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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유키리사] 보라빛 향기

로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3.10 20:52:39
조회 619 추천 19 댓글 4
														

본문 링크 : https://posty.pe/f3nsve


다 읽고 본문 링크에 있는 음악을 들어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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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쳐 월드 페스티벌 이후 시점

* 유키나가 익명의 러브레터를 받은 이야기

* 리사가 다른 애들 러브레터 대필 해주는 이야기

* 아마도 가볍고 따뜻한 로맨틱 코미디




보라빛 향기

Written by. ROSE


그대 모습은 보라빛처럼 살며시 다가왔지
예쁜 두 눈에 향기가 어려 잊을 수가 없었네


옆 나라의 제법 오래된 노랫말처럼. 미나토 유키나는 이마이 리사의 인생에 보라빛 향기를 풍기며 스며든 사람이었다.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아주 어린시절엔 유난히 시선을 끌어 당기는 소꿉친구라 생각했다. 사춘기에 접어들며 유키나를 향한 그 관심이 사랑이라는걸 알았다. 같은 여자에 친구라는 이름 때문에 선뜻 다가갈 수 없었다. 리사가 할 수 있는건 아버지와 음악 문제로 갈등하는 유키나를 말 없이 지켜보는 것 뿐이었다. 유키나가 밴드를 하기로 결심했을 때엔, 더 이상 유키나를 직접 마주하길 피하지 않고 함께 그 길을 걷기로 했다. 그 결과 좋은 멤버들과 함께 만들어낸 밴드 로젤리아는 유키나의 꿈이었던 퓨쳐 월드 페스티벌에서 그 목표를 이루었다. 하나의 목표를 이루면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겨난다. 이제 로젤리아는 더 큰 곳에서 음악을 하기 위해 선택에 기로에 섰다.


'그리고 나는?'


리사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소꿉친구로서, 밴드의 멤버로서 유키나와 나란히 걷는 것만이 목표를 이룬 것일까? 매일 밤 유키나를 떠올리는 꿈을 꾸게 되는 것, 지금 자신의 앞에서 가사집을 들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유키나의 저 입술에 입을 맞추는 것. 이런 것들은 새롭게 피어난 목표이자 욕망이었다.


'유키나를 갖고 싶어.'


다른 표현은 필요하지 않다. 단순히 사귀고 싶다, 유키나가 나를 사랑해주었으면 좋겠다는 표현으로는 모자라. 리사는 유키나를 갖고 싶었다.


"리사."

"응?!"


이 모든 깊은 한숨과 상상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유키나의 목소리 앞에 사르르 녹아 내린다. 그제서야 리사는 지금 이 공간에 자신과 유키나만 있는 것이 아닌, 소중한 로젤리아의 멤버들도 함께 있다는걸 알았다. 여기는 로젤리아의 연습실이고 이번에 유키나가 새로 쓴 곡에 가사를 붙이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멤버들 모두 자신만의 가사를 쓰고 그걸 다같이 보며 하나의 가사를 만들어 내기로 했었다. 다른 멤버들의 가사보다 리사의 가사가 반응이 좋았다.


"정말 훌륭해. 역시 우리들 중 연애적 감성은 리사가 제일이네."

"하하핫......"


리사는 겸연쩍게 웃었다. 그 동안 다소 심오한 노랫말을 노래하는 로젤리아였다. 더 큰 무대에 서기 위해선 대중에게 선호 받는 곡도 조금은 필요하다 판단하게 된 것. 그래서 내린 결론은 '사랑 노래'를 만들자는 결론이었다. 오글거리는 애정의 말들을 내뱉는 것은 유키나의 취향이라 할 수 없다. 그래서 유키나는 아름다운 멜로디를 작곡하고, 작사는 다른 멤버들이 하기로 한 것인데... 이마이 리사, 히카와 사요, 시로카네 린코, 그리고 우다가와 아코. 모두 빼어난 외모와 여러 장점을 갖춘 여고생들이지만, 놀랍게도 모태솔로다. 1n년 살면서 연애에 관심을 가져본적 없는 이들은 누구도 진짜 연애의 설레임 같은건 몰랐다.


"나는 연애소설을 즐겨 읽으니까... 뭐, 그런 데서 본 가사를 대충 끄적인 것 뿐..."

