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더블A 후기 - (https://m.dcinside.com/board/majorleague/204865)

마이너리그 싱글A 후기 - (https://gall.dcinside.com/m/majorleague/240403)

컵스, 화이트삭스라는 두 유구한 전통의 명문구단이 존재하는 시카고는

엠마갤러님들도 한반도에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야구 열기를 자랑합니다

그리고

독립 야구 리그 아메리칸 어소시에이션 소속의 창단 4년차 명문 구단 시카고 독스 역시

시카고 시내와 다소 떨어진 곳에서 시카고의 야구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뚜렷히 해주고 있습니다

엠마갤러라면 시카고까지 가놓고 귑스, 화싹 경기만 보는 데 만족할 수 없겠죠?

보러 갔습니다

독립리그의 메이저리그와 가장 큰 차이점은 저렴한 티켓값입니다

빅리그 경기 티켓도 수시로 프로모션을 해서 정가보다 싼 가격에 판매하지만

인기구단, 특히 귑스 같은 팀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독립리그는 야구팬이 환장하는 명당 자리, 포수 뒷자석도 단돈 25달러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마이너 경기도 비슷한 값이긴 한데 여기는 시카고라는 접근성 좋은 대도시에 위치한 팀이라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습니다

다만 싱글A 경기와 마찬가지로 티켓을 별도로 프린트하든가 PDF 파일로 저장해서 가져가야 했습니다

경기장 출입구 앞에서 A4 용지 덜렁 들고 서있는 백인 아재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시카고 독스의 홈구장인 임팩트 필드의 경기장 외관입니다

이렇다 할 특색 없는 네모난 모습이기는 했지만 개인123적으로 생각보다 훨씬 깔끔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적어도 고교&대학야구, 싱글A 경기장보다는 나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놀랐던 점은 관중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지 시간 기준으로 토요일 저녁에 경기를 보러 갔고 같은 날 화싹과 컵스도 시카고에서 경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경기 시작 직후까지 경기장 앞이 야구를 보러 찾아온 관중으로 붐볐습니다

경기장 내부도 쾌적했습니다

임팩트 필드는 좌우 312피트&294피트(95m, 90m), 중앙 펜스 390피트(120m)에 최대 수용 관중은 6300명으로

크기 자체만 놓고 보면 목동 야구장은 물론 관조 산하 마이너 더블A 홈구장인 헤이먼스 필드보다 작습니다

그럼에도 협소하다, 좁다, 불편하다 같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2층 관중석은 양 사이드의 가건물(?) 위 베란다가 전부였고요

둘 다 프리미엄 좌석으로 85달러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저 자리도 관중이 있다는 건 시카고 독스 경기 한 게임을 위해 85달러를 쓰는 팬이 존재한다는 뜻이겠죠

웬만한 메이저 구장의 굿즈샵 부럽지 않은 오리지날 굿즈를 판매하는 팀스토어도 있습니다

디자인이 상당히 깔끔해서 저도 하나 살까 했는데

얘네 팀 마스코트가 개가 아니라 핫도그 할 때 그 독이라서

마스코트 인형은 정수리에 케챱통 뚜껑 뒤집어쓴 노란 필리건과 느끼한 핫도그고

티셔츠 후드티도 이쁘긴 한데... 묘하게 맘스터치 버거킹 직원 유니폼 같았습니다

그래서 안 샀습니다

마스코트가 그냥 도그도 아니고 핫도그인 이상 야구는 못해도 핫도그는 당연히 맛있어야 합니다

다행히 핫도그는 여태 먹었던 미국 야구장 핫도그 중에서 가장 맛있었습니다

소시지만한 오이가 들어가서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는데

오이 안 싫어하시면 맛납니다

경기장 한켠에는 잼민이 칭구들이 뛰어놀 수 있는 풍선 놀이기구도 마련되어 있고요

애들이 뛰어댕기고 뭔가 사먹으려는 관중들로 가판대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고,,,

'내가 프로야구 경기를 보러 왔구나' 싶은 모든 요소가 있었습니다

개인1234적인 독립리그에 대한 이미지는 유튜브에 파주 챌린저스 같은 거 검색하면 나오는 중계 영상의 그 분위기라서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심판은 셋이서 봅니다

주심 부심 둘이서 보는 싱글A보다 낫네요

경기 내적으로는 선수들이 파이팅이 넘친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몇 주 전 찾아갔던 싱글A의 경우 시즌 중반까지 개인 성적은 말아먹었고 나이는 먹어가는데 상위리그 콜업은 안 된다는 압박감 때문인지

선수들이 경기의 승패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이 축축 처지는 플레이만 하는 것 같아서 상당히 재미가 없었습니다

경기 시작 한참 전에도 아무도 안 보이다가 한 5분 전이 돼서야 그라운드에 나타나기도 했고요

경기력 자체는 더블A와 크게 차이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위 사진처럼 경기 전 다함께 뭉쳐 승리를 바라는 모습,

1구 1구에 혼신을 다하는 모습이 관중석에서도 느껴져서 어느 팀 이겨라~ 하고 즐겁게 경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게 조금 심해서 경기 중반 가서는 공 하나 던지는 데 30초씩 끌고 그러기는 했습니다

임팩트 필드의 야경

대충 5000명 정도 관중이 온 것 같았습니다

시카고 독스 모자, 유니폼을 입고 오신 분들도 정말 많았고요

화이트삭스와 컵스라는 체급 자체가 다른 경쟁팀이 있는데도 이 정도로 상업적인 면에서 흥행했다는 게

너무 놀라웠습니다

돈과 시간이 있으시다면 한 번쯤 보러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음은 트리플A 보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