요? 아니면 제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습니다. 비단 이 사태때문에 아파오는 건 아닌듯, 두통이 너무나 심했기에 눈을 꾸욱 감았다가 다시 떴습니다. 생각해보니 움직이지 못하는건 왼쪽만이 아니였기에, 이번에는 오른쪽을 쳐다보았습니다.


오른쪽에는, 알몸의 암네시아 씨가 제 오른팔에 찰싹 달라붙은 채 새근새근 잠들어있었습니다.


현실을 부정하기라도 하듯 곧장 시선을 돌린 제가 천장을 쳐다보았습니다. 천장에는 예쁜 하얀색 무늬가 새겨져 있어서 조금 진정이 되는것도 같았습니다. 제 시선에 잠이 깬걸까요? 저한테 쉴 시간은 주지 않겠다는 듯, 왼쪽에서 갑작스럽게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에헤헤, 일레이나 씨이..."


"사야 씨..."


화들짝 놀란 제가 다시금 왼쪽을 쳐다보자, 아예 제 품에 달라붙은 채 사야 씨가 뺨을 비비고 있었습니다. 어쩐지 아까부터 쌀쌀하다고 생각했더니, 잘 보니 지금의 저도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러니까 쌀쌀하죠!


"어젯밤은 정말 굉장했어요...일레이나 씨,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제가 뭘 한겁니까?! 구체적인 부분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 사야 씨한테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몸을 살짝 비틀자, 그녀가 얼굴을 붉히면서 몸을 베베 꼬았습니다.


"저, 일레이나 씨를 독차지 할 수 없는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암네시아 씨랑 함께 결혼하는거라면 괜찮아요..."


"맞아...일레이나 씨...어제 굉장했어..."


사야 씨에 맞추기라도 하듯, 이번에는 암네시아 씨가 제 등에 찰싹 달라붙으면서 백허그를 해왔습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제 목을 살며시 깨물어왔습니다. 그 감각에 순간 화들짝 놀라 몸을 부르르 떤 제가 어떻게 된거냐고 묻자, 암네시아 씨가 방금 깨문 부분을 혀로 살며시 핥았습니다.


"어라? 기억못하는거야? 일레이나 씨, 어젯밤은 날 몇 번이나 깨물었으면서!"


"네?"


"엄청 굉장했다고! 자기 거라는 증거를 새겨준다면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에헤헤."


"잠시만요그런적없어요기억에없습니다"


"쑥쓰러워하는거야? 나도 독차지 할 수 없는건 조금 아쉽지만, 사야 씨와 함께 결혼하는거라면 오케이야."


그렇게 말하며 그녀가 제 귓볼을 살며시 깨물었습니다 잠시만요진짜로영문모르겠으니까잠시만참아주세요...


그렇지만 두 사람 다 제 말을 들을 기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욱 더 끈적하게 달라붙기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 분량의 체온을 느끼고 있자니 방금 전 까지 쌀쌀했던건 어디론가 날라간 다음습니다만.


어제의 저는 대체 무엇을 한겁니까?


*


아침밥을 사러 나온다는 핑계로 간신히 그 자리를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나오면서 두 사람의 모습을 슬쩍 볼 수 있었습니다. 예쁜 피부에 어울리지 않게 온 몸에 붉은색 자국이 나있는 암네시아 씨, 마찬가지로 온 몸 곳곳에 키스자국이 나있는 사야 씨를 보니 제가 확실히 무엇인가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젯밤 일이 기억에 남지는 않지만, 뭔가 실수를 해도 단단히 저질렀다 싶었지요.


그랬기에 조금 걸으면서 두통을 풀 겸, 어제 일을 천천히 떠올릴 생각이였습니다. 우선은 찻집에 들르기로 했습니다. 어제 들른 적이 있는 카페인데,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한데다가 커피도 꼭 제 취향이였거든요. 여기서 숨을 좀 돌리면 되겠지요.


"어머, 일레이나."


"여, 일레이나."


하지만 어제의 저는 사고를 쳐도 단단히 친 모양인듯 했습니다. 등 뒤에서 예쁜 목소리가 들려와서 뒤를 돌아보자, 프랑 선생님이 평소의 마녀 복장으로 서계셨습니다. 이 때의 저는,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프랑 선생님이라면, 제가 존경하는 선생님이라면 적절한 상담을 해주실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거기다가 조금 믿음직스럽지는 못하지만 실라 씨까지 있었습니다!


어쩐지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여서 제가 곧장 상담을 부탁드리기 위해 말을 꺼내려는 순간이였습니다.


"저기, 선생님! 조금 상담드릴께 있는데요!"


"일레이나...그, 어제는 굉장했어요. 순간 젊은 시절로 돌아간 줄 알았답니다."