"진심으로 하는 칭찬이야. 이전에도 느꼈지만, 리사는 작사에 재능 있어."

"고, 고마워. 다들 그렇게 쳐다보니 부끄럽네."

"리사언니, 얼굴이 새빨개졌어!"

"조, 조금 더위서 그런가?! 하하....."


부끄럽다. 뜨거운 사랑을 노래하는 그 가사가, 다른 사람도 아닌 유키나를 향한 자신의 속마음을 내뱉은 가사라는걸 알까? 아마도 모를 것이다. 유키나도, 다른 멤버들도. 리사는 이렇게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만 유키나를 향한 감정을 담아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럼 이번 곡의 가사는 너의 가사로 하자. 리사, 다음주까지 몇 개 문장만 다듬어 줄 수 있어?"

"아, 응! 물론이지~ 노력할게."

"고마워. 다음 로젤리아 라이브에서 꼭 이 노래를 부르고 싶으니까."

"나도 최선을 다할게. 우리들 모두의 중요한 미래가 달린 무대니까."

"그래. 우리 로젤리아라면 잘 할 수 있을거야."


유키나는 멤버들에게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리사는 그 얼굴을 보자마자 웃었다. 처음 로젤리아를 결성할 때만해도 퓨쳐 월드 페스티벌이라는 목표만 바라본 유키나였다. 그런 유키나가 지금은 '우리' 로젤리아라고 말 한다. 그 정도로 이 밴드는 유키나의 인생에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있잖아, 유키나. 집에 가는 길에 놀이터 들리지 않을래? 날씨가 좀 춥지만."


멤버들과 연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 유키나와 리사는 옆집에 사는 사이라 리사의 아르바이트가 없는 날엔 함께 귀가한다. 오늘도 단 둘이 걸으며 이동하다 리사가 먼저 물었다. 이대로 집에 가는건 아쉽고, 유키나와 더 오래 있고 싶은데. 이미 저녁도 먹었고 할 건 다 했으니 남은 핑계는 둘의 어린시절 추억이 담긴 놀이터에 가자는 정도.


"좋아."


최근의 유키나는 놀라울 정도로 다정다감해서 더 이상 타인을 경계하는 날카로운 고양이 같은 면모를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꽤 다정하게 웃었다.


"손이 많이 차가운데....."

"응?"

"손 잡아도 될까?"

"어?! 어... 으, 응...!"


그러니까 싫어서 놀란게 아니라, 싫어서 말 더듬은게 아니라. 너무 떨려서. 이건 무슨 일이지? 리사는 추우니까 손 잡자는 유키나의 행동에 당황한다. 스킨십을 먼저 제안하는건 리사의 몫이었다. 유키나는 은근히 오글거리는걸 못 참는 성격이라 소꿉친구 사이에도 이런 식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아니다. 리사는 먼저 제 손을 잡아오는 유키나가, 그리고 그 맞잡은 손을 자신의 코트 주머니에 넣는 유키나가 낯설다.


"따뜻해."


낯설지만 정말로 따뜻해. 유키나와 맞잡은 이 손에 땀이라도 나진 않을지, 유키나가 이상하게 느끼진 않을지. 온갖 상상을 다 한다. 정작 유키나는 말이 없다. 힐끔 쳐다보니 그 아이의 오똑한 콧날은 정면을 향하고, 그 깊은 눈동자도 자신을 향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리사는 유키나의 다정한 마음이 이 맞잡은 손을 타고 전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두근두근해.'


차마 대놓고 말하진 못했다. 지금 너와 손을 맞잡고 있기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다는 이 사실을 말이다. 어린시절의 추억이 담긴 집 근처 놀이터로 가는 길. 함께 걸어가는 시간은 고작 10분 정도였지만, 리사에겐 그 10분이 1시간처럼 길게 느껴졌다. 아니, 그렇게 긴 시간이라 믿고 싶었다. 유키나와 손을 잡고 단 둘이 걷는 이 기분이 계속 지속되길 바라고 또 바라기에.


