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일대사의 상황에서 Pachina는 오래 버티지 못했다. 게다가 그녀는 붉은 눈을 쓰지 않고 본래의 힘만을 사용하고 있었다.

지금 그녀는 온 몸의 기운이 다 빠진 듯, 바닥에 반듯하게 엎드렸다.

401: 이제 대화를 해도 괜찮을까요?

Pachina: ……Pachina를 조금만 쉬게 해줘.

Shōkaku: 허세부리긴!

화가 머리 끝까지 뻐친 Shōkaku는 Pachina를 강제로 일으킨 다음 무릎을 꿇렸다.

Pachina: Shōkaku, 나빠! 아프잖아!

401: 협조하지 않는다면 백 배는 더 아픈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Pachina: 으와앗!? 401도!? 싫어! Pachina는 말 잘 들을게!

401: 다른 지도자급은 어디에 있습니까?

Pachina: 쓸모 있는 녀석들은 심연에게 끌려갔어. 쓸모 없는 녀석들은 아마 돌이 되었을걸.

프레이야: ……

401: “쓸모 있다”——란 무슨 뜻입니까?

Pachina: “세상을 바꾸는 ‘쐐기’”——Pachina는 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어.

Pachina: （Shōkaku를 쏘아보며） 그런데 Shōkaku는 탈출했지만 별로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이는데?

그녀의 시선을 눈치챈 Shōkaku는 몸을 숙이고 그녀의 뺨을 세게 잡아 늘였다. Pachina는 아프다며 소리를 질렀다.

401: “세상을 바꾸는”……

로키: 악당들은 제각각 궁극적인 목표가 있지.

프레이야: 우리는 아직도 심연의 손아귀에 있어. 전에 그녀가 '종말의 종소리'라고 했었지... 분명 연관이 있을 거야.

401: “개변”, 그리고 “종말”. 그녀의 힘이라면 정말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401: （Pachina를 보며） 하지만 상세한 계획은…심연이 말해주지 않았겠지요.

Pachina: 응? Pachina는 모두 알고 있어~!

로키: 농담은 그만 해. 아쉽게도 내가 여기에 있으니, 허투로 입을 놀리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Shōkaku: ……믿어도 좋아. 이 빌어먹을 꼬맹이는 절대 거짓말을 할 인물은 아니니까.

401: Shōkaku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프레이야: 기함대리, 의아한 점이 있어. 심연 같은 존재가 모든 계획을 그렇게 쉽게 털어놨을까?——

401: 가능합니다. 그녀는 우리가 계획을 안다고 해도 어찌할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프레이야: ……얼마나 자신에 차있는 걸까.

401: 곧, 알게되겠죠.

401: 그때는 그녀도 저희를 얕잡아 본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입니다.

이번에 그녀의 편에는 심해함뿐만 아니라 인류도 있었다.

Pachina를 무력화한 이상, 이곳에 더 이상 있을 이유가 없었다. 만약 심연이 인류의 제지를 벗어나 이곳으로 온다면……

401: 이곳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Pachina, 함께 갑시다.

Pachina: 와 놀러 가도 돼?! (움츠리며) 하지만 심연은 Pachina에게 집을 보라고 했어.

Shōkaku: 언제부터 네가 그리 얌전했어?

Pachina: 왜냐하면! 그녀는 Pachina를 즐겁게 해주거든! 물론 모두들과 함께 있는 것도 즐겁지만……

Pachina: 최근에는 다들 관심 없는 것처럼 Pachina와 놀아주지도 않고……

Shōkaku: 넌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잠깐! 다들 왜 나를 보고 있는 거야?!

Shōkaku는 말하다 말고 주변의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자신에게 시선을 돌리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그제서야 이 중에서 그녀가 Pachina와 함께 지내온 시간이 가장 길다는 것을 깨달았다.

Shōkaku: (작은 소리로) 내가 이래서 꼬맹이를 싫어하는 거야... 쳇... 내가 잘못했어, Pachina. 너를 내버려두지 않았어야 했는데.

Pachina: Shōkaku……뭐 잘못 먹었어? 정상이라면 네가 그런 말을 할 리가 없는데.

Shōkaku: 이 빌어먹을 꼬맹이가! 기껏 양보해줬더니, 그런 식으로 대꾸하다니! 됐어, 빨리 따라와!

Pachina: 하지만 Pachina는 정말 이곳을 떠날 수 없어.

401: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겁니까?

Pachina: 응. 그 이유는 말하고 싶지 않아.

그 모습을 본 Shōkaku는 화를 내려다가 401의 제지에 막혔다.

401: 선택을 존중하겠습니다. 시간이 없으니, 심연이 말했던 계획에 대해서는 이 칩에 써주세요.

401는 목도리 안에서 칩 하나를 꺼내서 Pachina에게 건넸다.

401: 다음에 만나면 재밌게 놀 수 있기를 바랄게요. Pachina.

Pachina: 응! Pachina도 모두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

칩을 받은 Pachina는 미소를 지었다.

다만 그 웃음 뒤에는, 무언가 숨겨져 있는 듯 했다.