주변의 눈치를 살피던 선생님이 얼굴을 붉힌 채 제 귓가에 대고 그런 말을 속삭이자마자 목구멍까지 나온 상담 내용은 쏙 들어갔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선생님? 하고 조심스럽게 묻자 사랑스러워서 어쩔줄 모르겠다는 듯, 선생님이 절 꼬옥 껴안아주셨습니다.


"일레이나, 오늘 밤도 선생님을 만족시켜줄꺼죠?"


"나도 잊지 말라고."


설마 실라 씨 까지손을 대지는 않았겠지 싶어서, 제가 도움을 요청하는 표정으로 실라 씨를 쳐다보자, 그 때 까지만 해도 잠잠히 있던 그녀가 얼굴을 붉힌 채 프랑 선생님과 합심해서 절 꼬옥 껴안으시더니만, 반대편 귀에 대고 속삭이셨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껴안긴 채 실라 씨의 목덜미를 확인하자, 붉게 물든 키스마크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프랑보다 굉장하더라고, 우리 사야가 반할만 하더라! 너, 의외로 소질 있는거 아니야?"


"실라, 쓸때없는 말은 하지 말아줄래요? 그런데 일레이나, 상담하고 싶은 내용이라는게 뭔가요?"


등을 토닥여주면서 말하는 실라 씨한테 프랑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지만 이미 제 머리속에 대화내용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실례했습니다! 급하게 소리치면서 카페를 빠져나온 제가 길거리를 내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 다 마녀였기에 마음만 먹으면 빗자루를 타고 절 따라잡으실 수 있으셨겠지만 제가 어딘가 이상한걸 눈치챈걸까요, 구태여 뒤를 따라오시지는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그것까지 생각할 여유는 저한테 없었습니다. 그랬기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기를 한참, 정신을 차려보니 두 사람은 시야에서 없었습니다. 그제서야 안심한 제가 달리는걸 멈추려는 찰나, 누군가와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꺄..."


서로 자그만한 비명소리를 내뱉으면서 뒤로 자빠졌습니다. 너무 조급한 바람에 앞을 보지 않은것이 화근이였습니다, 괜찮으신가요? 제가 자리에서 곧장 일어나면서 쓰러진 사람을 향해서 손을 내밀었습니다.


"아, 네. 괜찮아요."


익숙한 얼굴이였습니다. 바로 뒤에서 괜찮냐면서 달려오는듯한 그녀의 일행 역시 익숙한 얼굴이여서, 저도 모르게 마음이 놓인 제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그러면서도 조금 놀란 표정으로 이름을 불렀습니다.


"아빌리아 씨, 미나 씨까지?"


"...오랜만이네요, 일레이나 씨."


"오랜만인거에요."


그녀들은 사야 씨의 여동생인 미나 씨, 그리고 암네시아 씨의 여동생인 아빌리아 씨였습니다. 어째서 두 사람이 같이 있는걸까요? 그렇지만 지금의 저한테는 어제 일어난 일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언니를 너무나 사랑하는 그녀들은 저를 반쯤 연적으로 여기고 있었거든요. 어제 일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았지만, 만의 하나라도 두 사람한테까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었습니다. 아니, 설사 하더라도 두 사람이 허락할 리가 없었습니다.


"마침 잘 만났어요. 실은 두 사람한테 어제 일로 여쭤보고 싶은게..."


"어제 일?"


하지만 아무래도 그건 제 착각인 듯 했습니다. 제 물음에 두 사람이 동시에 대답하더니, 이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면서 미나 씨가 왼쪽 손을 꼭 붙잡았습니다.


"그렇네, 일레이나 씨는 어제 가르쳐줬어. 언니밖에 모르던 나한테 이런 신세계가 있다는 걸...응, 지금이라면 언니랑 같이 일레이나 씨의 신부가 되어도 좋아."


당신 진성 시스콤 아니였나요? 약에 취해서 언니마저 덮치던 사람 아니였나요? 대체 어제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바뀐겁니까?!


이렇게 된 이상 믿어볼만한건 아빌리아 씨 뿐이였건만, 슬프게도 아빌리아 씨도 평소와 달랐습니다. 제 남은 오른쪽 손을 꼭 붙잡더니, 뺨을 붉힌 아빌리아 씨가 자그만하게 웃었습니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인거에요, 어제 일레이나 씨, 정말로 굉장했던거에요! 저도 지금이라면 언니랑 같이 일레이나 씨와 결혼하고 싶은거에요!"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렇게까지 말하면서 저한테 끈적하게 달라붙는 두 사람의 눈빛이며 분위기는 정말로 심상치 않아서, 그 자리에서 곧장 빗자루를 타고 날아서 도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어제 일이 기억나지 않을 때 물어볼 만한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빗자루 씨였습니다.