"어릴 땐 키가 작아서 그네에 앉으면 발이 땅에 안 닿았는데~"


손을 놓고 나란히 놀이터 그네에 앉았다. 아주 어릴 때엔 이 그네에 앉으면 발이 땅에 닿지 않았는데, 지금은 너무나 편안하 두 발이 땅에 닿았다. 도쿄의 겨울은 심하게 춥지 않아 눈이 쌓이진 않는다. 특별히 특정 해에 눈이 쌓인 적이 있는데, 그 때 높이 쌓인 눈 속에 이 두 발이 푹 잠겨서 유키나랑 둘이 꺄르르 웃었던 적이 있다. 리사는 새삼 그 날의 추억이 떠올라 피식 웃었다.


"저기, 리사."

"응?"

"너는 러브레터를 받아 봤어?"

"뭐?"


그리고 이것은 결코 예상한적 없는 상황이었다. 다소 심각하고 진지한 얼굴의 유키나가 리사를 빤히 쳐다본다. 러브레터? 대뜸 어째서 러브레터? 글쎄... 로젤리아의 인기가 오를수록 리사에게 팬레터를 주는 소녀팬들은 제법 된다. 그 중에 진지한 러브레터가 있었나? 팬레터의 특정 표현은 깊은 사랑의 메시지지만, 그렇다고 러브레터라 하기엔.....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아."

"아, 아니... 그게 대뜸 러브레터라고 하면. 바로 생각 나는건 없어서. 중학교 때는 몇번 받은 것 같은데, 뭔가. 고등부에 입학한 다음부터는 로젤리아의 팬레터는 많이 받았지만."

"그렇구나."

"유키나는? 너는 러브레터를 받았어?"

"응. 최근 주기적으로 러브레터를 받고 있어. 어떤 아이로부터."

"뭐, 뭐?!"


리사는 깜짝 놀라 두 눈을 크게 뜬다. 무슨 말을 하는거지? 그러니까, 유키나는 로젤리아의 보컬이고 로젤리아를 결성하기 전부터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들 사이에센 인기 있는 사람이었다. 당장 로젤리아의 멤버 아코만 해도 유키나를 팬으로서 좋아한 아이고. 그래서... 그래서...... 유키나한테 좋아한다고, 좋다고 편지를 쓰는 사람은 많을거야. 그런데, 그런데 음......


리사는 지금 이 분위기가 조금 이상하게 흘러간다는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키나의 표정은 굉장히 진지했다.


"처음에는 흔한 팬레터라고 생각했어."

"......"

"학교 신발장에 누가 두고 갔거든. 같은 사람한테 두세통 받으면서 단순 팬레터가 아닌, 날 좋아하는 같은 학교 아이라는걸 알았거든. 처음엔 별 생각 없었어. 나는 음악이 아닌 다른 것들에 관심이 없었으니. 하지만 리사도 알겠지만 우리들은 최근에 연애적 감성으로 고민이 많았잖아? 로젤리아의 음악 때문에. 그래서 그 편지를 열심히 읽었어. 이미 읽은 편지를 또 읽고, 또 읽으면서 나한테 그런 절절한 짝사랑의 감정을 표현해주는 사람이 누구일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어. 그 글이 좋았어. 그 편지의 내용이, 그 표현력들이.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고 따뜻하게 느껴졌어."

"그렇구나......"

"너는 지금 내가 어떤 기분인지 알 것 같아?"

"...아니?"

"리사. 나는 지금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나에게 쓴 러브레터 때문에, 그 사람이 좋아지기 시작했어."

"뭐?"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지금 나와 같은 교실에 있는 아이일수도, 또는 다른 교실일수도 있겠지. 아무튼 그 사람의 그 표현과 감정에 나도 동화되어 간다는 뜻이야."

"......"


리사는 대답하기 어려웠다. 오랫동안 유키나를 좋아했다. 이 감정을 자각한건 사춘기에 들어선 무렵이니 벌써 몇년이 되었다. 같은 여자라는 이유로, 소꿉친구라는 이유로 이 감정을 표현할 수 없었다. 그 기간동안 친구로서 유키나의 곁을 지키며 이 감정을 숨기려 노력해왔다. 그런데 리사가 아닌 타인은 편지 몇 통만으로 유키나의 마음을 얻었다고? 그애는 리사와 유키나와 같은 또래, 같은 학교의 여학생이다. 리사는 새삼 억울했다.


이어지는 본문 링크 : https://posty.pe/f3nsve


이번에 사요히나사요 생일 교류회에 회지 내는데 그것도 만관부 (_ _) 회지 소개는 포타에 있음. 나중에 웹 유료공개도 하게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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