어지간한 일이 있으면 몸에서 때어놓지 않았습니다, 실내에서는 늘 벽 한 구석에 기대놓고는 했습니다. 그런만큼 어제 일의 증언을 해줄 사람으로는 최적이었기에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간 저는 곧장 마법을 걸어서 빗자루 씨를 사람으로 바꾸었습니다.


"일레이나 님, 어제 일에 대해서 듣고싶으신건가요?"


하루종일 제 옆에서 계속 봐온 덕분일까요? 사람으로 바뀌자마자 그녀가 곧장 본론을 찔러왔습니다. 네, 맞아요.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하자 빗자루 씨가 잠시 눈을 감더니, 제 손을 붙잡고 어제 있었던 일을 하나하나 설명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일단 프랑 님과 실라 님 부터, 어제 여섯 시 쯤이였을거에요. 선생님의 초대를 받았다면서 일레이나 님, 두 분의 숙소로 향하셨어요."


네? 제가요?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이 나라에서 두 분을 본게 오늘 아침이 처음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만큼은 어제의 기억이 없는 저보다는 빗자루 씨의 기억이 더 정확했기에, 얌전히 듣기로 했습니다.


"그러다가 실라 님이 "일레이나! 넌 몇 살인데 아직도 술을 못마시냐!" 면서 와인을 한 잔 억지로 먹이셨어요. 그걸 드신 일레이나 님은 포도마을에서 처럼 폭주하셔서는 그대로 두 분을 덮치셨고, 고향에 돌아가서 중혼을 하자고 찐득하게 달라붙으셨죠."


그 말을 듣자 순식간에 머리가 아파왔습니다. 어쩐지, 아침부터 불쾌하게 이어진 두통은 숙취였던건가요...이마에 손을 짚은 채로 그녀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나갔습니다.


"그 다음에 숙소에 두 분을 두고 일레이나 님, 밖으로 곧장 나오셨어요. 취한 상태로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시기 위해서 저한테 올라타셨다가, 마침 건너편 방에 머물던 미나 님과 아빌리아 님한테 그 모습을 들켰습니다. 많이 취한 상태라는걸 안 두 분은, 일단 일레이나 님에 대한 감정은 접어두고 돌보기 위해서 숙소로 데려가셨어요."


그 다음은 듣지 않아도 어떻게 된 일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아까 두 사람의 반응으로 보건데 숙소로 가자마자 덮쳤겠지요, 그리고 역시나, 빗자루 씨가 제 생각이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아빌리아 님과 미나 님을 덮친 다음에는 기어코 취한 상태로 숙소로 돌아오셨어요. 하지만 앞에서 결국 힘이 다해서 쓰러지신걸 암네시아 님과 사야 님이 발견해서 방으로 데려가셨지요. 방으로 가자마자 어디서 힘이 솟아나신건지, 곧장 두 분을 덮치고는 중혼을 하자면서 끈적하게 꼬드겨서..."


"거기까지만 해주세요."


손을 들어올려서 빗자루 씨의 말을 막았습니다. 그러니까 요컨대, 그거였습니다. 취한 제가 두 사람 씩, 여섯 명을 그대로 덮쳤다는 말이였습니다. 거기다가 여섯명 전원한테 결혼하자고 속삭이기까지...


부끄러워서 어디 쥐구멍에라도 숨고싶었습니다. 양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얼굴을 푹 숙였습니다. 일단은 어떻게 된 건지 알았으니 여섯 명을 만나서 사과부터 하지 않으면...아니, 이미 덮치고 결혼약속까지 한 시점이였습니다. 그 말인 즉슨, 이대로 로베타로 돌아가서 여섯 명과 동시에 결혼해서 어떻게 먹여살릴지 궁리하지 않으면...


"그런데 일레이나 님."


"뭐가 더 남은건가요?"


어느새인가 제 앞에 온 빗자루 씨가 얼굴을 살짝 물들이셨습니다. 또 뭔가 남은걸까 싶어서 제가 묻자, 빗자루 씨가 제 품 안에 꼭 안기면서 속삭이셨습니다.


"저는 왜 잊으세요...전 잊지 않고 있답니다, 어젯 밤. 일레이나 님이 도구에 불과한 저를 거칠게 사랑해주시면서 도구라도 사랑해주시겠다고 한 그 말을. 아아, 사랑하는 일레이나 님..."


그렇게 말하면서 끈적하게 달라붙는 빗자루 씨의 말에 결국 체념해버린 제가 눈을 감았습니다.


아무래도 제 여행은 여기서 끝날 듯 했습니다.


*


술먹고 난봉꾼이 된 일레가 무자각 총공 레즈퀸의 본능을 발휘해서 모두 덮치고 다닌 끝에 6명 + 빗자루와 동시에 결혼하게 될 뿐인 글


그냥 그런 수라장 써보고 싶었음


삐리릭하고 빠라락한 장면은 수위상 검열했으니까 보고싶은 사람이 써오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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